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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지방 "기아자동차 공장 유치와 해수유통, 새만금의 두 가지 해법"

[전북지역 진보정당 총선 후보] 군산시, 정의당 조준호 후보

박슬기( jbchamsori@gmail.com) 2016.04.06 18:47

5일 오전 군산시청에서는 "기아자동차 제4공장을 군산에 유치해야 한다"면서 군산유치추진위원회 결성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주최자는 4·13 총선 전북 군산에 출마한 정의당 조준호 후보이다.

 

그는 기아자동차 노동자 출신으로 자동차산업노조연맹위원장과 민주노총 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 그가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있던 당시에는 노무현 정부의 ‘노사관계 로드맵’을 비정규직악법이라며 저지코자 하는 단식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그런 조 후보가 야당의 ‘표밭’이라 불리는 호남 지역에서, ‘진보정당’이라 불리는 정의당 소속으로 나서며 내세운 이 같은 제안은 어떤 의미일까. 총선을 8일 앞둔 5일 오후 그의 선거사무소에서 직접 조 후보를 만나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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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조준호 후보가 5일 '기아자동차 제4공장 새만금 유치'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조준호 선거사무소 제공


“노동자, 농민이 직접 국회에서 자신의 문제를 풀도록 길을 열어야”

 

Q. 노무현 정부 시절 민주노총 위원장을 했다. 노동운동을 하다가 정치를 하게 된 이유가 있는가.

 

A. 노동운동을 30년 이상 했다. 90년대 초부터 민주노총 건설과정에 함께 했고 그 성취 또한 함께 맛보았다. 민주노총이 성장하던 시기에는 사회적, 정치적으로 큰 역할을 차지했다. 민주노총이 사회개혁 투쟁 등을 하면서 사회를 바꾸어야겠다는 의지가 있었고, 실제 근로조건 또한 질적으로 향상됐다. 그런 경험을 통해서 노동자들이 힘을 모아서 ‘민주노동당’이라는 진보정당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던 중 결정적으로 이명박 정부에 들어서면서 급격하게 퇴조현상을 겪었다. 노동자의 근로조건 악화를 시작으로 비정규직화가 급속도로 더 양산·강화되고, 사회전반의 양극화가 심해졌다.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 역시 유례없이 강화됐다. 노동조합만으로 그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인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진보정당이었던 민주노동당의 침체 혹은 실패를 겪으면서 무력감을 느끼기도 했다. 과거에는 모든 사회적 문제가 노동조합 혹은 사회운동 속에서 한 보 한 보 앞으로 내딛던 시기였으나, 지금은 모든 문제가 오직 국회에서 진행되고 또한 퇴보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래서 보다 적극적으로 국회에 가서 사회적 문제를 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감이 생겼다. 문제들을 안고 있는 노동자, 농민, 중소상인 등이 직접 (국회에) 들어가서 자신의 문제를 다루고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회 다수를 점하고 있는 법률전문가 등의 사람들에게 위임·위탁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정치에 본격적으로 참여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국민이 키운 재벌, 어려운 시기에 좋은 일자리 제공해야할 책임 있어”

 

Q. ‘기아자동차 제4공장 새만금 유치’를 핵심공약으로 내걸었다. 어떤 이유인가?

 

A. 현재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고용문제, 특히 청년실업문제이다. 그에 대한 해법이라면서 고임금자 임금 깎아서 청년들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하고, 일자리가 없다면서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것이 정부방침이다. 그것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새로운 일자리가, 그것도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져야만 진정으로 일자리 공급과 내수경기 활성화가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 정부의 정책은 이러한 방향이 아니다.

