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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공자의 논어를 엮은 책을 한 권 받았다. 이 책은 장수에 사는 이남곡 선생이 엮은 “논어를 연찬하다”라는 제목의 책이다.

장수 산골 마을에 사는 이남곡 선생과 연찬에 함께 참여하는 동네 사람들을 몇 번 뵌 적이 있기에 책이 반가웠다.

이 책은 2년 동안 산골 마을 사람들과 논어를 읽으며 나눈 이야기를 엮어서 만든 책으로 논어의 구절과 이남곡 선생의 해설 그리고 사람들과 나눈 이야기들이 쓰여 있다. 책을 받아들고 연찬을 하는 기분으로 한 구절씩 아침저녁으로 읽기로 마음먹었다.

오늘 아침은 잠깐 시간이 남아 함께 지내는 친구와 차를 나누며 한 소절 읽고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오늘의 주제는 논어 2편 위정에 나오는 “子曰 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자왈 온고이지신 가이위사의)”,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옛것을 익히고 새로운 것을 알아나가면 능히 남의 스승이 될 수 있느니라”이다.

온고지신!
古(고)는 오래된 것, 과거를 뜻하며 新(신)은 새로운 것, 미래를 뜻한다고 할 때 이 구절은 과거나 미래를 대하는 사람의 자세를 이야기 하는 듯 읽혔다. 사람들이 과거에 집착하거나 새로운 것에 집착할 때 그것은 현재에 대한 불만족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미 공자가 논어 첫 편에서 말했듯이 공자에게 배우는 건 남이 알아주던 알아주지 않던 그 자체로 기쁜 일이다.

그러므로 과거와 미래에 대한 공자의 자세는 불만족이 아니라 새로운 기쁨의 연속이라 하겠다. 온고지신을 이어주는 건 현재, 지금이다. 순간이고 찰나인 현재는 과거와 미래를 엮어주는 매듭이다. 현재는 과거의 종합이고 미래로 가는 창이다.

따라서 옛것을 익히고 새로운 것을 알아간다는 것!, 온고지신은 우리가 지식이나 어떤 것을 대할 때 가지는 태도의 중요함을 말하는 듯하다.

헤겔은 변증법을 모순이라는 부정의 변증법으로 이야기 했으며 이를 역사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았다. 헤겔 이후 역사 철학도 마찬가지로 부정의 변증법 테두리 안에 있다. 그러나 공자의 변증법은 기쁨의 확장인 긍정의 변증법이 아닌가?

배우는 기쁨과 이를 실천하는 행복함으로 옛것과 새로운 것을 대할 때 현재로 종합되는 과거도 즐거움이요 이렇게 조직될 다가올 미래도 즐거움이 될 지니 어찌 능히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스승이 될 수 없겠는가?

물질문명 사회에서 더욱 자본주의적인 욕망은 커져가고 불만족은 다른 불만족을 재생산해내는 기형적인 세상에서 수 없이 낭비되는 옛 것들과 호기심에 가득 차 새로운 것을 갈망하지만 순간에 옛 것이 되어버리는 현재에, 2500여년 전 온고지신 공자의 가르침은 능히 스승이 될 만하다.


[덧붙임]이남곡 선생님의 친필 서명이 새겨진 책을 보고 싶다고 하니 기꺼이 내어준 신리의 호근님과 향미님에게 감사드린다.

“논어를 연찬하다”는 서점에서 판매되는 책이 아니다. 이남곡 선생이 익산희망연대에 강의를 나가면서 희망연대에서 편집한 자료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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