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뉴스

문화 독점의 횡포~

유기만( 1) 2009.10.21 10:24 추천:2

가끔 서울 갈 일이 있으면 점심이나 저녁 때 고속도로 휴게실을 지나게 된다. 적절한 곳에 휴게소가 있어 볼일도 볼 수 있고 배고픔도 달랬수 있어 다행이기도 하지만 휴게실에 들어가 밥을 먹을때는 그리 유쾌하지 않다.

음식이 나오는 것에 비해 비싸기도 하고 맛도 썩 좋치 않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먹는 받이 다 그렇치 뭐!' 하지만 특히 고속도로 휴게실은 좀 심한 것 같다. 먹을거면 먹고 말라면 말라는 식이다.

그래서 컵라면이라도 먹자고 편의점에 가면 컵라면은 팔지도 않는다.

10월 18일 친구들과 서울에 갈 일이 있어 도시락을 준비했다. 내려오는 길은 컵라면 미리 사서 휴게실에서 먹자는 계획도 세웠다. 그렇게 서울에서 내려오는 길이었다.

망향 휴게소 하행선 식당에 들어갔다. 온수기 통에 가보니 아이들 화상 예방을 위해 물 온도는 30도에 맞춰놨다고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일을 하는 식당 아주머니에게 따뜻한 물을 얻을 수 있는지 물으니 그 아주머니는 안된다고 하였다.

하는 수 없이 모르고 부은 컵라면을 바라보며 불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한참 점심때 남은 밥과 함께 식사를 고 있는데 다른 식당 아주머니가 '원래는 식당에서 도시락 먹으면 안되는거 아시죠?'하신다. 순간 참았던 화가 폭발하고 말았다.

'아니 그럼 저녁에 추운데 어디서 도시락을 먹으란 말입니까?'라고 말하자 그 아주머니가 말한다. '밖에서 드셔야지요~ 그래서 우리가 밖에도 의자를 만들었잖아요!'

정말 기가 찼다. 터무늬없는 가격에 배짱도 이런 배짱이 있을까? 온전히 돈과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친절과 편의에 정말 화가 난다.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 통행료는 통행료대로 받고 휴게실은 민간에게 위탁하여 돈벌이에만 급급한 것 아닌지 화가 치밀었다.

한국도로공사와 휴게실 입점 업체간에 독점 계약에 억울한 건 시민들이 아닐까? 비싼 가격이라고 해서 일하는 사람들의 처우가 좋은 것도 아니다. 휴게실에서 일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너무나도 열악하다.

그럼 그 많은 돈은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걸까? 한가한 고속도로를 별도로하고 경부고속도로 그 사람이 많이 몰리는 휴게실 돈들은 도대체 누구의 주머니로 들어가는 것일까?

고속도로 휴게실은 사적 독점물이 아니다. 고속도로 휴게실은 공공의 목적물이 되어야 한다. 음식을 파는 것 말고 휴게를 보장할 이용시설도 없지 않은가?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고속도록 휴게실에서 통행료를 내고도 핀잔을 먹어야 하는 심정은 뭐라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

고속도로 휴게실 편의점에 컵라면도 팔고 온수도 보장해야 한다. 도시락을 싸다니는 사람들의 휴게 공간도 마련되어야 한다. 오히려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이 주눅이들어야 하는게 이상한 거 아닌가?

그래서 여행자들에게 부탁한다. 고속도로 휴게실을 진정한 휴게실로 만들자고 말이다. 여행자 들이어 도시락을 싸자~ 컵라면을 요구하고 휴게시설을 요구하자~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