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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지방 하수도 수질 조작으로 걸린 수자원공사 전북본부가 수도사업 부문 최우수상 받아

전북환경운동연합, "허위 표기한 식당에 맛집 인증한 꼴"

문주현( jbchamsori@gmail.com) 2016.01.12 17:27

환경부가 11일 2015년도 우수 수도사업자(최우수상)로 한국수자원공사 전북본부를 선정 발표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전북본부는 지난해 일어난 전북의 용담호 유역 하수종말처리시설 수질원격감시장치를 조작한 사건으로 최근 검찰에 기소되었다. 해당 하수종말처리시설은 전북지역 상수원 용담호 상류에 위치하고 있다.


환경부는 155곳의 지자체와 6곳의 수자원공사 지역본부를 대상으로 ‘2015년 수도사업 운영 및 관리실태’를 평가했다. 수자원공사 전북본부는 6곳의 지역본부 중 가장 우수한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북본부는 정수시설 개선과 맞춤형 공정개발로 수돗물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환경부 수도정책과 관계자는 “수돗물을 만들기 위한 도수, 취수, 정수, 운영관리 등에 따라 평가한 것이다”면서 “논란이 된 조작은 하수도와 관련된 것으로 평가 사항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고려가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하수도 조작 문제에 대해서는 업무가 달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면서 “인지하였다고 하더라도 수도 사업 관련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진안군과 장수군은 지난해 말 환경부가 발표한 하수도 운영·관리 최우수 지자체에서는 하수도와 관련하여 밝혀진 불법 조작과 하수업무 관련 부정비리로 평가 자체에서 제외된 바 있다.(결격 사유에 해당)


그러나 불법 조작이 일어난 곳이 상수원인 용담호로 바로 흘러들어간다는 점에서 환경단체들은 이번 수상이 문제가 많다는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전북본부의 수상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즉각 비판 논평을 발표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12일 논평을 통해 “수질조작을 한 수자원공사 전북본부에 면죄부를 준 것”이라면서 “법을 어긴 전북본부가 환경부로부터 최우수상을 받은 것은 원산지를 허위 표기한 식당을 우수음식점으로 지정하는 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자원공사가 관리하던 하수처리장에서 처리된 더러운 물(기준치를 조작한 처리수)이 곧바로 130만 도민의 상수원인 용담호로 흘러들어갔다”면서 “그런데 죄를 벌해야 할 환경부가 별 잘못이 없다고 일으켜 세워준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달 30일 행정자치부가 발표한 ‘2015년 정부합동감사-전북도’에 따르면 장수와 진안 공공하수처리시설 TMS(수질원격감시체계) 조작과 장수군 총인처리시설 준공 과정에서 부정이 일어났다.


TMS는 객관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오염 물질 불법 배출을 줄이고 지도 점검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24시간 상시 감시 시스템이다. 하수처리장의 경우 하루 처리량 700톤 이상인 시설에는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되어 있다.


수자원공사 직원들은 용담댐의 수질이 기준치를 초과하면 과태료 및 인사조치 등의 불이익을 우려하여 측정기기의 수치를 임의로 조작했다. 처리시설 근무자들은 주로 총인 수치를 낮추는 방법으로 조작했으며 장수에서 총 142회, 진안에서 총 60회에 걸쳐 수치를 조작했다. 모두 2014년 3월부터 2015년 3월까지 1년새 벌인 일이다.


수치 조작은 수질 오염이 높아지면 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오·폐수가 방류된 것도 배제할 수 없다. 장수처리시설의 경우 2014년 장마철(7월과 8월)에 조작된 사례들을 정상치로 다시 측정한 결과 약 8차례에 걸쳐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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