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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서해바다를 기업들의 폐수처리장으로 여긴 것"

2016년부터 해양 투기 금지...28년간 서해 앞바다에 4000만톤 버려

문주현( jbchamsori@gmail.com) 2016.03.09 20:06

2016년 1월부터 육상폐기물의 해양투기가 전면 금지되었다. 이로서 한국은 산업폐기물을 바다에 버리는 세계 유일의 국가라는 딱지를 떼게 됐다. 하지만 바다에 투기된 폐기물이 바다 바닥에 20Cm이상 두껍게 쌓여 있고 중금속 오염이 상당 복원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국은 이제 오염 수역의 바다 생태계 복원이라는 중요한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8일 오전 전북환경운동연합과 전북녹색당, 군산생태환경시민연대회의,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는 군산 외항 여객터미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해양 투기 오염 해역의 생태계 복원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군산 앞바다 해양투기해역(서해병)의 현황과 오염실태 조사보고서 결과도 발표했다.


사진KakaoTalk_20160308_130531042.jpg


이들이 밝힌 군산 앞바다 서해병 지역의 오염실태는 심각했다. 해양 투기량이 공식 기록된 1988년부터 최근까지 28년간 서해병 지역에 버려진 투기량은 4105만톤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국은 그동안 동해에 2곳과 서해 1곳에 해양투기를 해왔다. 서해병은 전체 해양투기량의 31%가 버려졌다.


서해병은 군산에서 약 200Km 떨어진 지역으로 투기 면적은 군산시의 8.4배에 이른다.


단체들은 서해의 투기량이 동해에 비해 적었지만, 오염실태는 동해만큼 심각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재병 전북환경운동연합 생태디자인센터소장은 “28년간 버려진 폐기물의 종류를 살펴보면 산업폐수가 전체의 절반을 넘는 55%(2,272만톤)로 가장 많았고, 하수오니가 21%(871만톤)로 뒤를 이었다”면서 “투기량 흐름만 봐도 1995년까지 산업폐수만 버려졌고,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산업폐수가 가장 많이 버려졌다. 이 말은 서해바다가 기업들의 폐수처리장으로 여겨졌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 결과 오염 실태는 심각했다. 서해병 투기해역의 퇴적토를 분석한 결과 중금속 오염실태가 동해 2곳에 비해 심각했다. 구리와 아연, 납, 크롬, 카드뮴, 수은 등 6개 주요 중금속의 오염도는 동해에 비해 1.5~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또한, 비용절감 등 자본의 이익 때문에 오염이 더 심각한 사례도 있었다. 단체들은 “오염이 심한 곳은 휴식년구획이라하여 일정기간 투기를 하지 않았는데 5개 중금속 오염도가 휴식년구획에서 투기구획보다 2.5배 높았다. 이는 휴식년구획 제도가 도입되기 전까지 투기선박들이 이동거리를 줄이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육지에서 가장 가까운 지점에 집중 배출한 결과”라고 말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이런 해양투기의 본질은 경제 논리를 앞세우고 바다를 쓰레기장으로 여겨온 정부당국과 기업의 탓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육상폐기물을 바다에 버린 배경은 비용 때문이다. 정부는 바다 환경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회적 인식이 미약한 상태에서 경제논리에 무릎을 꿇고 해양투기를 선택한 탓”이라면서 “바다를 오염시킨 결과 국민건강과 해양생태계를 망친 사회적 비용은 개별기업의 이윤을 초과한다. 다시는 근시안적인 경제논리로 바다를 대규모 쓰레기장으로 만들거나 오염시키는 행위를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해양수산부가 오염해역의 복원 계획으로 준설토 도포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의견도 내놨다. 이들은 “연안에서 진행되는 준설토 투기행위를 부추길 우려가 있고 추가오염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해양 투기로 바다를 쓰레기장으로 만든 산업계에 오염자 부담원칙을 적용해 생태계 회복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시킬 것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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