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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전태일 3법, 이제는 국회가 일해야한다

성장현( icomn@icomn.net) 2020.09.26 19:44

“메칸더 메칸더 메칸더 브이 랄라랄라 랄라랄라 공격개시 메칸더 메칸더 메칸더 브이 랄라랄라 랄라랄라 메칸더 정의와 평화를 지키는 우리들의 믿음직한 메칸더”

어릴 적 텔레비젼으로 봤던 만화의 주제가다. 

가끔은 세상이 위 만화 같으면 ‘얼마나 속 편할까’라는 생각을 한다. 지금 생각하면 메칸더 브이가 악당들을 무찌르는 장면이 잔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 시절 메칸더 브이 방송이 끝날 즈음에는 응당 그 못된 악당들이 죽어야 했다. 나는 그 악당들이 죽는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카타르시스를 느꼈고, 다른 한편으로는 ‘아 이제 방송이 끝날 때가 됐구나’라는 생각에 아쉬움도 있었다. 당시 메칸더 브이는 엠비시에서 방송했는데, 우리 집 텔레비전은 케이비에스만 나왔고, 엠비시는 나오지 않아서 메칸더 브이를 보려면 친구 집에 가서 봐야만 했다. 그래서 위 만화가 더 재미있는 추억의 만화로 기억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하여튼 세상은 위 만화처럼 “절대 선”과 “절대 악”으로 나뉜 세상이 아니다. 변호사업을 하면서 피해자만을 대리할 수 없고, 가해자를 대리해서 일할 때도 있다. 최근에도 산업재해사고 사건의 가해자를 대리하였다. 사실 위 산업재해사건에 책임이 있는 사람은 여러 명이 있었는데, 검찰은 산업재해 사고의 피해자를 고용한 고용주만을 입건하였고 위 고용주가 단독으로 피해자인 노동자의 유족과 합의를 시도하였다. 불행 중 다행은 위 고용주가 산업재해보험에 가입하고 있어서 피해 노동자의 유족이 산업재해보험금을 수령 할 수 있었다. 사망한 피해 노동자가 필자와 동갑으로 세 명의 자녀를 두고 있었기에 안타까움이 크다.

위 고용주가 필자에게 상담받은 이유는 본인도 영세한 업체를 운영하고 있어서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지만 최대한 피해자인 노동자의 유족들과 원만히 합의하고 금전적으로라도 죄송스러운 마음을 전하고 싶은데, 나머지 가해자들이 강 건너 불 보듯이 합의에 소극적인 태도라고 한다.

나머지 가해자들이 산업재해로 노동자가 사망했는데도 피해 노동자 유족들과의 합의에 소극적인 이유는 자신들이 형사처벌 대상으로 입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단 형사처벌 대상으로 입건이 되면, 가해자들은 피해자와 합의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우리나라에서 매년 2,400명이 산업재해로 사망한다. 하루에 7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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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고용노동자, 공무원, 사학연금 대상 노동자는 위 통계에서 제외되어 있다. 이들까지도 포함하면 하루 7명 이상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사망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우리의 엄마, 아빠이고, 동생이고, 형이고, 오빠이고 누나, 언니, 아들, 딸이다. 남겨진 가족들이 받아야 할 고통은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다.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민주노총은 '전태일 3법'이 연내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모든 노동자가 근로기준법을 적용받고,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로 ‘전태일 3법의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5인 미만 사업장에도 근로기준법을 적용하기 위해 근로기준법 11조 개정과,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하기 위해서 노조법 2조 개정, 중대재해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묻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추진한다.

문성호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대전운동본부 공동대표는 "사람의 생명보다 우선하는 경제는 없다. 노동자들의 생명을 안전비용보다 헐값으로 매기고, 중대재해가 발생해도 하급 관리자에게만 책임을 묻는 현행법으로는 노동자들의 죽음을 멈출 수 없다. 이 참담한 고통을 끝내려면 노동자가 사망하면 최고 경영자도, 실질적 소유주도, 기업 그 자체도 분명한 책임을 지게 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21대 국회에서 반드시 입법해야 한다"라고 말하였다.

사람 목숨보다 중한 것은 없다. 2020년 4월 15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선출된 국회의원들은 당시 모두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하였다. 이제 그들이 일할 때가 왔다. 전태일 3법이 입법되기를 희망한다.


필자 : 성장현은 법무법인 광안의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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