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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2400원 해고 2400원 버스기사 해고 재심 무기한 연기, 장기화 되나?

노동부 중재 나섰지만, 효과 미지수... 호남고속, 연기 이유 달랑 문자 하나로

문주현( jbchamsori@gmail.com) 2014.04.30 18:28

2400원을 이유로 17년차 버스기사를 해고한 호남고속이 지난 22일 예정된 징계위원회 재심을 무기한 연기한 것이 확인됐다. 호남고속은 해당 버스기사 이희진씨에게 징계위원회 연기 통보를 당일 오전 7시 30분에 문자로 통보했다. 재심은 오전 10시로 예정됐었다. 

이번 징계위 재심에서는 해고된 이희진씨와 더불어 800원 누락을 이유로 정직 1개월을 받은 이인술씨의 사안도 함께 다룰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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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오전 7시 30분 징계위원회 재심을 2시간 30분 남겨둔 가운데 이희진씨에게 호남고속이 재심연기 통보를 문자로 했다. 현재까지도 사측은 노조에 재심 연기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2400원 해고 징계위 재심 무기한 연기 가운데 노동부 중재도 쉽지 않아

호남고속은 재심 연기 배경에 대해 기자와 인터뷰를 거부했지만, 이희진씨에게는 “징계위원장 등 업무 사정으로 인해 연기한다”고 짤막하게 해명했다. 그리고 재심 연기 이유는 노동부 전주지청을 통해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노동부 전주지청 관계자는 “21일 저녁 호남고속을 방문해 징계위 재심 연기를 부탁했다”면서 “징계위 재심에서 해고가 확정될 경우, 노·사간 대화가 힘들어진다. 그래서 징계를 연기하고 노사가 풀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찾아보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노동부 전주지청의 중재 아래 노·사는 갈등 풀어보자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자리에서는 그동안 노·사 갈등의 원인을 찾고 해결하는 것에 방점이 찍혀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대화가 잘 된다면 해고와 관련된 것도 잘 해결될 것이 아니겠나”라며 이번 대화의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노동부 전주지청이 나선 대화는 10일째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까지 단 한 차례도 노·사·정 대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노조는 호남고속 대표이사가 이 자리에 나올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사측은 대표이사는 실무진 대화가 어느 정도 정리되고 나면 나오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부 관계자는 답답함을 토로하면서, “노·사간의 신뢰가 너무 무너졌다”면서 “서로 조금씩 양보를 했으면 한다. 노조에도 이번 대화는 노동부 근로감독관이 배석한 상황이기에 양보를 요청했다”면서 사측보다는 노조의 양보를 기대했다. 

민주노총, “그동안 약속 파기한 실무진보다 책임감 있는 대표이사 나와야”

그러나 민주노총 전북본부 관계자는 “사측에서는 노조를 신뢰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누가 과연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자는 제안까지 노동부에 했다”며 “사측이 진정성이 있다면 2400원으로 노조원을 해고하거나, 작년 노사합의 사항을 깨는 식으로 노사관계를 풀지 않을 것”이라면서 사측의 진정성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호남고속지회(노조)에 따르면 이미 작년 5월 노사는 조합원 징계 최소화, 차별 없는 근무일 수 보장 및 배차, 노조 업무협조 등 8개 조항에 합의하고 바 있다. 그러나 이 중 4가지 사항에 대해 사측은 현재까지 이행하지 않고 있다. 

호남고속지회 최낙구 지회장은 “당시 합의를 주도한 사측 실무진들이 이번 노동부 중재 실무진들이다”면서 “우리는 사측의 주장이 시간을 끌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동부 중재 난항, 해고 버스기사 생계도 위협

한편, 노동부 중재 시도마저 장기화되면서 2400원으로 해고된 이희진씨는 일을 하지 못해 생계에도 영향을 크게 미치고 있다. 3월 2일 업무정지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2개월 동안 일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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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전북지역버스지부가 지난 16일부터 해고 중단을 비롯한 요구를 하며 전주시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전주시는 3차례 계고장을 노조에 보낸 가운데, 문제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 이희진씨를 비롯한 민주노총 노조원들의 천막농성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호남고속을 비롯한 버스사업주들의 노동탄압 중단과 전주시 보조금 삭감을 요구하며 지난 16일부터 시작된 전주시청 앞 천막농성도 길어지고 있다. 이희진씨는 매일 출근을 이곳으로 하고 있다. 

전주시는 당분간 철거 계획은 없지만, 3차례 자진 철거를 요구하는 계고장을 노조에 보냈다. 언제든 철거할 수 있는 명분은 만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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