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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2400원 해고 호남고속 2400원으로 끝내 베테랑 버스기사 해고

19일 재심 열고 '착복'이라며 해고 확정...해당 기사와 민주노총, "명백한 노동탄압, 제2의 진기승 우려"

문주현( jbchamsori@gmail.com) 2014.06.24 15:36

전주지역 시외·내버스회사 호남고속(대표이사 김병수)이 단돈 2400원의 현금 수익을 입금하지 못한 버스기사 이희진 씨를 지난 19일 최종 해고(재심 확정)한 것이 확인됐다. 

"2400원 해고, 적극 해명에도 끝내 호남고속 해고했다"

이희진 씨는 민주노총 호남고속지회 소속 조합원으로 17년차 버스기사이며 해고통보는 23일 이뤄졌다. 또한 같은 이유로 800원을 입금하지 못한 버스기사 이인술 씨에 대해서도 정직 1개월의 징계를 확정했다. 

호남고속은 지난 1월 3일, 서울에서 삼례까지 왕복노선을 운행하는 이희진 씨가 매표소가 없어 현금을 받아야하는 완주3공단 간이정류장과 우석대 정류장 등에서 받은 현금 수익 중 2400원을 회사에 입금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 3월 말 징계위를 열고 해고를 결정했다. 

사진5121호 3공단 현금승차.avi_000020333.jpg
호남고속은 CCTV 등을 증거로 제시하고 이희진 씨가 2400원을 착복했다고 주장했지만, 참소리가 확인한 결과 CCTV에서는 현금을 계산하는 장면만 나올 뿐 별 다른 착복행위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희진 씨는 당시 참소리와 인터뷰를 통해 “손님에게 받은 현금을 회사가 보관할 수 있는 곳을 만들어주지 않았고, 동전은 개인적으로 운전석 부근에 보관했다”면서 “당시 일을 마치고 지폐만 입금한 것이 화근이었다. 당시 일보(회사에 제출하는 일지)에 2400원을 부족하게 적은 것도 실수였다”고 말했다. 

2400원을 적게 입금한 것은 실수라는 뜻을 징계위에서도 해명했지만, 사측 징계위원 3명과 위원장은 이희진 씨에 대한 징계를 ‘해고’(표결 4대 3으로 해고)로 결정했다. 그의 해고 사유는 ‘착복’이었다. 

이에 이희진 씨는 즉각 징계위 재심을 청구했고, 두 달 보름이 지나고 6월 19일 노조 측 징계위원 3명이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진행된 재심에서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23일 이희진 씨에게 온 통지서에는 그의 실수가 ‘착복’이라고 밝히고 있다. 800원으로 1개월 정직 처분을 받은 이인술 씨도 마찬가지였다.

현재 이 문제에 대해 노조는 지난 달 ‘부당해고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이다. 회사가 많은 논란을 불렀던 2400원 해고 문제는 재심으로 종결 처리하면서 이희진씨는 법의 심판에 기대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법을 통해 구제받기 위해서는 1년 이상이 걸릴 전망이다. 

이희진 씨는 지난 1월 문제가 발생하고 현재까지 운전대를 잡지 못하고 있다. 당연히 월급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원들이 십시일반 걷은 50만원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IMG_4971.JPG
이희진 씨와 민주노총은 지난 4월 전주시청에 천막을 설치하고 부당해고에 대해 호소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이희진 씨는 명예만큼은 회복하고 싶다는 마음을 기자에게 간절하게 호소했다. 최근에는 부당해고로 신성여객 진기승 노동자가 숨을 거두면서 전주시내버스는 해고 문제로 진통 중이다. 

"2400원 해고는 부당해고, 사측의 만행에 제2의 진기승 염려된다"

민주노총 호남고속지회 최낙구 지회장은 “재심에서 사측의 입장만 감안해서 결정했다”면서 “예견된 해고통보이며, 지금 현재 투쟁 중이며 징계 철회할 때까지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이희진 씨는 이번 징계 확정에 대해 회사에 큰 실망감을 느낀 것으로 전해진다. 최낙구 지회장은 “희진 씨는 이번 해고가 부당해고라면서 반드시 명예만큼은 회복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 김연탁 교선국장도 “부당해고가 원인이 되어서 진기승 노동자가 돌아가셨는데, 또다시 민주노조를 탄압할 목적으로 노동자를 해고하는 것은 제2의 진기승을 만드는 행위로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면서 “호남고속은 인간으로서의 도덕성과 사업주의 윤리성으로 볼 때도 해서는 안 되는 짓을 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회사 관계자는 참소리와 전화 통화에서 “서류 정리로 바쁘다”면서 “(징계 관련 문제는) 당사자와 직접 통화하라”며 인터뷰를 거절했다. 호남고속은 전주상공회의소 회장인 김택수 씨가 이사로 등기되어 있는 업체로 김택수 씨가 회장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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