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뉴스

교육 NEIS, "심각한 인권침해"

임재은( 1) 2003.02.04 00:23

4일, 오는 3월부터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 시행될 예정인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의 문제에 대해 전북교육연대를 비롯한 전북평화와인권연대,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 전북지부의 주최로 공청회가 전주시 교육청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 공청회는 교사, 학부모 등 1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NEIS가 가지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공동의 대응을 위한 논의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NEIS의 내용에 대해 주발제를 맡은 성방헌 교사(전교조 전북지부 정보통신국장)는 "개인정보뿐만 아니라 학교의 행정에 관한 불필요한 부분까지 상세하게 입력해야해 교사들의 행정 업무가 폭주해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지 못하고 기계의 종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발제를 맡은 전교조 전북지부 성방헌 정보통신부장(왼쪽) 박민수 전북민변 회장(오른쪽)
또 "교사들이 NEIS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인증서를 발급받게 되는데 교육인적자원부가 이후 '교직원 공인 인증 삼성스마트카드' 발급을 강구하고 있어 이를 통한 심각한 노동통제와 감시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박민수 변호사(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전북지부 회장)는 개인정보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NEIS는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원칙이 전혀 없을 뿐아니라 국가기관의 개인정보 수집과 활용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부재한 상황에서 이 정책은 정당성을 가질 수 없고, 사업 목적이 뚜렷하지 않아 자본의 이윤추구과정을 답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박변호사는 "NEIS는 아동과 청소년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는커녕 자기 정보에 대한 통제력이 없는 이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해 오히려 광범위하게 유출시킴으로써 국민의 기본권 중의 하나인 프라이버시권을 통째로 파괴할 위험성을 가지고 있어 헌법에 위배된다"고 지적하고 "헌법적 정당성과 사회적 합의를 결여한 NEIS가 강행된다면 사회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고 헌법적 판단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큰 공감을 샀다.

발제가 끝난 후 이어진 토론자들과 참석자들의 토론은 잘못된 교육정책에 대한 분노 표출, 투쟁 제안으로 이루어졌다.

전주 신흥고에서 정보부장을 맡고 있는 조경환 교사는 "작년 시범실시될 당시 NEIS가 기존 C/S의 서버를 업그레이드시킨 것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후 교육연수가 진행되면서 '전국단위 NEIS'로 둔갑된 것을 보고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다른 현장 교사들도 "오는 17일까지 학생들의 생활기록부와 건강기록부를 입력하라는 지시가 있는 상황이지만, 실제 학교 현장에 있는 교사들이 문제 인식을 못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발빠른 대응 계획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현재 전교조는 교육부 앞 일인시위를 진행하면서 전국적으로 교사에게 발부되고 있는 NEIS 전자인증키 거부운동을 벌여 서울에서 48%의 교사가 인증키를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지역에서는 교사의 98%가 전자인증키를 발부한 상황이어서 교사들의 문제인식이 시급한 과제로 드러났다. 전교조 전북지부는 오는 10일까지 지역의 제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하는 공동대책위를 구성해 공동의 저지투쟁 마련해나갈 계획이다.

이후 NEIS는 정보의 집중과 이로 인한 인권침해가 심각할 것으로 예상돼 교육계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의 NEIS 저지 흐름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NEIS 시스템 사례



^nEIS는 '전국단위 교육행정정보시스템 구축을 위한 개발사업'으로 교육인적자원부가 주관, 삼성 SDS(주) 컨소시움이 전담한 이 사업은 총 사업비 729억원이 소요되는 사업으로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온라인 정보 유통체계 구축을 통해 △ 행정업무 경감 △ 온라인을 통한 민원서비스 제공 등 사용자 중심, 서비스 중심의 정보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이 사업의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를 저지하려는 진영에서는 NEIS의 전체 페이지뷰 수가 약 6000개에 달해 포함하는 정보의 양도 엄청나 교사의 행정업무가 폭증할 뿐만아니라 이를 국가기관이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돼 각 학교의 교사와 학생을 얼마든지 통제가 가능한 프로그램으로 업무의 효율성이나 생산성과는 거리가 멀다고 밝히고 있다.

01년 10월 10일부터 추진된 이 사업은 지난 해 12월 시스템이 개발돼 현재 각 학교별로 교무/학사 부분의 정보 입력이 이미 완료됐고, 오는 17일까지 학생생활기록과 건강기록 입력을 완료하고 3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nEIS가 시행되면 교사를 비롯한 학생과 학부모의 방대한 개인정보를 교육인적자원부가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돼 개인정보에 대한 인권 침해, 노동 감시, 교사의 행정업무 증폭 등 심각한 문제가 예상되고 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