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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기승을 부려온 가압류가 결국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고 말았다. 지난 1월9일 두산중공업 배달호(전 노조대의원. 50세)씨가 회사의 노조탄압과 가압류에 항의해 분신, 사망했다. 배 씨는 이날 새벽 6시30분께 사내 노동자광장에서 발견됐으며,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발견 당시 불씨가 좀 남아 있었던 것으로 보아 배 씨가 분신한 시각은 이날 새벽 6시 전후로 추정된다.

배 씨는 자신의 승용차에 남긴 2장 짜리 유서에는 "재산 가압류로 고통스럽다", "지난 파업으로 해고자 18명, 징계자가 90명에 이른다. 회사 나오는 재미가 없다", "해고자들이 모두 복직되었으면 좋겠다"는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호 씨는 지난해 4월7일 파업으로 7월23일 구속됐다가 9월17일 석방된 뒤 3개월 정직의 징계를 받았으며, 12월26일부터 현장에 복귀한 상태였지만 월급과 부동산(본인의 집)이 가압류되자 경제적·정신적으로 극심한 압박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이정근 법규부장은 "배달호 씨는 회사쪽이 지난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해 모두 무단결근 처리하자 임금청구소송을 준비하고 있었으며, 회사측은 소송포기 압력을 넣고 있던 상태였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두산중공업지회는 이날 긴급대책회의를 여는 한편 사내 노동자광장에서 조합원 총회를 열었다. 배달호 씨의 유족으로는 부인과 두 딸이 있다.

[고 배달호 조합원 유서 전문]

출근을 해도 재미가 없다. 해고자 모습을 볼 때 가슴이 뭉클해지고 가족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두산이 해도 너무한다 해고자 18명, 징계자 90명 정도 재산가압류, 급여가압류 노동조합 말살 알랄한 정책에 우리가 여기서 밀려난다면 전사원의 고용은 보장 받지 못할 것이다. 지금 두산이 사택 맥가 식당 하도급화 노동조합과 합의사항인데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시행한다고 하니 어처구니가 없군아!

얼마전 징계자 둘이 출근정지가 끝나고 현장에 복귀하였지만, 무슨 재미로 생산에 열심히 하겠는가? 이제 이틀후면 급여 받는 날이다. 약 6개월 이상 급여 받은적 없지만 이틀후 역시 나에게 들어오는 돈 없을 것이다.

두산은 피도 눈물도 없는 악랄한 인간들이 아닌가? 나도 매일같이 고민을 해본다. 두산의 노동조합 말살정책 분명히 드러나 있다. 얼마전 구속자 선고재판 어처구니 없이 실형 2년이라니, 두산은 사법부까지 개입하고 있다는 것이 눈에 보인다.

공정해야 할 재판부가 절차를 거쳐 쟁의행위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모든 것이 불법이라니 가진자의 법이 아닌가? 더러운 세상 악랄한 두산 내가 먼저 평온한 하늘나라에서 지켜볼 것이다. 동지들이여 끝까지 투쟁해서 승리해주기 바란다. 불쌍한 해고자들 꼭 복직 바란다. 나는 항상 우리 민주광장에서 지켜 볼 것이다. 내가 없더라도 우리가족 보살펴 주기 바란다. 미안합니다. <자필서명>


기사 출처 : 노동과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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