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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경제 'LG유플러스 콜센터 현장실습생 사망', 산업재해 신청

공동대책위, "성과에 집착한 회사가 죽음의 책임 있다"

문주현( jbchamsori@gmail.com) 2017.04.04 14:47

LG유플러스 콜센터(LB휴넷, 엘비휴넷)에서 일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고 홍수연씨의 산재신청이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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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콜센터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사망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4일 오전 전북 전주시 근로복지공단 전주지사에 고 홍수연씨의 산재를 신청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LG유플러스 콜센터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사망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4일 오전 전북 전주시 인후동에 위치한 근로복지공단 전주지사에 홍씨에 대한 산재를 신청하면서 “실적과 돈벌이만 앞세우며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경시하는 기업 경영이 노동자들을 사지로 내몰았다”고 밝혔다.

공동대책위는 “홍씨가 일한 부스는 해지하기 위해 전화를 건 고객들의 욕설을 받아내며 그 고객의 마음을 돌리는 일을 하는 부서였다”면서 “회사는 상담노동자들에게 쏟아지는 언어폭력, 성희롱을 그저 받아주라고만 할 뿐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회사는 상담노동자들에게 목표 해지등록율 등을 할당하고서 이 목표치를 얼마나 달성했는지를 가지고 성과급을 지급했다”면서 “노동자들은 기본 업무보다 상품 판매 실적 때문에 회사로부터 인격적 모멸을 당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콜센터의 실적 평가는 조직적이었다. 회사는 전체 노동자들의 실적을 평가했고 그 순위를 매긴 성적표를 회사 내 게시판에 공개했다. 매 순간 평가를 받았고 이에 대한 압박이 상당했다고 전⦁현직 직원들은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공동대책위는 “회사는 팀별로 판매실적을 할당했고, 팀에서 그 실적을 다 채우지 못하면 팀원 전체가 퇴근하지 못한 채 추가 영업을 진행하거나 체벌을 받아야 했다”고 밝혔다.

대책위가 밝힌 체벌은 실적이 좋았던 노동자의 녹취를 듣고서 이를 받아 적는 일명 ‘깜지 쓰기’였다. 대책위는 “공부라는 이름 붙인 일터 괴롭힘이자 인격을 침해하는 체벌이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상황이 고 홍수연씨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고 대책위는 밝혔다.

“고객들의 욕설이 힘들다며 친구들에게 진상고객들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고, 고객의 욕설이 너무 심할 때는 화장실에서 울다 퇴근하기도 했다. 실적을 채우지 못했을 때 겪는 상사들의 압박도 힘들어했다.

어느 날에는 콜 수를 채우지 못해, 또 다른 날에는 귀책 잡혀서, 퇴근시간이 지나서도 회사에 남아 과제를 수행해야 했다. 그러다 올해 1월이 되어 회사를 그만 다니고 싶다고 말한 게 세상에 남긴 마지막 말이 되어버렸다.”

공동대책위원회는 “콜센터 노동자의 건강실태를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홍씨와 같은 일(전화를 받고, 전화를 걸어 상품 등을 판매하는 일)을 하는 노동자의 16.3%가 우울증 진단을 받았고, 전체 콜센터 노동자의 40%는 사회심리적 스트레스 고위험군으로 평가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LG유플러스 콜센터는 700명의 재직자의 정신보건을 책임지는 상담사가 단 1명이었다”면서 “노동자들은 무리한 실적 압박 속에서 제대로 상담을 받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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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대책위는 산재를 신청하면서 “근로복지공단은 홍씨에 대한 산재 승인과 함께 같은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감정노동자에 대한 안전보건 조치를 즉각 시행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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