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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지방 "농진청 유전자조작 벼, 지금 당장 뽑아버리고 싶다"

반GMO 전북행동, <유전자룰렛> 상영회

문주현( jbchamsori@gmail.com) 2016.08.05 21:34

호남평야의 길목에 위치한 곳에 혁신도시가 생기고 농촌진흥청이 들어서자 인근 농민들은 무척 반겼다고 한다. 그러나 약 2년이 지난 현재 이 지역 농민들은 농촌진흥청이라는 말만 들어도 치를 떤다.

농촌진흥청이 전북 혁신도시에 입주하고 유전자변형 혹은 유전자조작이라고 불리는 GM작물 개발에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 농진청은 지난해 9월 GM벼 안전성심사 신청 등 상용화 계획을 발표하고 GM작물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농진청이 GM작물 개발에 앞장서자 지역 시민사회가 움직였다. 지난 5월 ‘농진청 유전자조작작물 개발 반대 전북도민행동(반GMO전북행동)’이 발족했고 100개 이상의 단체가 참여했다. 반GMO전북행동은 GM작물 개발 저지와 개발 사업단 해체, GMO완전표시제 시행 등을 요구하며 여러 활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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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저녁 전주시네마타운에서는 반GMO전북행동이 주최한 <유전자룰렛> 상영회가 열렸다. 약 500여 명의 시민들이 이 영화를 보기 위해 모였다. <유전자룰렛>은 2012년 미국에서 제작된 다큐멘터리이다. 이 영화는 미국 어린이들의 질병 증가의 주요 원인이 GMO 소비와 관련되어 있다는 점을 통계와 전문가 인터뷰로 보여준다. 또 GMO 개발 기업인 몬산토과 미국의 식품의약국과 농무성 등의 관계, GMO 부작용으로 고통받고 있는 농민들의 현실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올해로 GMO가 20년을 맞이한다. GM작물 개발과 상용을 목전에 둔 한국에서 이 영화의 의미는 크다.

 

이날 상영회가 끝나고 전북녹색연합 이세우 공동대표와 여성만 전북 완주군 정농마을 GMO 대책위원장 여성만과의 간단한 대화마당이 진행됐다. 참소리는 이날 간단한 대화마당의 이야기를 정리해서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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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처음 대책위는 어떻게 결성하게 됐나?

 

A. (여성만 위원장) 과거에는 농촌진흥청 옆에 사는 여성만이라고 소개를 했는데 이제는 창피해서 그렇게 소개를 못하고 있다. GMO로 비참한 삶을 살고 있다. 처음에 농진청이 우리 동네 근처로 온다고 해서 기대를 많이 했다. 그런데 막상 오고 우리 농장 가는 길 옆에 철조망이 설치되더라. 그 철조망에 안내 문구를 보니 ‘유전자변형생물체’라고 적혀 있었다. 걱정이 앞서던 차에 김성환 전 농림부장관의 강연이 있길래 가서 물었더니 GMO단지가 맞다는 답을 받았다. 충격이 컸다. 그로부터 마을 주민들에게 알리고 활동을 했다.

 

Q. 농진청에서 그런 것을 하는 줄 몰랐다. 지금도 하고 있나?

 

A. (여성만 위원장) 그렇다. 그런데 농진청에서 투명하게 공개하고 하지 않는다. 우리 마을 옆에는 사과 GMO단지가 한 30여 동이 있다. 태풍에도 자신있다고 했는데, 최근 돌풍에 날라갔다. 기자들이 몰려와 물으니 바람에 날린 것이 아니고 설치업자들이 잘못해서 날랐다고 답하더라. 보상을 받기 위해 뜯어놨다고 하는데 어떻게 믿을 수 있겠나?

전북 혁신도시는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다. 그 대부분이 GM작물 시험단지다. 그런데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 공개를 하지 않는다. 현재 우리가 직접 찾고 있다. 최근에는 농수산대학 근처에 한 5만평의 대단지 시험재배지를 발견했다. 앞으로도 계속 찾아야 할 것 같다.

