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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이틀간 내린 폭설이 녹기 시작하고 매서운 추위가 한 풀 꺾인 7일, 전교조 전북지부를 찾았다.

지난 해 12월 7일 제11대 전교조 전북지부장 선거가 치러진 후 한달만인 오늘, 새 임기에 맞는 사업을 준비하느라 바쁜 이항근 신임 지부장에게 올해의 포부를 듣기 위한 방문이었다.

이 항근 지부장은 회의 준비에 바쁜 와중에도 선뜻 인터뷰에 응했다. 그의 당찬 외모와 포근한 미소가 사람의 마음을 따듯하게 했다.

1. 2003년 계미년 새해 소망은 무엇인가요?

공인으로써의 소망을 이야기 한다면 전교조 전북지부가 5천 5백 조합원인데 , 아직 조합원들이 소속감이 약하고 조합에 대한 자긍심이 부족하지 않나 싶어요. '전교조 들어오기 잘 했다. 전교조를 통해서 무언가 교육의 대안이 되고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자긍심을 갖는 전교조를 만들고 싶습니다. 역시 도민에게도 '전교조가 있어서 전라북도 교육이 희망이 있다'는 신뢰를 주는 전교조를 만들고 싶습니다.

-지부장님의 역할로서의 소망이 아닌 개인적인 소망은 없나요?

(웃음...) 전교조 지부장을 하는 일이 결코 가정을 원만히 끌어가면서 할 수 있는 호락호락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결국은 가족에게 피해가 생기겠죠. (피해가 안 생기게) 최선을 다 하겠지만 가장 역할을 제대로 못해서 아내에게 미안하고 제 딸도 중학교 3학년이 되는데 잘 커 줬으면 좋겠어요.

2.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에게 교육정책과 관련된 조언이나 충고를 하신다면?

일단 교육환경개선을 위해서 GDP 6% 공약이 꼭 지켜졌으면 좋겠어요. 그러나 노 대통령의 교육정책이 평준화의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도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서 자립형 사립고를 일정부분 확대하겠다라고 했는데 길을 잘못 잡은것 같에요.

평준화의 단점을 해소한다면 과학고 같은 영재교육기관 특수목적고에 대한 정책이 강화되어야지 좋은 대학가기 위해서 학원식으로 만들어진 자립형 사립고를 확대한다라는 것은 길을 잘못 들었지 않았나하는 생각입니다.

- 현재 상산고의 자립형 사립고 시범 운영에 대한 입장은 어떻습니까 ?

현재의 대학입시제도속에서 과연 공부 잘하는 학생들만 일방적으로 모아 논 자립형 사립고 상산고가 과연 본래의 의도대로 전 학생이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을련지 의문입니다.

일단 내신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에 외국어고나 과학고 학생들도 자퇴생이 많이 늘어나잖아요. 여기도 불 보듯 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욱이 이제 그것은 저희들이 염려라면 앞으로 저희들이 눈을 뜨고 지켜봐야 할 것은 과연 약속대로 국가의 보조를 받지 않고 재단의 전입금을 통해서 학교가 운영될 것인지 그리고 학부모들과 약속한 일반학교의 3-4배 정도의 수업료만 받고 정말 학교를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약속이 지켜질 것인지 꼭 지켜볼 것입니다.

▲연초 사업계획과 집행으로 바쁘게 뛰고 있는 지부장
3. 전교조 전북지부의 2003년도 중점 현안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피폐화되고 있는 농촌학교 문제, 실업학교 문제, 초등 중등 교원 부족 문제. 절대적으로 전국 평균을 밑도는 법정정원 때문에 아마 새 학기가 되면 선생님들 수업 시간 문제와 그로 인한 학생들의 피해를 해결하는 것이 시급한 현안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청과 단체교섭을 통해서 역점을 두고 해결해 나갈 겁니다.

또 학급교육활동비라고 해서 전년 단체교섭에서 학급당 일년에 15만원씩 담임선생님들이 학생활동을 위해서 쓸 수 있는 재정이 확보가 된 적이 있었거든요. 그것이 교실 살리기 운동에 대단히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요즘처럼 학교가 붕괴되고 있는 상황에서 담임과 학생사이 관계를 재정립하기 위해서라도 경제적 토대인 학급교육활동비가 확대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효과가 큰 상당히 컸던 부분이기 때문에 증액을 단체교섭에서 따낼려고 하고 있습니다.

4. 2003년도 교육개방과 관련해서 전교조는 어떻게 대응할 계획입니까 ?

우리 학부모들의 교육열이 높은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인데, 실제로 그 교육열이라는 것은 영어 수학 잘 해서 좋은 대학 가는 교육열이거든요. 그러나 정신은 황폐화되어가고 있어요. 영어 수학만을 잘 하기위한 경쟁교육을 하다보니까 아이들의 정신은 황폐화되고 공교육의 가치를 덜 두고 있고 사교육비가 확대되고 있는데 이 사교육비가 엄청나게 늘어나는 원인이 바로 교육개방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학부모들한테 솔직하고 정직하게 교육개방이 갖고 오는 문제점이 무엇인가를 홍보하면 학부모들도 인식하고 우리와 함께 연대해서 우리 모양에 맞는 교육시장 개방을 국민의 힘으로 따낼 수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전교조가 그런 노력을 해야겠죠.

5. 학생 교사 학부모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교육이 단지 지식을 재생산하는 것이라면 교육을 백년대계라고 말 할 수도 없고 그냥 상품이고 시장에 널려있는 물건이죠. 애석하게도 대다수 학부모님들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고 학생들도 그 굴레 속에서 스스로 상품화가 되고 있습니다. 교사들도 지식전달자로 전락하고 있는데 정말 정신을 바짝 차리고 우리 국가에 국운이 걸려있는 문제라고 생각이 들어요.

교육시장 개방이 되는 이 시기에 교육을 지식의 생산 구조로 보느냐 아니면 정신과 인간의 생산구조로 보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다라고 봐지는데 후자쪽에 교사 학부모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길 바랍니다.

무엇보다도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내 아이만의 행복이 아니고 우리 아이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아이들의 보편적인 행복 그 속에서 우리아이도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라는 인식들을 가져주는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6. 마지막으로 이 인터뷰를 볼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십시오

저는 기본적으로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투쟁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지요. 뒷골목 깡패도 아닌데 아무나 붙잡고 아무 때나 싸움을 하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러나 어떠한 문제가 있을 때 투쟁하지 않고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투쟁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고 지킬 수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가령 교육시장 개방의 압력이 다가오는데 외국하고 단지 협상을 통해서만 우리에게 유리하게 되는 건 아니잖아요. 분명히 싸움을 통해서 협상력이 생긴다고 봐요.

이건 교사들만이 싸움을 해야될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교육시방 개방문제에 있어서는 교사만이 아닌 학부모 도민 국민 정부가 심각성을 깨닫고 자칫하면 문화적 식민지가 될 수 있는 국면에 접어들었거든요. 모든 국민들이 함께 교육시장 개방의 위기를 인식할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전교조가 그것을 선전해 내고 학부모의 이해를 구하고 함께 연대해서 투쟁하며 우리가 지켜할 것들을 지키는데 도민이 함께 나설 수 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마지막으로 이항근 지부장님은 언론의 역할도 중요하다면서 인터넷 대안 언론매체인 참소리에 대한 격려를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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