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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안녕하세요. 앞으로 참소리 지면을 통해 교육 이야기로 만나뵙게 된 교사 김현규라고 합니다.

저는 2005년부터 16년째 기간제로 근무하고 있고요. 지난 15년 동안 두 개 광역시에서 열 곳의 학교에서 근무했고 올해에는 중학교에서 근무하고 있어요. 중학교, 고등학교, 직업계 고등학교 등 중등에 있는 다양한 학교를 거쳤습니다. 고3을 제외하고는 모든 학년의 담임교사를 했고 작년에는 1급 정교사 연수도 받았지요.

야학 강학, 청소년 수련원 수련지도사, 풍물 강습자, 학습상담사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학생을 만나 여러 가지를 가르쳤습니다. 사실 가르치는 건 배우는 일이기도 하지요. 이것저것 가르쳐 본 경험이 없었다면 아마 학교로 오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다행히 다양한 장면에서 제가 가르쳤던 학생들에게서 저도 많이 배웠습니다. 돌아보면 그 배움이 저를 학교로 이끌었다고 생각해요. 교학상장(敎學相長)이라는 말 그대로 가르치고 배우며 저도 학생과 함께 성장한 것이지요.

올해는 코비드-19 사태 때문에 아직 학생들을 직접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문자, 전화, 온라인 수업 등으로 만나다가 교육부의 순차적 등교 방침에 따라 이제 곧 만나게 될 텐데요. 설레기도 하지만 걱정되고 슬프기도 합니다. 등교 개학을 하더라도 수업보다 방역에 더 집중하게 될 것 같아서 그렇기도 하고 학생들에게 자기 자리에서 자기 물품만 쓰고 친구와 어울리거나 접촉하는 것을 조심하라고 말해야 할 것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좋은 교육은 좋은 관계에서 시작된다고 하는데 관계맺기에서 상호 소통과 접촉이 기본이 되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그걸 할 수가 없네요.

하지만 그래도 학생과 만난다는 건 교사이기 전에 인간으로서 설레고 기대가 됩니다. 이번에 만나게 될 학생들과는 어떤 관계를 맺게 될까? 웃고 떠들고 지지고 볶으면서 또 어떤 걸 배우게 될까 하는 기대가 있어요. 교육은 행정이기도 하고 지식과 기술의 전수 과정이기도 하지만 본질은 만남이니까요. 진짜 사랑한다면 내 뜻대로 되지 않는 너를 계속 그렇게 하도록 허용하고 인내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지요? 개성 강한 학생들을 만나니 항상 웃을 수만은 없겠지만 그래도 학생을 환대하는 마음 잃지 말자고 다짐합니다. 교육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 일어나는 일이잖아요. 건전한 민주 시민은 남을 배려하고 존중할 줄 알아야 하니 학생을 그렇게 가르쳐야 하는 저도 학생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곧 환대의 태도를 가져야겠습니다.

목련이 피고 벚꽃과 개나리가 한창인 시절을 지나 학교 담장마다 폭발하듯 피어 있는 장미의 계절입니다. 그 속에서 때로는 가시 같고 때로는 장미 같은 학생들과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로 만나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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