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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전북시민사회 ‘보이콧’ 활동 펼쳐

16일, 전주 풍남문광장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집회 열려

문주현( jbchamsori@gmail.com) 2015.10.16 23:36

전라북도에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집회가 처음으로 전주에서 열렸다. 지난 12일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교육부가 밝히면서, 국정화 반대에 대한 시민사회 각계각층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북도 다르지 않았다.


사진KakaoTalk_20151016_233821152.jpg


16일 저녁 7시, 전주 풍남문광장(기억의 광장)에서 열린 집회는 시민 약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집회현장에는 전북대 학생이 직접 작성한 대자보가 눈길을 끌었다. ‘교육의 자주성·중립성 훼손하는 국정교과서 반대한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작성한 전북대 인문학부 이지원 학생은 유명한 역사학자 E.H.카의 저서 <역사란 무엇인가>의 한 대목을 인용하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역사란 역사가와 사실 사이의 부단한 상호작용 과정이며,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이다” <역사란 무엇인가 – E.H.카>


이지원 학생은 “이 말은 역사에는 정답이 없고 대화만이 존재한다는 것을 역설한 것이다”며 “2003년부터 검·인정제도로 유지해온 근현대사 교육을 국정제로 돌리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이며, 최소 10년, 넓게는 73년도 유신의 산물인 국정교과서의 탄생으로의 회귀나 다를바 없다”고 대자보를 통해 밝혔다.


이날 집회의 사회를 본 방용승 전북겨레하나 공동대표는 “박근혜 정권은 노동개악을 ‘노동개혁’으로 말하고 문제가 많은 역사국정교과서도 ‘올바른 역사교과서’라고 표현한다”며 “하는 행동과 하는 말마다 국민을 상대로 거짓과 사기를 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주의 한 고등학교 역사교사인 이우정씨는 “교육부는 양질의 역사교과서를 만들기 위해 국정화를 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여기에서 ‘양’은 수우미양가의 ‘양’을 말하는 것”이라며 “초등학교 5학년 역사교과서는 국정화가 되어있는데, 수많은 오류가 지적되고 있다. 저는 그렇지만 ‘국정화’를 찬성한다. 내가 찬성하는 ‘국정화’는 ‘국가정상화’다”고 말했다.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15일 새누리당 전북도당 앞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역사왜곡’, ‘친일독재 미화’ 등의 우려를 담아 반대의 뜻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단체는 민족문제연구소 전북지부를 비롯해 38곳에 이른다. 이들은 “교과서 국정화는 민주국가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일로 세계의 비웃음과 조롱거리이며, 교육을 과거로 되돌리는 행위이다”고 평했다.


한편, 전북도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16일 역사교과서 국정화 중단을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세종시 교육부청사 앞에서 벌였다. 익산시의회, 전주시의회도 각각 기자회견과 성명 발표 등을 통해 역사교과서 국정화 중단을 촉구했다.


앞으로 박근혜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보이콧’ 움직임은 전북 각지에서 계속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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