 

특히 국민들이 키워온 재벌들이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국민들이 키웠다‘는 것의 의미란 (국가가) 세제로서 혜택을 주고, 관세로서 보호해주고, 국민들이 애국심으로 상품을 사서 키워냈다는 뜻이다. 그야말로 ’국민들이 키운‘ 것이다. 그럼에도 국민들에게 일자리와 내수경기 활성화가 절박한 지금 시점에, 생산비가 비싸다, 더 싼 곳으로 가겠다며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는 것은 그야말로 ’먹튀‘이다. 미국의 경우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 오히려 제조 분야를 (국내로) 회귀시키고 있으며, 그것으로써 고용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그로 인해 현재 오바마 정부에서는 유례없이 안정적인 고용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일본 역시 (국내 생산으로) 회귀하고 있다.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고용문제가 심각한데도 재벌들이 공장을 외국으로 이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아자동차 제4공장 새만금 유치’란 단순히 경제발전을 위한 공약이라기보다, 오히려 노동문제, 국민들의 삶의 질 문제, 국내 경제의 문제, 그리고 기업의 도덕성 문제까지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Q. 그렇다면 재벌기업들 중 왜 ‘기아자동차’인가?

 

A. 작년 현대기아자동차의 사내유보금이 약 110조이다. 그 중 공장을 짓는 데에는 최대치로 어림잡아도 10조도 채 들지 않는다. 그 비용이면 충분히 미래형 자동차기지와 인프라 구축을 안정적으로 완료할 수 있다. 이는 미래형 자동차 기지를 통한 자동차산업의 미래를 위해서도, 국내 고용을 위해서도, 그리고 국내 1,2위를 다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이렇게 충분한 여력이 있을 뿐 아니라, (세계 자동차회사 중) Big5에서 Big3를 목표로 생산량을 늘리고자 계속 해외공장을 짓고 있다. 현재 국내생산이 160만대, 해외생산이 130만대인데, 올해 5월 멕시코 공장이 가동되면 국내와 해외 생산량이 역전될 것이다.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필요한 최대 시장이 바로 아시아다. 유럽과 북미시장은 이미 새로운 수출효과가 크지 않다. 아시아에는 여전히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 등 무궁한 시장이 있다. 그것을 공략하기 위한 전진기지를 어디에 둘 것인가? 바로 새만금이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이다. 대중국 역시 군산이 산둥반도와 가장 가깝다. 이곳에 기지를 두어야 한다.

 

“새만금은 미래형 자동차기지 건설에 최적지”

 

Q. 지리적 요건 외에도 새만금이 자동차기지 건설에 최적지라는 다른 근거가 있는가.

 

A. 새만금에는 기지를 형성할 부지가 있다. 현재 새만금 땅을 외국 기업에게는 100년 동안 무상임대를 해주고 있을 정도다. 또한 자동차 공장은 반드시 수출을 위한 항구가 필요한데, 군산에는 자동차 수출 전용항이 있다. 광주공장에서 생산되는 차도 군산항에 와서 수출을 한다.

 

새만금에 자동차 공장이 들어오면 막강한 배후산업이 함께 들어온다. 자동차 한 대에는 3만여 개의 부품이 있기 때문에 부품업체가 대거 들어와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GM자동차 군산공장은 미국에서의 국내 회귀방침 등으로 생산량이 절대적으로 감소되어 있다. 이렇게 되면 GM공장 자체 뿐 아니라 부품업체들 역시 심각한 위기를 맞는다. 부품업체들 거의가 도산위기에 처해있고 실제 도산된 곳도 속출하고 있다. 기아자동차 공장의 새만금 유치로 군산은 이러한 위기에서 살아날 수 있다.

 

작년 현대기아자동차는 81조를 생산과 미래형 자동차에 투자하겠다고 밝혔으며, 이중 약 70%를 국내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들이 (외국이 아닌) 국내에 기지를 형성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주어야 하며, 그 최적지는 바로 군산이다. 광주에서는 이미 공장 유치 경쟁에 들어갔다. 광주의 입지조건을 생각한다면 이미 땅값만 생각해도 상상이 힘들 정도이며, 그 주변 역시 투기 등으로 혼란을 겪을 것이다. 그리고 광주에는 항구가 없다. 모든 생산량을 군산항에서 수출해야 한다. 현대기아자동차는 그로 인한 손해를 보완하기 위해서 광주시장과 반값 임금, 저임금공장을 하겠다고 협상 중이라고 한다. 그것은 옳지 않다. 그들은 양질의 일자리를 국민들에게 제공해야할 의무가 있다. 비록 이익을 조금 덜 보더라도, 적어도 지금 이 시점에는 그래야만 한다. 그런 점에서 군산이야말로 그것을 제공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다.

