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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후쿠시마 문화 교류, “탈핵과 재생가능 에너지 전환의 시발점이 되기를”

[후쿠시마 방문 논란 ⓷] 김재병 전북환경운동연합 생태디자인센터 소장

문주현( jbchamsori@gmail.com) 2015.08.31 17:46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핵발전소 폭발사고가 있었던 후쿠시마를 비롯한 일본지역을 방문한 한국의 청소년과 대학생들이 지난 8월 11일 돌아왔다.


<관련 기사 - [현장 취재] 한국 청소년 후쿠시마 가던 날, 한국 청소년 후쿠시마 방문이 '풍문 피해 해소 프로젝트'?>


10박 11일의 일정으로 진행한 이 행사는 재일 민간단체 후쿠칸네트가 일본 외무성의 후원을 받아 진행한 ‘한국 청소년 교류 초청 프로그램’이다. 9월에는 후쿠시마를 비롯한 일본지역 청소년들이 서울과 전주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후쿠칸네트 이사장 정현실씨는 지난 8월 19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행사가 “양국이 갈등을 풀고 진정한 이웃이 되는 가장 빠른 길은 문화 교류의 확대”라며 이와 같은 행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5/08/18/0200000000AKR20150818158000371.HTML?input=1179m>


그리고 방사능 안전성 논란에 대해서는 “지진과 원전사고의 대재앙을 겪으면서 안전의식이 높아지고 건강을 무엇보다 중시하게 됐다. 모든 음식재료에 대해 이중 삼중으로 검사하고, 집집이 방사능 측정기를 갖추고 있다 보니 역설적으로 가장 안전한 먹을거리가 공급되는 곳이 후쿠시마다”라고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참소리는 전북환경운동연합 김재병 생태디자인 소장을 만나 이번 행사에 대한 아쉬운 점 등을 묻는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KakaoTalk_20150831_174011962.jpg


Q. 이번 행사에 대해 한 마디 부탁한다.


“우리도 사고나 재해가 발생한 지역이 생기면 좋지 않은 이미지가 생길까 우려를 하게 되고, 해당 지역의 사람들은 그 사고로 인해 피해의식이 생기게 된다. 그래서 실제는 그 이미지와 다르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한다. 일본 외무성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이 행사는 그와 같은 취지와 다르지 않을까 싶다.”


“냉정하게 본다면 100명 이상의 청소년들이 가는데 어떤 식으로든 교육기관에 보고를 해야 했는데, 주최 측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참 이상하게 느껴졌다. 인터넷 검색으로도 행사 내용을 찾기 쉽지 않았고, 입소문과 같이 어떻게 보면 은밀하게 홍보를 했다. 아마 공개적으로 홍보를 하고 모았다면, 여러 의견이 나왔을 것이다.”


Q. 이 행사를 주관한 단체는 청소년들이 방문한 지역은 안전하다고 말한다. 그 말을 믿을 수 있나?


“후쿠시마에서 재작년에 온 사람들은 누가 조사하고 어떻게 조사하느냐에 따라 오염도가 다르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항상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100% 안전하다, 위험하다고 말할 수 없다. 다만 이 단체 시민들은 오염도가 낮은 지역도 바닥에서는 높게 나오는데, 1미터 위에서 측적하면 높게 나온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다시 말해,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오염이 있지만 공식적으로는 깨끗한 지역이라고 발표를 한다는 이야기다.”


<기자의 말> 요시노 대표는 지난 2013년 11월 전북 전주시를 방문하여 일본 정부의 측정 방식과 시민들이 측정한 방식의 방사능 수치 결과의 차이를 언급했다. 가로와 세로 500m의 광범위한 지역을 정사각형으로 구분하여 안전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시민들이 5m를 기준으로 측정한 결과 많은 지역이 일본 정부가 정한 목표기준치를 초과하고 있었다.


