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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제주 강정마을회 강동균 회장이 21일 군산을 찾았다. 비행기 편이 없어 20일 오후 4시 제주항에서 출발하는 목포행 배편에 몸을 싣고 익산을 찍고 군산에 도착한 시간은 늦은 밤인 11시 30분. 그는 군산에서 잠시 잠을 청하고 21일 군산경찰서로 향했다.

 

21일 군산시를 찾은 강동균 회장은 지난 7년의 제주 해군기지 투쟁 과정에서 경찰의 납득할 수 없는 실력 행사에 대해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 군산을 찾은 이유도 바로 그것. 그래서 참소리는 강동균 회장으로부터 경찰의 납득할 수 없었던 집행과정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21일 군산에서 만난 강동균 강정마을회장. 그가 제주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앞에서 벌어지는 경찰의 폭력적인 집행에 대해 그림으로 설명하고 있다.

 

평생 군산과는 인연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던 강동균 회장의 군산 방문은 두 번째다. 작년 말 ‘모두가 하늘이다’면서 강정마을과 쌍차, 용산 등 이명박 정권으로부터 고통을 받고 있는 이들이 전국의 아픈 이들을 만나기 위해 시작한 ‘2012 생명평화대행진’으로 군산을 방문한 이 후, 군산을 다시 찾을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 강 회장과 군산의 인연을 만들어 준 것은 이동민 군산경찰서장이었다.

 

이동민 군산경찰서장은 군산경찰서 한 형사의 여성 살인사건으로 직위해제된 최종선 전 군산경찰서장의 후임으로 8월 취임했다. 이 서장은 2012년 2월부터 올 4월까지 서귀포경찰서장으로 근무한 바 있다.

 

“전과로 치면 26범. 지금 강정마을에서는 몸부림쳐도 폭행이 된다”

 

Q. 이동민 군산경찰서장이 서귀포경찰서장으로 근무할 당시 어떤 일들이 있었나?

 

강동균 강정마을회장 : 이 서장이 서귀포경찰서장으로 취임 후 강정마을과 관련하여 가장 먼저 한 일은 강정마을 대부분의 지역에 대한 집회금지였다. 이 기간 동안 한 때 절대보존지역으로 제주도에서 가장 자연이 살아있는 곳 중 하나였던 ‘구럼비 바위’가 발파되는 일이 벌어졌다.

 

구럼비 바위는 강정마을에서 신성시되고 있는 곳이다. 구럼비 바위의 발파는 강정주민들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그러나 강정주민들이 납득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대해 항의하자 경찰은 집회금지와 연행과 고소·고발 등으로 범법자로 만들어 버렸다. 

 

▲작년 3월 8일, 오후 1시16분 구럼비 바위 네번째 발파 이후, 덮개 사이로 먼지가 오르고 있다. [사진 출처 - 대구경북 민중언론 뉴스민]

 

Q. 경찰이 강정마을에서 주민들을 대하는 태도는 어떤가?

 

강 회장 : 폭력이다. 주민들을 대하는 것도 그렇고, 매일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앞에서 미사를 드리는 종교인에게도 그렇다. 경찰들이 완전무장을 한 채 미사를 방해한다.

 

Q. 구체적으로 어떤 식인가?

 

강 회장 : 많은 일들이 벌어진다. 우리가 폭력행사를 하는 것도 아니고 불법공사에 대해 제대로 조치해달라고 피켓을 들면 업무방해로 잡아간다. 우리가 부당한 체포연행에 몸부림을 치면 폭행이 된다.

 

▲2012년 8월 8일, 제주 해군기지 건설현장 인근에서 천주교 사제들의 미사를 봉헌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경찰과의 마찰 장면.

 

Q. 강 회장에게도 그런가?

 

강 회장 : 고소고발 등 전과로 치면 약 26범이다. 대부분이 폭행, 업무방해, 집시법 위반 등이다. 작년 3월에 구럼비 발파를 위해 화약을 공사장 안으로 반입한다는 소식을 듣고 대책회의를 한 적이 있다. 당시 ‘뉴스타파’ 팀이 그 회의를 촬영했는데, 그 영상을 증거로 고소된 적도 있다. 선동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2012년 3월 10일 방영된 뉴스타파7회 강정특집 2탄http://www.newstapa.com/22)

 

그리고 2~3명의 주민이 공사장 밖에 모여 있으면 불법집회로 간주한다. 해군기지 예정지 안에서 모여 있는 것도 아니었다. 우리가 모여 있으면 공무방해라고 잡아간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경찰의 법 집행, 시공업체 용역 같다”

 

Q. 강정마을에서 경찰의 법 집행 무엇이 문제인가?

 

강 회장 :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없는 법 집행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왜 막 체포하냐고 목이 터져라 외친다. 그런데 지휘관도 그렇고 누구도 해명이나 대답하는 사람이 없다. 아무리 외쳐도 대답해주는 경찰이 없다. 벽에 대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그것도 살아있는 벽 말이다. 결국 돌아오는 대답은 물리력 행사밖에 없다. 조폭도 상대가 너무 약하면 그냥 버린다. 그런데 경찰이 하는 행동은 조폭 저리가라이다.

