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뉴스

요즘은 공부방 아이들이 시험기간이어서 아이들 숙제와 문제집 풀이를 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어제도 평소 때 처럼 아이들과 문제집 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여자 아이가 모르겠다면 문제를 물어봤습니다. 문제의 내용은 “우리 지역의 자랑거리가 아닌 것은?”입니다.

보기는 이렇습니다.

1.우리 고장의 특산물
2.우리 고장의 역사 유물
3.우리 고장의 역사적 인물
4.우리 고장의 부자

5번 보기는 생각이 안 납니다. 나는 기가 막혀서 다시 물어보았습니다.

“정말 몰라?”
“네!”

“야! 잘 생각해봐!”
“모르니까 물어봤죠? 빨리 가르쳐주세요!”

결국 구구절절 설명을 합니다. '부자라고 다 자랑거리는 아니다.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그 사람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좋은 일을 하는지가 있어야지 부자라는 이유가 자랑거리는 되지 못한다'고 설명을 해도 아이는 잘 수긍을 하지 못합니다.

결국 아이는 다른 문제를 풀어야 하는 이유로 내가 알려준 답에 동그라미를 치고 다음 문제로 넘어갑니다.
한 숨이 절로 나옵니다.
이렇게도 생각하는 아이가 있구나 싶었죠!

그런데 다른 아이가 또 질문을 합니다.
이번 문제는 사진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문제에 별표까지 했습니다. 2학년 남자아이의 질문입니다.

“정말 모르겠어? 문제를 잘 읽어봐!”
아이는 말합니다. “2번?”

“야! 물건을 살 때 쓸모있는 물건을 사야지!”
아이는 또 말합니다. “3번?”
“야! 자기가 살 수 있는 적당한 가격을 사야지!”

아이는 화를 냅니다. “아~ 그럼 뭐예요?”

이것도 구구절절 설명을 하기 시작합니다.
1번부터 5번까지 하나씩 이유를 이야기 하지요! 결국 5번에 가서 “비싸다고 다 좋은 물건이야?”라고 묻지만 아이의 답변은 단호합니다.

“예!”

이쯤 되면 마음이 답답해집니다. 그래 비싼 것이 좋을 수 있다고 치자 그러나 물건을 고를 때 자기에게 필요한지와 가격은 적당한지가 중요하지 비싸다고 좋은 것을 고르는 것은 아니잖아~ 다시 설명을 합니다.

그래도 아이는 수긍을 하지 않습니다. 이번에도 결국 마지못해 5번이라고 정답을 적습니다.

아이들에게 어쩌다가 이런 신념이 생겼을까요? 어린 시절부터 경제 교육을 시키고 부동산과 용돈 재테크 같은 책이 도서관 대여 순위에서 잘나가고 부르마블 같은 게임을 공동체 놀이로 하는 아이들~ 어디서 이런 걸 배웠을까요?

현실과 교과서 정답의 괴리 속에서 아이들은 혼란스러워합니다. 어른들의 일상 대화가 그대로 아이들에게도 신념이 된 것은 아닐까요?

아직 어린나이이기에 충분히 어려운 문제일 수 있지만 설명으로 수긍되어지지 않는 듯 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답답하기만 합니다.

상품의 사용가치 보다 교환가치가 더 중요한 사회입니다. 그 물건이 잘 쓰이는 것 보다 얼마짜리이냐가 더 중요하고 항상 자신의 것과 더 비싼 것에 비교하여 만족을 모르는 사회가 됩니다.

시장경쟁제일주의, 물질만능주의 이명박 정부의 탄생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이 이명박 정부의 배후이고 이명박 정부의 자신감이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