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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새 대표가 천막으로 당사를 옮긴다 해서, 정말 천막으로 옮기려는가? 궁금했다. 그런데, 노컷뉴스에 올라온 한나라당의 천막당사 사진은 그냥 천막이 아니었다.

한나라당이 노린 것은, 새 대표로 당선된 박근혜 대표가 말한대로, 천막이 던져 주는 “허름함”을 잠시 이용해서 차떼기당의 인상을 씻기 위한 몸부림에 불과했다.

그런데, 한나라당과 천막은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 우선, 궁금하다. 검찰이 밝혀낸 한밤중,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차떼기로 받은 정치자금은 어디로 증발하고, 이제는, 천막으로 옮기는 이벤트를 벌이는가?

진정, 천막을 당사로 이용하겠다면, 총선후에도 한나라당이 존재하는 한, 천막당사를 이용할 계획인지 묻고 싶다. 잠시, 머물다가는 정거장이 아닐까하는 의문을 지울 수 없다.

국민 대다수가 한나라당의 천막당사를 직접 목격할 수 없기 때문에, 한나라당이 천막으로 당사를 옮겼다는 말만 듣게 되면 안쓰럽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런 동정심이 표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 또한 간절할 것이다.

4천2백만원짜리 천막당사는 그렇게 불과 하룻만에 만들어졌다. 한나라당의 천막당사를 보면서, 얼마전, 백년만의 폭설로 하룻밤 사이에, 축사와 비닐하우스가 폭싹 주저앉았던 우리 농촌의 모습이 떠올랐다. 농민들은 그냥, 그대로 주저앉아 있다. 금새, 비닐하우스를 다시 짓고 새로운 마음으로 농사를 시작할만한 처지가 아닌 게 우리 농민들의 현실이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하룻 밤 사이에 번듯한 당사에서 천막당사로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불과 20여일도 채 남지 않은 이번 총선에서 이같은 한나라당의 초라한 변신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참으로 궁금해진다.

진정, 우리 정치가 서민의 어려움에 보다 가까이 접근하기위해 창고와 천막정치로 변했는가? 열린우리당이 불법 정치자금의 구설수에 오르면서 창고로 들어가더니, 이제는 한나라당 마저 천막으로 들어갔다. 아마 두고두고 한국정치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얼마나 갈지?

지금, 국민들로부터 듣는 소리는 “쑈” 라는 혹평이다. 진정으로,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고 서민의 어려움을 체험하기 위해 낮은 자리로 내려오기 위한 몸부림이라면, 앞으로 구성될 17대 국회 임기만이라도 두 당은 창고와 천막에서 지내라. 더 이상은 기대도 않는다.

16대 국회가 국민과 국가는 안중에 없는 탄핵국회로 막을 내렸다면, 17대 국회는 근신하는 마음으로 창고와 천막에서 보내라. 조금은 불편하고, 힘들 것이다. 그게 국민들의 심정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야말로 쑈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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