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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지방 "익산의 행복과 공존, 분열된 야당이 만들 수 없다"

[인터뷰] 익산시장 재보선 무소속 김은진 후보, "농업과 환경. 지속가능한 발전"

문주현( jbchamsori@gmail.com) 2016.04.05 20:42

전라북도 선거판에서 ‘낙후’라는 말은 보통명사와 같다. 저마다 ‘낙후된 전북’을 바꾸겠다며 나서는 정치인들, 그들의 소속은 주로 제 1야당이었다. 제 1야당이 수 십년을 집권한 전북이 낙후되었다면, 응당 책임질 정치인들도 제 1야당이어야 한다. 하지만 지극히 당연한 이 논리가 어긋나는 것이 전북지역 정치판이다.


사실상 전북을 바꾸겠다는 후보도 수권 야당이고, 전북을 지키겠다는 후보도 수권 야당인 상황에서 참소리는 익산시장 재보궐 선거에 무소속으로 나선 김은진 후보를 ‘전북지역 진보정당 후보들’ 릴레이 인터뷰 대상자로 선정했다. 제 1야당의 분열에 대해 “이권과 이해관계가 얽혔기 때문”이라고 정리한 김 후보는 폭넓은 진보세력의 연대와 연합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진보정당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녹색당 전북도당의 정책 협약 대상자로 공식 지지선언을 받기도 한 김은진 후보는 농업과 환경 정책에 있어서 지속가능한 진보와 녹색의 가치를 강조한다. 한미 FTA와 한중 FTA 등 농촌 경제를 파탄으로 내모는 협정에 반대하는 것은 물론이고, 유전자 조작 작물에 대한 문제는 그동안 선두에 서서 제기했다.


희망을 ‘개발’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공존’에서 찾고자 하는 김 후보에 익산의 희망을 물었다.


사진KakaoTalk_20160405_205401954.jpg


Q. 선거 운동을 막상 해보니 어떤가?


A. 왜 시민들이 선거가 시작되면 ‘징글징글허네’라고 하는지 알겠다. 정말 시끄럽다. 전북 익산시는 다른 곳보다 선거로 뽑는 사람들이 더 많다. 국회의원 2명과 시장, 지방의원까지... 후보자들이 17명이나 된다. 동시에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거리에서 유세를 하니까 정말 시끄럽다.


Q. 그런 선거에 뛰어든 특별한 사정이 있나?


A. 올해로 익산 시민이 된 지 10년이 됐다. 그동안 여러 가지 많은 일들을 시도해봤다. 마을 공동체 복원, 직거래, 마을 만들기 등 공동체와 관련된 일들과 협동조합까지 많은 시도를 해봤지만, 그 때마다 큰 벽을 만났다. 그 벽은 주체들이 희망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거슬러 살펴보니 시정에 대한 불신과 익산은 이미 끝난 도시라는 생각이었다. 난 앞으로 10년이 아니라 평생을 살 것인데, 이렇게 두면 안 되겠다, 무언가 변화를 모색해야겠다는 생각에 결심을 했다.


Q. 그 결심이라면 당선이 중요할 것 같은데,


A. 당원인 적은 없지만, 민주노동당을 시작으로 진보정당 지지자였다. 주변에서 여러 당 가입 요청과 제안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살아오면서 추구한 중요한 가치를 전제한 정당이어야 지지를 할 수 있었다. 그 가치는 사회·경제적 약자를 배려하고 중심이 되는 비전을 가진 정당이다. 그런 정당이 아니면 꿈에도 생각해 본 적 없었고, 그런 점에서 거대 두 야당은 아니다.


그리고 야권연대의 필요성에 대해 많은 말들이 있는데, 진보 세력들간의 폭넓은 연대와 연합이 필요하다. 당을 세우는 것보다 그런 측면에서 연대를 만드는 일에 집중하고 싶고 그래서 무소속 출마를 결심했다. 선명한 정치색도 중요하지만 이 땅에 소외된 민중들이 뭔가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하기 위한 비전을 둔 정당, 진짜 국민과 민중의 미래를 중시하고 우선하는 정치 정당이 필요하다. 이런 정당을 꿈꾸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Q. 지금 익산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A. 우선 익산시는 농업과 공업에 대한 정서가 이질적으로 존재하는 곳이다. 이리시와 익산군의 통합으로 인해 시내권이 가진 정서와 과거 익산군 지역의 정서가 다르다. 이로 인해 농업과 공업이 서로 다른 길을 걸으며 변화 발전해왔다. 전임 시장들은 공단을 조성하면서 유치한 기업이 농업과는 상반된 기업들이 대부분이었다. 심한 경우에는 친환경 농업이 불가능하게 만드는 산업을 유치했다. 인근이 오염되면 유기농업이 불가능한 산업들을 유치했다. 공업과 농업이 서로 단절된 상황을 재편하려고 한다. 농업과 연계된 산업으로 꼭 재편하겠다.


Q. 농업과 관련된 것이라면 외국기업도 포함되는 것인가?


A. 그동안 시나 정부에서 외국기업을 유치하는 전략을 보면 지방세 50년 면제, 국세는 말할 것도 없고 임대료를 감면하는 등의 상당한 혜택을 부여한다. 그런데 이 기업이 들어오면 고용이 조금 증대되는 효과 말고 없다. 이들 기업이 정규직을 보장해주는 것도 아니고 익산의 세수를 보장하지도 않는다. 그런 식의 혜택을 부여하는 것은 반대한다.


Q. 지난 3월 23일 녹색당 전북도당과 정책협약을 맺었다. 어떻게 맺게 됐나?


A. 익산은 오랫동안 악취와 석산에 대한 환경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상태이고, 이들 문제가 농업과 관련되어 확장됐다. 앞으로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위한 정책 연대다. 녹색당에서 추구하는 가치와 맞은 점도 있다.


Q. 다시 익산의 농업에 대해 묻겠다. 사실 익산시장 선거에서 전혀 이슈가 되지 못하고 있는데, 농촌진흥청에서 익산지역에 유전자조작 벼 시험재배를 했었다. 심각한 문제가 아닌가?


A. 익산에서 너무 오랫동안 시험재배가 되었다. 그것도 익산에서 가장 많이 쌀이 생산되는 지역과 인접했다. 지금은 폐쇄했다고 하지만 식물이라는 것이 갈아엎었다고 모두 사라지지 않는다. 어떤 식으로 문제가 발현될지 모른다. 그래서 벼농사를 전제로 끊임없이 사후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미국은 유전자조작 벼 시험재배 장소의 인근에서 유전자조작 벼가 발견되는 데 5년의 시간이 걸렸다. 100% 안전하다고 보장할 수 없다. 만약 발견된다면 그동안 익산 농가들이 힘겹게 구축한 친환경 농사지역의 인증도 취소될 수 있다. 그래서 모니터링을 해야 하는데 익산시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중앙정부인 농촌진흥청에서 부담하고 해야 한다. 적극적으로 요구하겠다.


Q. 끝으로 (구)새정치민주연합 계열의 야권 분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공천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국민의 당 모두 시끄러웠다. 이 잡음은 이권과 이해관계가 얽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이들이 당선되면 그 이해관계에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문제는 이들 야당이 그동안 잘해왔다면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이들이 호남의 자존심과 호남정치의 복원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이 말들을 신뢰할 수 없다.


그동안 호남권 시민들이 차별과 낙후의 결과를 알면서도 야당을 선택한 것은 세상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선택한 이들이 지난 8년 동안 질질 끌려가고 있다는 불신이 지금 크다고 본다. 그래서 호남에서 새로운 바람이 있었으면 좋겠고 익산에서도 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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