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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인도로 가는 길

여은정( 1) 2002.12.10 15:08 추천:3

갑자기 나는 내년 1월에 인도에 가게 되었다.

공동체 마을 ‘푸른 누리’에서 이번에 인도 봄베이 근처 ‘담마기리’에서 열리는 비파사나 명상코스에 집단으로 참가하려고 하는데 같이 가자는 제안을 받고 가기로 결정한 것이다.

물론 같이 가기로 결심을 하기 까지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일단은 돈이 가장 큰 문제였고 지금 이 시기에 가는 것이 나와 주변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 그리고 어떤 계획 없이 그냥 가도 좋을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런 저런 이유를 뒤로 한 채 나는 가기로 결심했고 지금은 갈 준비를 하나씩 하고 있다.

그런데 내가 이번 인도에 가는 것을 두고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참 재미있다.

모양 왈 : “와, 너무 좋겠다. 꼭 가라. 그리고 거기 가면 분실된(?) 빡새(인도에서 자원활동중인 대학생) 좀 찾아봐라”

모선배 가라사대 : “지금 이 시점에서 가는 것이 맞냐? 너, 서른 살에 가면 내가 50만원 보태줄게 지금은 가지마라. 그리고 가려거든 사람들 동의 얻어서 가.”

모모선배 가라사대: “갈 수 있으면 가. 근데 돈 없어서 못 가는 거 아냐?”

모동기 왈: “음, 내가 보기에는 이렇게 준비 없이 가는 건 별 의미가 없는 것 같아. 그리고 지금은 할 일이 많잖아. 나중에 가는 게 좋을 것 같아.”

모모 양: “인도는 굳이 목적을 가지고 가지 않아도 좋을 것 같아. 기회가 될 때 다녀 와. 그리고 활동가들에게는 계속 자기를 뒤돌아볼 시간을 주는 제도가 있어야 돼. 이렇게 가는 것이 이상하거나 낭비라는 느낌 없이 자신을 위해 기꺼이 투자할 수 있도록 말이지.”


그 밖에도 아무 때나 자신이 가고 싶은 대로 하고 싶은 대로 살 수는 없다며 비판하는 이도 있었고 본인이 가겠다고 하면 누가 말리느냐며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있었다. 어찌됐든 결국은 나의 선택인 셈이다.

그냥 가기로 결심했으니 내가 가는 이유를 스스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몇 가지 이유를 만들어 봤다.

첫째, 명상 수련을 통해 나를 본다.
둘째, 인도를 본다. 짧은 시간이지만 천년의 세월이 함께 한다는 인도를 느껴본다.
셋째, 공동체 마을을 꿈꾸는 이들과의 교류를 통해 우리가 이룰 공동체에 대한 계획을 조금씩 세울 수 있도록 한다.
넷째, 활동가는 스스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너무 건방진가? 뭐 그래도 어쩔 수 없다. 누구나 쉬고 싶지만 쉬지 못하는 건 결국 스스로가 안 쉬기 때문이 아닐까?)
다섯째, 인생을 즐기는 의미에서 그냥 간다.

이유가 충분한 것 같지 않은가? 고개를 끄덕이지 않더라도 나는 인도에 갈 것이다. 무소유, 무아집, 절대평등, 늘 행복한 세상을 꿈꾼다는 푸른누리의 정신을 맘속에 새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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