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뉴스

문화 [책] 강우근의 들꽃이야기

메이데이( 1) 2010.11.09 21:40 추천:1

▲출간일 2010년 11월 13일, 판형 컬러, 신국판(153*190), 400쪽, 15,000원, ISBN 978-89-91402-48-5 03300 [사진=책표지]

이 책은 ‘붉나무’로 잘 알려진 강우근이 낸 책이다. 강우근은 북한산 밑자락에 살면서 아이들과 사계절 생태놀이를 하며 어린이 책 그림 그리는 일을 한다. 그런 그가 2003년부터 6년 동안 무려 150회 걸친 들꽃이야기를 연재했다. 이 책은 그 가운데 엄선된 94편의 들꽃이야기를 새로 묶은 것이다.

‘보잘것없는 것이 세상을 바꾼다’는 아주 평범한 진리를 가르쳐주는 들꽃. 그늘진 응달, 한겨울 살얼음 아래, 크고 웅장한 나무들 사이, 두텁게 앉은 낙엽과 함께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제 할 일을 하는 존재. 들꽃은 시멘트 사이사이, 전봇대 아래, 건물의 틈새와 틈새, 경계석, 그리고 도시의 이면에서 피어나 그 도시와 어울려 살아간다. 유려한 장식과 향기 없이 꼭 있어야 할 필요한 것만으로 한 줌 흙만 있다면 그래서 거기에서 살아 움트는 존재. 잡초라 불리는 들꽃의 진짜 의미다.

“독하고 잘난 것만 살아남을 것 같은 세상살이에 지치고 힘들 때, 높은 곳만 올려 보지 말고 발밑을 보자. 거기 자라는 소박하고 보잘것없는 풀들은 이미 세상을 이긴 풀들이다. 그래서 잡초를 보면 희망이 보인다.” (까마중 먹더라도 조금만 먹고 가세요 113쪽)

자연이 그리운가?
복잡한 도시를 떠나 흙을 밟고 들꽃을 보고 싶은가?
그러나 더 이상 도시를 떠나서 들꽃을 찾지 말라.
여기 도시 한가운데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들꽃을 보라.

그곳이 어디든 인간이 살아가는 곳에서 함께 숨 쉬고 싹을 틔우는 들꽃에서 삶, 인간, 존재의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다. 그 아름다움이란 인간과 문명, 자본이 휘젓고 상처를 준 곳을 떠나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인간들이 먹고, 일하고, 쉬는 그 자체, 인간의 노동과 삶이 선순환을 이루는 바로 그곳에 있다. 잡초는 보잘것없고 이름도 없지만 강한 생명력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이 땅의 일하는 사람들을 닮았다. 들꽃의 존재는 오늘날 이 땅에서 묵묵히, 그러나 지지 않고 일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존재와 진배없다. 바로 그들의 삶을 비추는 이야기, 너와 나의 삶의 이야기가 여기 있다. <들꽃이야기>는 바로 우리 이야기다.

▲▲도깨비바늘 - 속도를 늦추어야 보이는 것들. “속도를 늦추어야 들리는 소리가 있다. 멈추어서 한참 들여다보아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이웃의 삶이 보이고, 이웃의 살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96쪽)”

그래서 <들꽃이야기>는 시궁창 속에서 찾아낸 녹색 희망이고, 콘크리트 도시에서 찾아내야 할 또 하나의 미래이다. <들꽃이야기>는 아름다움을 찾아서 도시를 떠나려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발 딛고 있는 도시에서 ‘들꽃 되어보기’를 통해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찾아나갈 것을 제안한다.

그래서 도시의 들꽃처럼 한 뼘의 땅 한 줌의 햇볕만 있더라도 바로 거기서 생명력을 키워내고 함께 어우러지면서 세상을 바꿔나가자고 얘기한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도 마디가 필요하다. 마디가 있는 삶에는 완전한 실패란 없다. 시행착오가 있을 뿐이다. 싸움은 다 끝났으니 전처럼 일상으로, 과거로 돌아가라는 말은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는 자들의 악선동일 뿐이다. 싸움으로 다져진 마디는 지난 싸움의 끝이지만 새로운 싸움의 시작이기도 하다. 이미 우리는 어제의 우리가 아니다.” (마디풀_우리는 어제의 우리가 아니다 54쪽) (메이데이 기자)

[지은이 소개] 강우근(붉나무) : 북한산 밑자락에서 어린이 책 작가이자 기획자인 나은희와 초등학교를 다니는 두 아이랑 살고 있다. 텃밭과 빈터가 있는 아파트 동네에서 아이들과 어울려 사계절 자연놀이를 하며 어린이 책 그림을 그린다. 이들은 동네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자연에서 논 이야기를 쓰고, 사진 찍고, 그린다. 마을을 놀이터로 만들고 싶은 그는 요즘 지역 주민들과 함께 마을 걷기와 공방 만들기에 빠져있다. ≪열두 달 자연놀이≫와 ≪사계절 생태놀이≫를 냈고, ≪호랑이 뱃속 구경≫ ≪꼬부랑 할머니≫ ≪딱지 따먹기≫ ≪개구리네 한솥밥≫ 등의 그림을 그렸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