 

Q. ‘새만금 해수유통’ 또한 요구하고 있다. 새만금에 대한 ‘자동차기지 건설’과 ‘해수유통’이라는 두 공약 사이에 어떠한 연관성이 있나.

 

A. 새만금의 또 다른 심각한 문제는 수질을 포함한 환경문제이다. 새만금호를 막아놓았는데, 담수 자체가 완전히 썩어 있다. 지금 (새만금호) 수질을 7등급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농업용수로도 쓸 수 없는, 완전히 썩어 있는 물이라는 것이다. 시화호랑 마찬가지인 셈이다. 현재는 조류간만의 차가 났을 때 조금씩 방류만 하고 있는데, 앞만 조금 빠져나가고 뒤는 여전히 썩고, 이런 상태를 지속해보아야 결코 해결되지 않는다. 바닷물이 들어와야만 정화가 된다. 그렇게 되면 새만금이라는 거대한 곳에 생태계가 살아나고, 심지어 갯벌까지도 살아날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진단하고 있다. 전반적인 생태환경이 되살아날 것이다.

 

(이렇듯 환경적인 영향을 고려할 때) 새만금에서 형성되는 부지에도 (친환경적인) 미래형 공장이 들어와야 한다. 그런데 현재 새만금에는 석탄발전소 건설이 예측되고 있다. 이것이 들어오면 전북에서 청정지역에 속하는 무주·진안·장수마저도 석탄으로 뒤덮일 것이다. 그러므로 석탄발전소가 아닌 미래형 (자동차)공장이 들어서야 하고, 해수유통을 시행해서 친환경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는 국가와 국회에서 함께 결정해야할 문제이다. 새만금의 기아자동차 공장 유치와 해수유통은 이런 관점에서 둘로 나누어 생각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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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호 후보가 선거 유세활동을 하고 있다. -조준호 선거사무소 제공

 

“기아자동차 제4공장 유치로 한국GM공장과 부품업체도 상생 가능할 것”

“군산 뿐 아니라 모두의 문제, 절박하고 시급하다”

 

Q. 한국GM자동차 군산공장의 대량해고와 생산량 감소로 노동자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자 총선에 출마한 후보로서, 이에 대한 해법이 있는가.

 

A. GM이 외국기업이라서 상당히 문제다. 내가 자동차연맹위원장일 당시에도 외국기업에 우리 회사를 넘기는 것을 매우 반대했다. ‘먹튀’하더라도 통제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GM 군산공장 역시 GM 자체생산력과 자체개발력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한국공장에만 문제가 전가된 것이다. GM이 한국에서 철수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현실화되고 있다. 여기에는 국가가 나서야만 한다. 적어도 지금 상태에서 고용을 보장하고, 국가가 개입해서 생산량을 보장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바로 국가가 (외국 기업에의 매각을 통해) 현재 상황이 가능한 조건을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국가가 나서야만 한다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입장이다.

 

군산에서 기아자동차 공장을 유치하자고 하니, “있는 (GM)공장도 유지하지 못하면서 새 공장을 유치하겠다고 하느냐“는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거꾸로 생각한다. 기아가 이곳을 중요 거점으로 삼아 새 공장을 유치한다면, GM 역시 (철수에 대한) 재검토를 진행할 것이다. ‘왜 저들은 이곳을 중요한 거점으로 생각하지? 우리는 철수하려 했는데’ 하는 것이다. 자신들(GM)이 자동차산업 인프라를 이미 군산에 구축해 놓았는데, 세계시장에서 자신과 치열하게 경쟁 중인 현대기아가 이곳에 들어오겠다고 한다면, (GM 역시) 갖고 있는 것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이 틀림없다.

