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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범죄의 문제를 다루었던 주간지 [한겨레21] 12월 12일자 만평이 '남성의 가부장적 의식을 고스란히 담은 성폭력'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조남준 씨의 [시사SF]는 미군범죄와 한국정부의 무책임한 태도를 미군의 부인에 대한 강간과 이를 지키지 못한 무능력한 남편으로 비유 묘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만평이 나오자 마자 바로 한겨레 사이트 http://hani.co.kr 의 한겨레21 독자의견란 에 이를 비난하는 의견들이 쏟아졌다. [한겨레 21 독자의견란]

"여자를 간강의 대상으로 힘없는 남편은 아내를 겁탈당하게 한다는 논리를 말하고 싶은신겁니까? 그렇게 미선이와 효순이를, 미군에 의해 잔인하게 죽어간 윤금이를, 이름 모를 많은 여성들을 위로하고자 하는것입니까? 정말 너무나도 잔인하게 이땅의 여성들을 죽이고 계시는군요." - ID : 어, 정말 악몽이다

"이른바 진보적이라는 남성들의 사고 속에 여성을 대상화하고, 자신의 힘과권력으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지? 그 속에 또다른 불평등에 대해서 가볍게 여기지는 않는지? 이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분노가 강간당한 아내에 대한 남편의 분노인가? 이 대한민국은 남편들의 나라인가?" - ID : 맑은 소리

"당신들이 그린 만화속에 등장하는 강간당하는 여성의 표정과 몸짓을 통해 수많은 여성들에게 무력감을 느끼게 했다는 것, 그것이 바로 폭력임을 똑똑히 알아내길 바랍니다." - ID : 사회당원


▲강간범=미국 아내=국민 남편=국가 라는 등식
미군폭력에 대한 남성중심의 시각

독자들이 분노하는 주된 이유는 "미군의 폭력을 바라보는 대한민국 남성의 가부장적이며 남성중심의 태도" 때문이다.

이들은 일제 정신대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운동의 경향에도 녹아들어가 있는 "강대국 남성이 자기나라 여성을 강간함으로써 실추된 자존심"이라는 남성주의적 시각을 우려한다. 자국에서의 강간과 매춘은 인정할 수 있지만 (최근도 계속되고 있는 성매매 문제를 보라) 외국 남성의 우리나라 여성에 대한 강간은 인정할 수 없다는 왜곡된 민족주의의 논리와 그 속에서 배제되어 있는 여성의 인권은 찾아볼 수가 없고 조 씨의 만화 또한 그런 남성주의적 시각이 그대로 녹아들어가 있다.

시사만화에 종종 등장하는 반여성적 시각

스포츠 신문에 나오는 선정적인 만화는 말할 것도 없고, 시사만화 속에서 드러나는 반여성주의적 시각은 조 씨의 만화 이전에도 자주 선례를 찾아볼 수 있다.

한칸만평과 네컷만화에 등장하는 여성은 정치에 무관심한 가정주부라는 고정적인 성역할을 맡으며, 정치인들의 이합집산과 이전투구를 묘사할 때에는 불륜, 이혼, 가정폭력 등의 장면을 담으며 정치인들은 여성화되어 가볍게 취급된다.

한겨레21과 조남준씨는 공식사과해야

앞의 얘기로 다시 돌아가서, 조씨와 이런 만화를 거르지 않고 게재한 한겨레 편집진의 명확한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는 내용의 글들이 독자의견란 게시판을 도배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물론 "그동안 미군범죄가 여성 강간과 폭행이 주를 이뤄왔고, 조씨도 나름대로 이런 생각에 표현할 방법 중 '강간'이라는 매개를 찾은 것 같은데 너무 극단적으로 몰아세우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내는 독자들도 있다.

그러나 조 씨의 만화에 쓰였던 소재가 사실은 이미 기존에 성인유머란에 떠돌던 저급한 농담꺼리를 차용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있는지.

진보적 시사잡지를 표방해 왔던 [한겨레21]이 독자들의 원성에 어떤 태도를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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