요시노 대표는 “흙길과 포장길, 포장의 재료와 높이에 따라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며 “일본 정부는 측정기에 납 등을 넣어서 방사능 수치가 낮게 잡히도록 하기도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재병 소장도 이번 논란에서 ‘현재 진행형’이라는 키워드가 간과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는 후쿠시마 사고가 4년 전에 일어난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재도 사고는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진행되고 있다. 핵발전소는 기본적으로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방사능 물질들을 다룬다. 이것이 사고로 유출된 것이다. 현재도 많은 물을 부어서 방사능 고온을 식히고 있고, 그로 인해 발생한 오염수를 바다로 배출한다. 체르노빌도 거대한 관으로 덮었는데, 후쿠시마는 그것도 못하고 있다. 대기와 물로 오염물질은 나오고 있다.”


“오염물질은 계속 내체를 바꿔가며 이동한다. 공기에서 떨어져 토양을 오염시키고, 작물에 들어가고 먹이 순환을 거쳐 다른 동·식물로 옮긴다. 결국 사람에게도 오염물질은 이동하게 된다.”


Q. 그렇다면 후쿠시마와의 교류는 내용과 성격이 달라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생각하나?


“후쿠시마는 안전하다는 말로 끝날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이 재생가능 에너지의 메카로 거듭나고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사하니 안전하다, 걱정하지 말라 왜 오버하냐라는 말보다는 핵발전소 사고와 관련하여 성철과 전환을 후쿠시마가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말이다.”


“청소년들이 후쿠시마 지역 복숭아 따기 체험 등을 하고 후쿠시마가 안전해진 것을 알리는 것인데,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인간의 통제 범위를 넘어서고 있다. 한국도 여기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국은 제 2의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폭 피해국이다. 한국과 일본은 원폭 피해를 같이 겪었고, 핵발전소도 세계 3~4위 수준이다. 그렇다면 시민들의 교류는 핵발전소를 벗어나는 그런 것이어야 하지 않겠나. 전 세계로 교류를 확장하지 않더라도, 동아시아 지역에서 핵발전소에서 벗어나려는 새로운 출발점을 모색해야 하지 않겠나 싶다.”


<기자의 말>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 이후, 유럽은 탈핵에 대한 움직임이 적극적이다. 독일과 덴마크는 국가 차원에서 핵발전소를 거부하고 정책을 수정 중이다. 그러나 후쿠시마와 인접한 아시아에서 이런 흐름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일본과 한국은 동일하게 핵발전소 증가를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Q. 9월에는 후쿠시마 청소년들이 한국에 온다. 청소년들의 교류가 어떤 모습이었으면 하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한국이 재생가능 에너지로 전환을 하고 있어서 그런 것들을 보여줬으면 좋겠지만, 한국의 재생가능 에너지 비율은 무척 낮다. 그래도 방사능 문제와 관련해서 같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을 찾는다면, 후쿠시마 청소년들이 부안의 에너지자립마을의 사례를 보여주는 것은 좋을 것 같다. 지난 2003년 핵폐기장 반대 운동을 통해 높아진 대체에너지의 대한 관심으로 시작된 등용마을은 규모는 작지만, 위험한 핵에너지에서 벗어나는 것을 고민하고 꿈꿔보는 시간으로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에너지 분야와 관련된 것은 아니지만, 한옥마을의 경험을 통해서 대규모 개발과 같은 방식의 발전 방향이 아닌 고유의 지역적 특성을 통한 발전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좋을 것 같다. 후쿠시마도 인근의 도쿄에 비해 작은 도시로 공단과 공장이 들어오는 것이 개발이라고 생각할텐데, 전주가 전통이라는 지역의 고유성을 활용하여 발전 방향을 잡는 것이 미래의 주역들에게 뭔가 시사하는 것이 있을 것 같다. 각 지역의 고유한 특성이 있어야 다양성이 생기고, 경제적 측면에서 관광 상품이 되는 것을 서로 배우고 공유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예전에는 낙후로 느껴진 곳이지만 고유한 특성을 활용했더니 잘 된 사례들을 나눈다면 후쿠시마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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