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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평교사로 돌아가는 교장선생님

김현상( 1) 2003.02.05 17:01

8년 6개월의 교장생활을 마치고 오는 3월부터 평교사가 될 전라초등학교 김 정일 교장선생님을 찾아 그동안의 교육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들어보는 기회를 가졌다.

일선 학교에서는 30년 이상의 교육경력과 55세 이상의 교원을 원로교사 대우를 하고 있다. 하지만 법적 기준인 '교장임기를 마치고 잔여기간인 정년까지 1년 이상인 교원'으로 김 정일 교장선생님이 전주지역에선 처음이다.

이 원로교사 제도가 10여 년 전부터 있었지만 전주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원로교사를 신청한 소감 및 포부를 물었다. 김 선생님은 "아무 일도 아닌데 처음이라 언론의 관심을 받아 부담이 된다."며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겠다"는 자신감을 보여줬다.

원로교사에 대한 일부 우려에 대해 김 정일 교장선생님은 "원로교사에 대해 주위에서 나이 먹었다는 점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나'라는 존재가 학부모님이나 선생님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신청한 것"임을 말했다.

원로교사로서의 자부심과 책임감 느껴

선생님께서 원로교사를 신청한 것에 대해 가족들과 주위 동료 선생님들의 반응에 대해 물어보았다.

"음.. 사회적 이목 때문에 처음에는 망설였죠. 아내나 자녀들은 퇴임하고 쉬는 게 좋다고 했으나 '교육 열정과 건강이 허락하는 한 하고 싶다'는 자신의 의견을 존중해 줬다"면서 "가족을 설득하는데 가장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퇴직을 권유한 선생님도 있었지만 용기를 북돋아준 선생님이 더 많았다"면서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직위가 문제가 될 수 없다"면서 "그동안 쌓아 온 교육철학과 연륜을 임기정년까지 봉사할 것임"을 말했다.

특히, 김 선생님은 "남보다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나의 이러한 선택이 일선학교에 나이 드신 평교사 선생님들에게 용기를 주는 행동이 되길 바라며 첫 원로교사의 길을 책임 있게 마치고 싶다"고 했다.

앞으로 원로교사가 되서 달라질 점에 대해선 그동안 교장으로서 관리자입장에서 바라보았던 문제점들을 다시 평교사로 돌아가 아이들과 선생님들 속에 들어가서 직접적인 요구를 듣고 가르칠 수 있는 기회를 가져 행복하다고 했다.

이어 평소 생각하고 있는 교육관에 대해 말을 했다.
"생동감이 넘치는 교육으로서 학생은 자기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하며, 교사는 사랑의 실천으로 존경받을 수 있는 신뢰를 가지며, 학부모가 적극 참여해 학교를 만들어가는 겁니다."

교육자로 걸어오면서 힘든 점과 보람에 대한 질문에 "힘든 때나 행복할 때가 많죠."라면서 가르쳤던 아이들이 '선생님 고맙습니다.'라며 찾아 왔을 때 보람을 느끼지만 점심을 굶는 아이들, 이혼 질병 사유로 가정환경이 어려운 학생들, 일탈 상황에 빠져있는 학생들을 볼 때 가슴이 아프다면서 소외된 아이들을 보살피는데 학교가 함께해야한다고 말했다.

선생님을 처음 시작하는 후배교사들에게 김 교장선생님은 "학생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가겠다. 나를 필요로 하는 학교에 모든 열정을 쏟을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여러 학교관련단체, 학교운영위원회, 교원단체, 학부모등 학교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다양한 주체들이 공교육이 더욱더 충실해 질 수 있도록 서로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전주교육대를 졸업하고 60년 3월 처음 교단생활을 시작했으며 84년 교감승진 90년부터 전라북도 과학교육원 전시부장 4년 6개월 역임했으며 94년 9월부터 현재까지 8년 6개월간 교장선생님으로 현직에 있으며 40년 이상 교육계에 몸담아 온 분이다.

2월 7일 새 학기 준비에 바쁜 전라초등학교 김 정일 교장선생님은 올해 연세가 61세이다. 하지만 앞으로 수십 년을 더 교단에 있어도 될 만큼 자신감과 여유가 돋보였다. 김 선생님은 남은 1년을 원로교사로 평생 교육자의 길을 초심의 평교사로 마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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