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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9일, 일본 외무성이 후원하는 한국 청소년 교류 초청 사업의 일환으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핵발전소 사고가 난 후쿠시마 지역을 한국 청소년들이 방문한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한일 수교 50주년 기념으로 진행되는 ‘한일 수교 50주년 기념 청소년 문화교류’는 민간단체 후쿠칸네트가 추진하고 있으며, 전북 전주지역을 중심으로 모집 활동이 이뤄졌다.


이번에 청소년 문화 교류단으로 참여하는 청소년들은 모두 150명으로 확인됐다. 전북지역 청소년이 110명, 전남지역 30명, 서울과 수원지역 학생 10명이다. 인솔자는 21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전주지역에서는 29일 새벽 2시에 출발한다.


이들은 도쿄와 닛코, 후쿠시마에서 29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머물 예정이며, 논란이 되고 있는 후쿠시마는 나흘간 머무를 것으로 알려졌다.


이 행사를 주관하는 후쿠칸네트는 재일 민간단체로 후쿠시마를 중심으로 한·일 문화교류를 여러 차례 주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행사를 공동 주관하는 한국 측 위원회의 실체가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고 있다.


전북교육청, “전주에서 출발하는 청소년들에게 주의사항 전달하겠다”


전북지역 청소년들이 핵발전소 사고 인근 지역인 후쿠시마를 방문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북교육청은 정보 파악에 분주했다.


전북교육청 한 관계자는 “여러 곳을 통해 확인한 결과, (핵발전소 사고와 관련한) 후쿠시마 정보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부모들에게도 일본의 문화 체험 정도로 알고 동의를 얻은 것 같다”면서 “후쿠시마 여행 시 필요한 주의 사항과 방사능 안전 관련 자료를 학생들이 출발하는 지점에서 전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전북교육청이 준비한 자료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개요와 피폭 주의 사항과 문제점 등을 설명하는 내용이 수록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의당·녹색당, “청소년에게 방사능 더 위험, 행사 즉각 취소해야”


정의당과 녹색당은 28일 논평을 발표하고 한국 청소년 150명의 후쿠시마 방문 행사 취소를 요구했다.


김제남 정의당 탈핵에너지전환위원회 공동위원장은 “후쿠시마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핵발전소 사고가 발생한 지역으로 사고 발생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방사능이 계속 누출되는 등 사고 수습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외교부는 후쿠시마현에 대해 남색경보인 ‘여행유의’ 단계를 발령한 바 있으며, 후쿠시마 핵발전소 반경 30Km이내 지역과 후쿠시마현 내 일부 지역은 적생경보인 철수 권고단계가 발령된 지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교부가 150명이나 되는 청소년들이 후쿠시마를 방문한다는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 안전을 무책임하게 방기했다는 질책을 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전북도당도 같은 날 논평을 통해 “실레로 후쿠시마 지역은 18세 이하 청소년 갑상선암 발병률이 통상적인 발병률에 대비 100배 이상 높은 지역이다”면서 “주최측은 참가자와 우리 국민에게 사과하고 즉시 프로그램을 취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녹색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일정표를 보니 인류 문명사에 남을 대참사 지역에 가면서 그에 대한 내용이 전혀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며 “결국, 이 행사가 후쿠시마를 안전한 곳으로 포장하고, 방사능 위험을 축소하기 위한 활동에 한국의 청소년들이 동원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정부는 후쿠시마 인근 8개 현에서 생산한 농수산물에 대해 수입금지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해 WTO 제소를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교류도 이런 일본 정부 태도의 맥락 속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녹색당은 “후쿠시만 시민단체인 후쿠칸네트는 이 위험천만한 교류 사업을 멈춰야 한다”며 “방사능 오염은 이렇게 홍보하고 교류한다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위험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책을 세워야 하는 일이다”고 말했다.


가수 김예림, 에디킴도 행사 참여, 팬들 취소 요구


한국 청소년 교류 초청 사업 프로그램에는 한국인 가수들이 초청받아 개최되는 ‘KPOP 라이브 콘서트’가 후쿠시마현에서 예정되어 있어 해당 가수 팬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가수 윤종신이 PD로 있는 <미스틱 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 에디킴과 김예림은 오는 8월 2일 후쿠시마현에 있는 후쿠시마 문화센터에서 열리는 콘서트에 참여한다. 해당 문화센터는 후쿠시마 핵발전소와 직선거리 80Km에 위치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한류 카페와 해당 연예인 팬카페에 “소속사는 소속 연예인들의 건강과 인권을 보장하기를 촉구한다”며 “여전히 방사능 최대 위험지역인 후쿠시마현에 연예인을 가게 해서는 안 된다”는 글을 남겼다. 이 팬은 “후쿠시마현이 안전하고 먹거리도 먹을 수 있고 관광의 도시라는 일본 정부의 홍보도구로 쓰여지면 안 된다”며 해당 연예인들의 방문 취소를 촉구했다.


미스틱 엔터테인먼트는 해당 연예인 팬카페에 “소속사는 안전 문제와 관련하여 한국원자력연구원으로부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전달받았다”면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한일 문화 교류 프로그램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후쿠칸네트에 따르면 일본 측 청소년 100여 명이 오는 9월 18일부터 24일까지 서울과 전주를 방문할 예정이다. 전주에서는 학교 탐방과 한옥마을 견학, 전통예절 배우기, 한식 체험 등이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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