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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뉴스 시민의 쉼터와 문화유적 빼앗는 웅포골프장

토리( toritoon@email.com) 2002.10.14 11:19

80만평이라는 거대규모의 골프장 건설을 위해 부지를 사들이고 산에 도로를 만들고 있는 익산 웅포골프장.

익산시가 골프장 수익세를 통한 수입을 위해 한국프로골프협회와 협약을 체결하고 2000년부터 건설 준비 중인 곳이다.

골프장이 만들어질 함라산에 땅을 두고 있는 주민들과 익산 농민회 등은 골프장건설 반대 대책위를 구성하고 지속적으로 반대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이 골프장 건설을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이유는 골프장 건설이 자신들의 유일한 생계수단인 농업과 축산업을 망치고 또 삶의 터전을 송두리채 빼앗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대규모 환경파괴사업

농사를 지을 때의 몇백배에 이르는 맹독성 농약과 제초제가 살포될 골프장 부지는 금강과 바로 맞닿아 있다.

""골프장과 강은 기준치로 15km 이상 떨어져야 하는데 이렇게 가까이 붙어있다면 그 많은 농약들이 정화되지도 못하고 금강으로 흘러들어가 물을 오염시키고 물의 생태계를 다 파괴시킬 것""이라는 게 반대대책위의 주장이다.

예전에도 금강은 수질악화로 많은 어종이 사라지고 숫자도 감소해 정부가 2000년 '금강 물관리 대책'을 세운 바 있다.

백제문화권 개발사업으로 골프장을?

익산 웅포 농민회장 이종균 씨는 골프장건설 반대투쟁을 진행하면서 문화유적에 관한 전문가가 됐다.

""함라산 자체로도 시민들이 등산하고 산책할 수 있는 좋은 휴식공간입니다. 게다가 함라산 주변에는 역사적 인물의 사당이라든지 훌륭한 문화유적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어요. 익산 미륵사지 외에 또 하나의 문화관광단지로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곳인데 왜 이걸 파괴하는 지 모르겠어요""

8개소의 유적군이 발견된 바 있는 웅포에 골프장이 건설되는 것에 대해 지역 고고인류학계도 크게 반발하고 있다.

애초 익산시는 백제문화권 특정지구 종합개발계획으로 웅포 일대를 개발하는 것으로 계획했었으나 경제성을 고려하며 민자유치를 하다보니 골프장, 향락업소 유치가 중심에 놓여버리게 된 것이다.

또 익산시민위해 공원으로 조성한다던 금강하구도 골프장 규모가 확대되면서 부지로 포함됐다.

소수의 개발이익독점 의혹

민자유치를 하는 과정에서 특정소수가 이익을 독점하려 했다는 의혹은최근 익산시의회 특별조사위에 의해 비리가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만 하더라도 익산시와 협약했던 사단법인 한국프로 골프협회라는 비영리재단이, 계약할 때에는 (주)KPGM이라는 영리재단으로 바뀌어져 김승학 한국프로골프협회 회장과 그 측근이 개발이익을 독점하도록 진행되었다는 사실이다.

이것과 함께 반대대책위는 현재 지자체 주도의 골프장 건설사업의 폐해로 ""골프장 건설에 지방자치단체가 온갖 특혜를 주다보니, 지원받은 사업자금 등을 사업주가 챙기고 나면 사업은 적자가 나더라도 그 피해는 시민들이 다 받는 상황""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주민들 대부분 골프장 문제점 몰라

반대 대책위가 겪는 싸움의 어려움은 골프장 건설로 입을 피해가 눈앞에 산적해 있는데도 이 문제점을 대다수의 주민들이 잘 모르고 있는 것이다. 골프장 건설이 주민들의 생활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데도 익산시는 형식적인 설명회 몇차례만을 치루었을 뿐이다.

각종 문제들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도 익산시는 11월부터 웅포골프장을 본격적으로 건설하겠다고 결정했다. 익산의 명소가 될 수 있는 산과 땅이 이제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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