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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미디어 운동, 현장에 가다 (1)

문주현( 1) 2010.06.16 21:01 추천:1

‘미디어 운동, 현장에 가다’의 첫 번째 현장은 용산 ‘촛불미디어센터 레아’였다. ‘촛불미디어센터 레아’는 자본과 권력에 의해 무너져가는 공동체의 끝에서 버티고 있었다. 언제 철거될지 모르는 긴박한 상황에서도 웃음과 여유를 잃지 않던 활동가들과 철거민들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두 번째 현장은 쿠바의 ‘무랄리안도’였다. ‘무랄리안도’의 예술가들은 공동체를 새롭게 변화시키는 뜨거운 현장에 있었다. 그리고 여전히 변화는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두 차례의 ‘현장’이 무너져가는 공동체를 지키거나, 변화시키려는 현장이었다면, 이번 호의 주인공인 청주 생활공동체모임 ‘공룡’은 이제 막 첫발을 내딛는 현장이다.


지역공동체에 대한 고민의 시작, 공룡

청소년미디어교육이 인연이 되어 모인 이들은 지역공동체를 공부하자는 의미에서 ‘공부해서 용 되자’는 뜻에서 공룡 모임을 만들었다. 그렇게 지역공동체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고 지역에서 함께 살면서 대안을 모색할 만한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지금은 청주시 사직동에 2층짜리 작은 건물을 얻어 지역민과 함께 소통하고 살아갈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투명한 유리에 비친 마을.
우리가 찾아간 날이 주말이었음에도 공룡의 멤버들은 공간의 외관을 꾸미기 위해 톱질과 페인트칠로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아직 공사가 한창이라 어떤 모습으로 꾸며질지 궁금했지만, 공부방 친구가 그렸다는 1층 유리벽의 귀여운 마을지도를 보고 이곳이 곧 주민과 어우러진 곳이 되리란 걸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1층 마을카페, 2층 공룡사무실

또한 이들은 1층에 마을카페도 준비하고 있다. 이곳이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공룡의 작은 바람이다. 머지않아 마을카페는 공룡식구들과 주민들이 자유롭게 만나는 공간이 될 것이다.

좁은 계단으로 이어진 2층은 공룡의 사무실로서, 다양한 작업이 이루어지는 공간이기도 하다. 영상, 그림, 라디오 등 미디어 매체를 이용한 작업과 목재 작업 등 생산적인 노동이 기획되고 있다. 공룡의 멤버는 모두 네 명이다. 그리고 공부방을 통해 알게 된 청소년들도 공룡과 함께 해오고 있다.

오랫동안 시민단체에서 일해 온 경험이 있는 영길과 미디어 교육의 경험이 풍부한 혜린, 노동의 참맛을 이제야 알아가고 있다는 종민과 공부방 청소년에서 공룡의 상근활동가로 거듭난 보선. 이렇게 네 명은 각자 살아온 방식과 경험이 다르지만, 서로를 응원하면서 각자가 꿈꾸는 삶의 방식들을 공룡에서 실험 중에 있다.

▲공룡 회원이 2층 작업실에서 나무에 홈을 내고 있다.

돈을 위한 노동이 아닌 삶을 가꾸는 노동을 고민한다

이들이 기획 중인 활동은 참으로 다양하다. 돈을 위한 노동이 아닌 삶을 가꾸는 노동을 고민하면서 농사와 지역의 청소년, 주민들과의 소통을 위한 교육, 그리고 공부방과 다양한 작업들 등 멤버들이 추진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것을 기획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실행에 옮긴다.

기존의 만들어진 공간이나 환경 속에서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는 공룡. 이들은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이렇게 지역생활공동체모임을 꾸려나가는 것일까?

[글쓴이 덧붙임] 본 기사는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 재미에서 발행하는 미디어 저널 <미디어 생각> 제2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덧붙임] ‘미디어 운동, 현장에 가다’는 2회에 걸쳐 연재됩니다. 2회엔 공룡회원들과의 인터뷰가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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