 

또한 자동차는 부품산업이 핵심인데, 수많은 부품업체들은 공급의 다변화를 이뤄야만 안정화된다. 한 공장이 위기에 처하면 다른 공장에 납품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GM공장에만 의존하다보니 해외에 있는 GM부품업체로 (GM이) 다 공급을 옮겨버리면 이곳은 고사된다. 그러한 때에 공급 다변화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새만금 기아자동차공장 유치는 이것을 활성화시킬 방법이다.

 

광주의 경우만 보더라도, 현대기아자동차가 광주 GDP의 40%를 점유하고 있다. 무려 11조의 생산유발효과가 있는 것이다. 군산에 기아자동차 제4공장이 들어선다면 전북의 경제가 달라지게 된다. 근본적으로 기아공장 유치는 단순히 군산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단순히 선거용 공약이 아니다. 절박하고 시급하며, 군산시민 뿐 아니라 모두의 문제다.

 

“비슷한 당이 아니라, ‘다른 당‘이 정치현실 바꿔야”

 

Q. 노동운동만으로는 한계를 느껴 정치를 결심했다고 언급했다. 그렇다면 현재 한국 사회에서 정치인이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임금피크제 등 경제위기에 대한 정부방침에 대해) 왜 윗돌 빼서 아랫돌 끼워 넣느냐‘고 비난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정치인이라면 대안을 정확하게 제시해야 한다. 30대 재벌의 사내유보금 700조가 있다고 해서, 그것을 무턱대고 내놓으라고 하면 누가 내어놓겠는가. “국민들이 당신들을 키웠으니, 국민들이 고통 받고 있는 이 시점에 바로 이렇게 써야한다”고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기아자동차공장 유치) 문제는 또한 매우 시급하다. 81조 중 단 10조, 아니 5조라도 빨리 투자해서 고용을 확장해야만 한다. 그렇게 되면 현대기아는 국내 1,2위를 다투는 재벌기업으로서 다른 기업들을 선도하는 좋은 효과를 발생시킬 것이다.

 

Q. 기아자동차 공장 새만금 유치에 있어서, 자신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

 

A. 자동차연맹위원장 당시 삼성자동차가 진출했다가 르노에 매각되고, 대우자동차가 쌍용으로, 중국 상하이 자동차로, 이어 인도로 매각되는 등의 전체적인 과정과 구조조정 등을 경험했다.

 

이러한 과정에 개입하는 여러 요소가 있다.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이 부산에 삼성자동차공장을 유치하겠다고 나섰고, 그렇게 정치가 힘을 발휘하는 것을 보았지만 정치적으로 이를 이용해서 이익을 본 정치가가 책임을 진 것은 본 적이 없다. 또한 이해당사자인 노동조합도 그 문제에 대해 실제적인 개입을 하게 된다. 고용문제부터 회사발전, 근로조건들이 다 걸려 있기 때문이다. 한편 해당 지역의 행정·정치적 여건, 그리고 시민들의 호응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렇게 3박자가 맞아야만 한다.

 

나는 이러한 세 가지 조건을 조율하고 정리할 수 있는 최적의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새만금에) 조성되어 있는 최적의 조건에, 최적의 사람이 있다면 실제로 진행할 수 있지 않겠나.

 

Q. 군산을 비롯한 호남지방은 이른바 야당의 ‘표밭’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 정의당 소속으로 출마하는 의미는 무엇인가.

 

A. 호남에서는 아무래도 제1여당이 가장 강하다. 국회의원, 시장, 시의원, 도의원 모두 같은 당에서 나온다. 그렇다면 과연 지금까지 이들이 만족할 만한 역할을 했는가? 시민들 10명 중 8,9명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도 시민들은 '외사랑'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여당에 문제가 많다는 것을 국민들이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여당에 문제가 많은 것은, 야당이 자기 역할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당의 기지이고, 표밭인 호남이 변해야만 한다. 그래야 우리 정치가 바뀐다. 비슷한 당이 아니라, 다른 당이어야 한다. 정의당이 이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서 정의당으로 출마했고, 그 선택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정의당 후보가 이곳 군산에서 당선된다면, 우리 정치현실에 큰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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