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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경제 "급식노동자 폭염 탈진 속출...교육당국의 방관이 원인"

급식노동자들 전북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 대책 마련 촉구

문주현( jbchamsori@gmail.com) 2017.07.18 17:08

이언주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가 급식노동자들을 폄하한 발언의 여진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천박한 노동 감수성을 드러낸 이 의원의 의원직 사퇴 등을 급식노동자들이 직접 요구하고 나서고 있다. 그런 가운데, 폭염 속에서 찜통같은 조리실에서 일하는 급식노동자들의 안전도 노동자들이 제기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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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전북교육청 앞에서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전북지부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일선 학교에서 근무하는 급식노동자들도 함께했다.

이들은 우선 국민의당 이언주 부대표의 발언에 대해 “가슴이 찢기고 마음에 상처로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고 있는 현재 급식조리실의 열악한 노동 환경속에서도 자부심 하나로 일하고 있었기에 더욱 분노는 컸다.

참가자들은 “이 의원의 막말로 상처를 받고 있는 급식노동자들은 교육당국의 안전관리 소홀로 생명의 위협도 함께 받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12일 경기도 안양시에 위치한 한 고등학교에서 50대 급식조리실무사가 900명분의 닭죽을 준비하다가 구토를 한 뒤 어지럼증을 호소한 사례가 있었다. 당시 이 실무사의 호소에 학교 측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3일에는 충북 청추의 한 중학교 급식조리실무사가 점심급식을 준비하던 중 어리럼증을 호소하며 쓰러져 병원에 이송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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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평소에도 온몸이 땀에 젖을 정도로 가열 기구에 의한 온도가 높은 조리실은 조리과정에서 발생되는 열기와 폭염의 온도가 더해져 55도까지 치솟았고, 학교 급식노동자들은 높은 열을 몇 시간씩 온몸으로 받아내며 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참가자들은 학교 급식노동자들이 최근 일터에서 쓰러지는 사례는 비단 폭염 탓만은 아니라고 말했다.

“사기업 식당의 경우 50~60명당 1명이 배치되고 있는데 반해 전국 시도교육청의 배치기준을 보면 급식노동자 1명이 150여명을 감당하도록 배치하고 있다. 급식노동자들에게는 살인적인 노동 강도가 되었고 교육당국은 노동자들에게 노동 강도와 위험을 감수해 내도록 강요하였다.”

이러한 배치 기준으로 인해 짧은 시간에 1000명이 넘는 학생의 식사를 감당해야하는 급식노동자들도 있다. 참가자들은 이러한 살인적인 노동환경이 폭염을 만나 더욱 위험이 커지고 자칫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사고로 이어진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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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 의 2016년 국정감사 자료집>

또한 조리실에는 냉방장비 에어컨조차 없거나 있어도 한 대가 전부인 곳도 많다. 그래서 이들은 “열탈진 사고는 폭염이라는 무더위 탓 보다는 교육당국의 방관 아래 만들어진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비롯된 살인행위 수준의 인재”라고 밝혔다. 이들은 해외의 ‘WBGT지수’를 교육당국의 방관에 대한 근거로 제시했다.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는 ‘열중증’ 예방을 위해 산업현장에서 ‘열중증’을 유발하는 기온, 습도, 복사열, 기류 등의 여러 요소를 반영한 ‘WBGT지수’ 적용을 의무화 하는 등 고열에 의한 노동자 안전예방 대책을 수립하고 있는 반면, 우리는 교육부 홈페이지에서 폭염예방계획조차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또한, 학교 급식노동은 산업안전보건법 적용대상이지만, 교육당국은 이를 부정하고 있다. 그래서 현재 안전보건관리대책 수립을 논의할 수 있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개최에 대한 노동조합 측의 요구도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학교 급식노동자들의 안전과 노동환경 개선은 누군가의 희생 이후에 진행할 문제가 아니다”면서 “더 많은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조속히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안전보건관리대책을 수립할 것을 교육당국에 경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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