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뉴스

교육 상산고 재지정 취소 이것이 궁금하다

황의선( icomn@icomn.net) 2019.06.21 00:11

전주 상산고등학교가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기준점수인 80점에 미달하는 79.61점을 받아 자사고 지위를 잃게 될 위기에 놓였다. 

 

이에 상산고 자사고 재지정 취소에 관련된 논란을 짚어본다.

DJI_0023.JPG

(사진: 전주상산고등학교 전경)

 

전북만 기준 점수가 높다.

 

전북 교육청은 지난해 12월 20일 “교육부에서 제시한 기준점 70점은 일반고도 달성하기 용이한 점수로 자사고의 지정 목적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최소 80점 이상을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기준점수를 70점에서 80점으로 10점 높였다.

전출·중도이탈, 교육과정 운영, 사회통합전형대상자 선발 등 주요 평가지표에 대한 배점 기준을 강화했다.

그런데 이번 평가에서 상산고는 31개 평가 항목 중 대다수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선발(사회적 배려 대상자)’ 지표에서 4점 만점에 1.6점을 받았다.

귀족학교라며 비싼 학비와 기숙사비로 논란이 되었던 학생 1인당 교육비 적정성 점수도 2점 만점에 0.4점을 얻어 저조했다. 그리고 감사 등 지적 및 규정 위반 사례가 적발돼 5점이 감점됐다. 

그러나 결론만 놓고 보면 기준 점수를 높이지 않았다면 통과했을 점수인 79.61점 이 나왔다. 겨우 0.39점 미달인 것이다. 이 때문에 김승환 전북 교육감이 커다란 정치적 부담감을 안게 되었다고 평가 받는다.

한편 상산고 박삼옥 교장은 "교육부와 교육청이 공동으로 개발해 각 시·도교육청에 내린 자사고 평가 기준은 (자사고 재지정 기준 점수가) 70점이고, 다른 시·도교육청은 이를 모두 따르고 있지만, 유독 전북도교육청만 점수를 80점으로 상향해 평가했다"고 했다. "타 지역 자사고의 경우 기준점수인 70점만 넘으면 자사고가 유지되는데, 79.61점을 받은 상산고의 자사고 지위를 박탈하겠다는 게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식 형평과 공정이라면 그 부당성을 만천하에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 부분은 법적 다툼으로 갈 전망이다. 상산고가 향후 행정소송 및 가처분신청 등 법적 대응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재지정 취소에 대해 수도권 학부모의 반발이 거세다

 

상산고 입학생 지역 분포를 보면 답이 나온다. 2017년 상산고 신입생 383명의 합격자 중 수도권 출신이 57.2%를 차지했고 그 외 지방출신이 42.8%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 출신이 138명으로 가장 많았고 전북 80명 서울 79명 대전 23명 광주 19명 순이다. 전북 지역 학생 비율은 20.9% 밖에 안된다.

 

수도권 학부모로서는 자사고 중 갈 수 있는 학교 하나가 사라진 셈이다.

 

지역 주민들은 재지정 취소에 미온적이다

2018년 서울대 입시 결과를 보면 이해가 된다. 380여명의 상산고 학생들 중 서울대 합격생 30명(수시9명+정시21명)을 배출해 전북 1위였다. 2위 전주고(6명=수시5명+정시1명)와 큰 차이를 두고 있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전북 지역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380명의 학생중 9명이 서울대에 합격했는데 정원의 약 20%의 학생이 전북 지역 학생이라면 전북 출신 학생은 몇 명이 서울대에 합격했을까? 정시로 합격한 학생들 중 많은 수가 재수나 삼수생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답이 보인다.

 

상산고 학생들과 비슷한 학업 성취를 보이는 일반고 심화반 학생들이 60명중 5명의 학생이 서울대를 갔는데 이 학생들은 100% 전북지역 학생이니 전북 지역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상산고 보다 일반고로 진학하는 것이 이른바 명문대로 진학하는 데 유리할 수 있다.

 

같은 자사고를 살펴보면 민족사관고 수시 22명 정시 11명, 하나고 수시 52명 정시 3명에 비해 정시 비율이 월등히 높고 울산 소재 자사고인 현대청운고가 수시 9명 정시 10명인 것과 비교해도 정시 비율이 무척 높다,

정시 비율이 높다는 것은 재수와 삼수 비율이 높다는 것과 상관 관계가 많다.

 

결론적으로 전북 지역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일반고로 진학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는 것이다.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이 영향을 미쳤다

지역사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상산고는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하며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친일·독재 미화 논란을 빚고 있는 교과서 채택을 비난하는 여론에 대해서는 “‘우리 학교가 주목받는 학교는 맞구나’라는 생각에 흐뭇했다며 지역 여론을 조롱하기도 했다.

전국적인 비난 여론이 일자 지학사 교과서를 같이 채택하면서 여론을 피해보려 했으나 평등교육실현을위한 전북학부모회는 “교학사 역사교과서는 명백한 사실오류, 이승만 미화, 독재 찬양, 독립운동사와 민주화 운동 폄하 축소 등 정상적인 역사 교과서라기보다는 차라리 쓰레기통에 들어가야 할 불량교과서”라며 “상산고 측에서는 교학사 교과서만 채택하고 싶었으나, 여론과 교육청의 눈치를 보면서 슬그머니 지학사 교과서까지 함께 채택하면서 비난 여론을 모면하고 싶은 얄팍한 술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여론을 무시하고 조롱하는 태도가 소위 괘씸죄로 작용한 것 아니냐고 해석하는 일부 사람들도 있으나 그렇게 해석하기에는 무리하다는 해석이 대다수다. 평가 항목별 점수에서 이러한 흔적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