 

Q. 농민으로서 걱정이 되는 것이 많을 것 같다.

 

A. (여성만 위원장) 조금씩 알아가다 보니 심각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농민들은 그저 안전하다면 그 말만 믿고 있었다. 오늘 영상을 봤지만, 농민들은 제초제를 쓸 때 풀에다가 쓰지 작물에는 쓰지 않는다. 그런데 GMO를 통해 제초제에 내성이 생기는 작물을 재배하면 전체를 살포한ㄴ다. 그 성분이 그대로 인간에게 전이될 수 있다. 그리고 아직 GMO 경작을 하지 않으니 안전하다고 하는데 이미 GMO 수입 1위 국가로서 상당히 오염이 되어 있다. 전북 이서에서도 GMO면화가 발견되기도 했다. 사료차가 떨어진 것이다.

 

그리고 GMO 표시도 없는 상황에서 식탁과 사료 등이 오염이 되었다. 양식어종도 GMO사료를 먹이는 상황이다. 이 물이 배출되면 식용도 위험하다고 본다. 이런 상황에서 농촌진흥청이 직접 재배를 하겠다고 나오니 답답하다. 놀라운 것은 논란이 되니 상업화를 하지 않겠다고 한다. 그런데 이미 인체 실험도 완료했다는 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어찌 걱정하지 않을 수 있겠나?

 

Q. 이세우 대표에게 묻겠다. 이런 상황에서 전북은 어떻게 움직였나?

 

A. (이세우 대표) 소름 끼치는 일이 실제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영화를 통해 보고 충격을 받았는데, 이런 일이 전북에서 일어나고 있다. 처음에는 이 소식을 듣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전북 혁신도시 농촌진흥청 인근 도로는 생명의 도로라고 불린다. 그런데 GM작물 개발 소식을 듣고 이 도로가 ‘죽음의 도로’이지 어떻게 ‘생명의 도로’라고 할 수 있나 의문이 든다.

 

이렇게 고민만 하던 상황에서 농민단체들을 만났고, 그러다가 이미 GMO 저지 활동을 하고 있었던 아이쿱생협, 한울생협, 한살림 등 3단체를 알게 됐다. 그리고 이 문제는 자라는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문제라는 인식을 공유한 교육단체들도 만났다. 그렇게 여러 단체가 모였다. 원래 이렇게 모이기가 쉽지가 않은데 100여개의 단체들이 모였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당장 GM작물 재배를 중단하라는 것과 농진청 내에 GM작물개발사업단을 해체하라는 것이다. 최근 사드 배치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고 경북 성주주민들이 일치단결로 반대를 하고 있다. GM작물 개발 문제도 사드 배치 문제와 같다고 본다. 도민들이 마음을 모아서 저지해야 한다. 아직은 그 열기가 올라온 것 같지 않다.

 

<질의 중간 시민 발언이 있었다.>

 

전주 함씨네밥상 함정희 대표 : 유전자조작식품 수입 1등이 우리나라이다. 이 작은 나라가 1등을 하고 있다. 연간 45Kg의 콩과 옥수수를 먹는다고 하는데 이제 그게 부족해서 벼를 몰래 하다가 농민들에게 들킨 이 정부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나? 그런데 답답한 것은 이 농도 전라북도의 관료와 정치인, 도지사는 관심을 갖지 않고 시민단체들이 힘들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농촌진흥청 앞에서 GM벼를 가서 다 뽑아버리고 싶다. 꽃이 피면 유전이 될 수 있는데 걱정이다. 그런데 앞장서는 정치인과 관료가 없다. 이 핵폭탄과도 같은 재앙이 전북에 오는데 말이다.
 

Q. GMO 표시도 없는 상황에서 시민들은 제대로 된 정보를 얻을 수 없다. 시민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A. (여성만 위원장) 농사짓는 입장에서 국산이 제일이라고 본다. 다만, 식약처에서 GMO 표시를 하지 말라는 엉뚱한 고시를 했는데 지금은 이를 지키지 않으면 엄청난 벌금을 문다. 다국적 기업을 보호하겠다는 경제 논리로 GMO를 국민들에게 먹이는 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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