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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북 정읍 청소년들이 세월호를 기억하는 방법

23일, '정읍 청소년 세월호 추모의 날' 문화제 열려

문주현( jbchamsori@gmail.com) 2015.05.23 22:54

“세월호를 잊을 수 없습니다. 타인의 슬픔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이 같은 사고는 또 일어날 수 있습니다”


전북 정읍시 정주고에 다는 정읍 학생회장단 의장 윤성은 학생이 담담하게 말을 했다. 세월호 참사가 400일이 흘렀다. 기억을 지우려는 권력 앞에 유가족들의 처절한 몸부림은 결국 인양 결정까지 만들어냈다. 그러나 아직 믿을 수 없는 정부다. 세월호를 잊는다면 그 순간 어떻게 돌변할지 알 수 없다.


세월호 참사 400일. 전국 곳곳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세월호를 기억하고자 하는 행동들이 이어졌다. 전북 전주에는 풍남문 농성장이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5월 말부터는 세월호 촛불 문화제를 매주 금요일 사회단체들이 합심하여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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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정읍에서는 윤성은 학생을 비롯한 청소년들이 400일을 맞아 23일을 ‘세월호 추모의 날’로 정하고 추모 문화제를 열었다.


“일부 사람들이 정치와 연관 지어 배후를 묻기도 했요. 그런데 이번 행사는 저희들이 세월호 유족과 희생자를 위로하기 위해 모든 것을 준비했어요”


정읍시 6개 고교 학생회로 구성된 고교회장단 JSD는 1달 전부터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 이들은 정읍여고 강당에 행사장으로 정했다. 강당 안에 분향소를 마련하고 추모 리본을 나눠주고 촛불도 참가자들에게 나눠줬다. 약 100여 명의 학생과 시민들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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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는 정읍지역 연합 고교 밴드 ETUDE의 ‘천 개의 바람이 되어’ 추모 공연으로 시작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 추모 애니메이션이 상영되고, 촛불 점화식과 묵념이 이어졌다. 묵념이 끝나고 주최 측은 참가자들에게 노란 풍선을 나눠줬다.


그리고 노란 풍선을 든 참가자들은 정읍여고 운동장에 모여 함께 하늘로 날리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노란 풍선이 일제히 하늘에 오를 때, 노래 ‘천 개의 바람이 되어’가 정읍여고 교정에 울려 퍼졌고, 세월호를 잊지 않겠다는 멘트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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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를 준비한 윤성은 의장은 “정치 비판보다는 추모를 강조했습니다. 세월호를 잊지 않는 것이 무척 중요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서영여고 안호연 학생은 “수학여행을 2주 남겨두고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어요. 모두가 구조됐다는 소식에 안심을 했는데, 사고 당일 밤부터 다른 이야기가 나오면서 언론을 믿을 수 없었어요. 그리고 친구들이 얼마나 무서웠을까 생각하면 너무 슬퍼집니다”고 말했다.


호연 학생은 “우리가 끝까지 기억할테니 세월호 유가족들과 단원고 친구들이 용기를 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안전한 사회가 하루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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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자녀를 둔 최민옥(43,초산동) 씨는 시내 곳곳에 부착된 문화제 홍보 포스터를 보고 찾아왔다며, “아이들 생각을 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파요. 세월효 유가족들이 이와 같은 행사를 보고 조금이라도 위로가 됐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백암초 강윤희 교사는 “청소년들이 또래의 아픔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마음이 고맙습니다”며 “이 마음들이 모여서 안전한 사회를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며 이날 추모 문화제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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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전북 정읍시는 시청에서 최근 거리 곳곳에 설치된 추모 현수막을 철거하려고 하다 시민들의 뭇매는 맞은 곳이다. 시청의 이런 움직임과는 달리 시민들의 자발적인 추모와 기억 행동은 작년부터 계속되어 왔다. 지난 4월 16일에는 정읍 고교생 수 백여명과 시민까지 약 1,000여 명이 희생자들의 영정과 촛불을 들고 도심 행진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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