 

지금 강정마을에서 경찰이 무장한 채 배치되고 하는 일은 불법적으로 공사를 진행하는 시공업체의 용역이 하는 일이다. 공사를 적법하게 해야 하는데 하나하나가 불법공사다.

 

Q. 1,000원 벌금을 받은 것, 상당한 중죄인 것 같다. 당시 상황을 말해 달라.

 

강 회장 : 2011년 8월 초였다. 전날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당시 장비(크레인)가 들어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런데 장비가 들어오는 경로에 강정천 다리가 있는데, 43톤 이상은 건널 수 없다. 들어오는 장비 무게만 약 200톤인데, 3개로 나눠 들어온다고 하더라. 그것도 새벽 3시에 몰래 들이려고 했다. 결국 그 장비가 들어왔고, 행정기관에 신고를 하고 장비 조립을 막으려고 했다. 불법으로 들여온 것이기에 당연히 조립을 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경찰이 나를 연행하려고 했고, 나는 행정기관에서 와서 직접 해명을 하고 그 해명이 맞다면 물러나겠다고 요구를 했다. 행정 담당자가 5분 후에 도착을 했는데, 경찰은 그 5분을 못 기다리고 체포를 했다. 난 해명을 듣기 전까지 체포될 수 없다고 군부대 쪽으로 갔는데, 그게 도주죄가 되어 90일간 구속되었고, 벌금이 그렇게 나왔다.

 

나중에 행정에서 불법으로 장비를 들어온 것에 대해 벌금을 부여했다. 나는 불법 반입한 장비로 과연 작업을 하는 것이 맞냐고 주장한 것인데 내가 범법자가 되어 버렸다.

 

▲지난 21일 제주 해군기지 건설 현장 부근에서 평화미사를 진행하는 한 사제가 해군기지사업단 정문에 있는 사제와 신도들에게 성체를 주려고 이동하자 경찰들이 막고 있다.

 

Q. 그런 사례가 또 있나?

 

강 회장 : 한 번은 오탁수방지막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를 하려고 하여 항의를 하다가 기소된 적이 있다. 그 건의 담당 재판관도 추진과정은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사업이 여기까지 왔기에 되돌릴 수 없다고 말했다. 조금 절차가 잘못되어도 나중에 합법화가 되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사업 초기 국방군사시설 승인은 환경영향평가를 거친 후 해야 하는 절차를 밟지 않았다. 그런데 이 문제가 논란이 되니까 대충 환경영향평가를 끝내버렸다. 사법부는 이 것 조차도 사후에 절차를 밟았으니 공사 진행에 문제가 없다고 판결을 내렸다.

 

오탁수방지막이 훼손된 상황에서 공사를 한 것도 지적했더니, 일부 훼손하는 것은 국가가 하는 사업이기에 괜찮다고 하더라. 개인이 조금 잘못하면 처벌하면서. 이에 대해 판사에게 반박을 하려고 하니 판사가 법정은 토론장이 아니라고 말하며 정리했다.

 

▲지난 21일 천주교 사제들과 신도들이 드리는 미사 장면. 이처럼 도로 밖에 사제와 신도들이 앉아있지만 경찰들은 그 주변을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다.

 
Q. 끝으로 경찰에게 하고 싶은 말은?

 

강 회장 : 우리는 정문 안으로 들어가려 하지 않는다. 그런데 경찰은 무조건 압박을 한다. 최근에는 도로 밖에서 미사를 하는 시간에 교통경찰이 마을 안까지 와서 통제를 한다. 그리고 우리가 공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하는데, 길을 막는 것은 경찰이다. 미사를 하면서 성체를 약 100M 떨어진 정문 앞에 있는 신도들에게 주려고 사제가 갓길로 걸어서 횡단보도를 통해서 가려고 하는데 경찰이 도로를 봉쇄하고 사제를 막는다. 무슨 권리로 도로 밖에서 이동하는 사람을 막나.

 

▲문정현 신부와 강동균 마을회장이 제주해군기지 2013년 건설예산 전액 삭감을 요구하며 2012년 11월 29일 국회 앞에서 삭발을 감행했다. [사진 출처 - 민중언론 참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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