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뉴스

문화 "재즈계의 '제임스 딘' 쳇 베이커의 삶, 강한 울림 있어"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본 투 비 블루> 기자회견

문주현( jbchamsori@gmail.com) 2016.04.28 19:05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가 28일 개막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부산시의 외압 논란을 겪으며 영화인들의 보이콧 선언에 이르는 등 파행을 겪고 있는 것에 반해,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국정원과 해직 기자들을 다룬 <자백>, <7년-그들이 없는 언론>을 선정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다채롭고 도전적으로 상영작을 구성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개막작은 재즈 음악계의 ‘제임스 딘’으로 알려진 뮤지션 쳇 베이커의 삶을 다룬 <본 투 비 블루>가 선정됐다. 오래 전부터 쳇 베이커의 음악을 동경하고 그의 전기 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에단 호크가 40대의 쳇 베이커를 완벽하게 연기했다. 또한, <오버 더 레인보우>나 <마이 퍼니 발렌타인> 등 대중적인 재즈 음악들이 극 전체를 관통한다.


사진OF_Born to be Blue_still(1).jpg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본 투 비 블루>


음악감독 데이빗 브레드는 “눈을 감고 음악만 따라가도 스토리를 따라갈 수 있도록 고민했다”며 음악 선곡에 신경을 많이 썼다는 점을 강조했다.


<본 투 비 블루>를 연출한 로버트 뷔드로 감독은 “재즈는 전 세계인이 공감하는 음악이며, 쳇 베이커를 다룬 이 영화는 사랑과 인정, 중독에 관하여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본 투 비 블루>는 쳇 베이커의 전 생애를 다루지 않는다. 혜성처럼 등장하여 인기를 얻은 쳇 베이커가 마약으로 인하여 모든 것을 잃어버린 시점인 6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시작한다. 영화는 모든 것을 잃어버린 쳇 베이커가 재기를 위한 벌이는 노력과 그 과정에서 만난 한 여인과의 사랑, 재즈에 대한 열정 등을 흐느적거리는 재즈 리듬처럼 담아냈다.


쳇 베이커가 비로소 자신만의 음악적 색깔을 되찾았던 60년대는 재즈의 인기가 하락하고, 미국은 베트남 전쟁 등으로 빠르게 변화하던 시기였다. 그 시기 재기를 해야 했다는 점에서 쳇 베이커의 컴백 스토리는 극적이라는 것이 감독의 설명이다. 


사진제17회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기자회견_04.JPG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자 <본 투 비 블루> 기자회견 - 사진 제공 : 전주국제영화제


다음은 28일 오후 전북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열린 개막작 기자회견에서 감독과 음악감독이 기자들과 나눈 1문 1답이다.


Q. 한국에 온 소감과 영화에 대해 한 마디 해 달라.


A. 로버트 뷔드로 : 토론토에 거주하고 있는데, 한국은 처음 방문한다. 지금까지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관객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말 궁금하다. 재즈는 전 세계가 공감하는 음악이다. 쳇 베이커의 삶을 다룬 이 영화는 사랑과 인종, 중독에 관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영화라고 생각한다.


Q. 개막작 상영에서 데이빗 브레드씨의 연주 공연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곡을 연주할 생각인가?


A. 데이빗 브레드 : 우선 일정이 잘 맞아서 이렇게 영화 소개에 도움이 될 수 있어 기쁘다. 영화 속에 나온 음막을 직접 공연으로 들려줄 수 있어 또한 기쁘다. 이번 개막식 공연에서는 재즈 뮤지션 중에 유일하게 쳇 베이커만이 녹음한 <렛츠 겟 로스트>와 그를 몰라도 들으면 모두가 아는 <오버 더 레인보우>를 연주할 예정이다. 연주 할 때는 당시 실제 녹음할 때 분위기와 비슷하게 할 예정이다.


Q. 여러 음악들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음악을 선정할 때 어떤 고민과 협의 과정이 있었나?


A. 감독 : 데이빗과는 10년 전 단편 영화를 작업할 때 함께한 경험이 있다. 이 영화를 준비하면서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며 고민을 했다. 우선 서사에 맞는 곡을 찾고 싶었고, 재즈를 잘 모르는 관객들이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는 곡을 선정했다.


A. 음악감독 : 재즈는 틈새 음악으로 간주되어 넓게 알려져 있지는 않은 편이다. 이 영화는 중독과 인종 등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기에 음악 또한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음악은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것이어야 했고, 음악만 들어도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짐작이 가능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 대신 쳇 베이커의 원곡을 사용한 경우는 없다.


Q. 에단 호크를 캐스팅한 이유가 궁금하다.


A. 감독 : 영화 속 쳇 베이커와 비슷한 40대이며 음악 감수성도 비슷하다. 에단 호크는 15년 전 리차드 링클레이터(비포 선 라이즈 감독)와 쳇 베이커 전기 영화를 만들려고 한 적이 있다. 그 경험이 이번 영화 작업에 도움을 줬다.


Q. 60년대 쳇 베이커의 일생을 다루고자 한 이유는 무엇인가?


A. 감독 : 쳇 베이커의 컴백 스토리와 러브 스토리를 60년대 쳇 베이커의 삶 중 초점을 맞추고자 했다. 그리고 음악 뿐 아니라 보다 포괄적이고 보편적인 주제를 다룰 거라고 생각했다. 대게 뮤지션 전기 영화는 그의 자서전처럼 보이는데 그런 형태의 영화에 질린 감이 있었다. 그래서 다른 형식을 시도하고 싶었다. 60년대는 인종 문제가 심했고, 재즈 음악은 죽어가던 시절이었다. 그때 쳇 베이커는 재즈로 다시 살아나야 하는 상황이었다.


Q. 에단 호크가 실제로 연주를 한 것은 아니겠지만, 직접 노래는 부른 것으로 안다.


A. 음악감독 : 에단 호크는 트럼펫을 1년 동안 연습했다. 그리고 정말 칭찬하고 싶은 것이 연주를 정말 잘 하고 싶어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실제 연주까지는 힘들었는데, 호텔에서도 그렇고 비행기 이동 중에도 연습을 했다. 손가락을 어떻게 놔야 하는지 연습을 많이 했다. 그리고 스튜디오에서 녹음을 할 때 많이 보게 해줬고, 특히 입 모양과 입의 어느 부분을 사용하는지 관찰할 수 있게 했다. 그래서 누가 봐도 실제 하는 것처럼 느낄 수 있게까지 됐다. 노래의 경우, 실제 에단 호크의 음색과 다르다. 쳇 베이커는 고음과 감미로운 목소리와 소년 같은 소리를 냈다. 에단 호크는 그런 소리를 내기 위해 많이 연습했다.


Q. 감독이 직접 대본을 쓴 것으로 알고 있다. 극적으로 살았던 사람들이 많은데, 왜 쳇 베이커였나?


A. 감독 : 마일스 데이비스는 20세기 천재 뮤지션이지만 쳇 베이커는 그와 달리 컴백을 해야 했다. 그 점이 독특하다고 생각했다. 모든 것을 다 잃었고 되찾는 이야기가 강한 울림을 줬다. 제임스 딘과 비슷하다. 백인인데 쳇 베이커가 존경하는 사람들은 다 흑인 뮤지션이었다. 인종 문제에 있어서도 독특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이태리 감옥에 실제 수감했을 때, 한 감독이 전기 영화 제의를 쳇 베이커에게 했다. 실제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우리는 실제로 만들어졌다고 가정하고 진행을 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