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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뉴스 농민들 생존권은 이미 '벼랑 끝'

평화와인권( onespark@chollian.net) 2002.11.04 14:46

농민투쟁 확대, 각계 연대 절실

지난달 30일 금마농협 등 익산시 소재 농협조합장협의회 소속 14개 조합장들이 쌀소득보전 직불제 시행에 대해 전면 거부할 것을 선언했다.

이들은 ""정부의 쌀소득보전직불제가 쌀값 하락에 따른 쌀농가의 소득감소를 전제로 한 대책으로 쌀값하락을 기정사실화한 것이기에 받아들일 수 없다""며 ""농민을 기만하는 밀어붙이기 행정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농업파탄이 대다수 농민의 빈곤화 초래

농촌지도자연합회, 농업경영인연합회 등 농업관련 단체의 대다수가 쌀소득보전직불제 시행에 대해 생산비는커녕 가격하락에 따른 소득 감소분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거부하고 있는 현실이다.

쌀수입개방과 농업보조금 축소 경향이 농민에게 해당되는 문제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최근 농업정책의 경향에 따라 ""소규모 영세 농가는 다 죽을 수밖에 없다""는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우루과이라운드 협정(UR)이행에 따른 쌀 수매 등 정부보조금이 줄고 있는 가운데, 농산물 수입의 증가로 인한 주요 작목의 가격하락 내지 정체는 농가교역조건 악화와 함께 곧 바로 농가소득의 감소와 부채증가로 이어지면 농업종사자의 대다수가 빈곤화 될 처지에 놓여 있고 이들 중 다수가 도시에 몰린 유휴노동력으로 남게 되는 상황을 불러온다.

지난 4월 중국 신화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농촌실업인구가 1억6,000만 명에 이르러 거의 20퍼센트(%)의 대륙 농민이 실업상태에 놓여있으며 심지어 광조우(廣州) 남방주말(南方週末)은 많은 농민이 파산 혹은 실업상태로 도시주변에서 빈민굴을 형성해 사회문제를 조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쌀소득직접지불제가 지난달 31일 신청마감이었다가 마감 이틀전인 29일 현재 95만 4천여가구의 대상 농가 중 4만 7천여 농가만 신청해 5%에 그치자 전라북도와 각 시군에서는 기간을 연장했다.

그러나 농민들은 실질 소득보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직불제 시행을 중단할 것과 특히 농협RPC(알피시, 미곡종합처리장)의 수매가 인상을 요구하며 시군별로 농성에 돌입하는 등 강력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

전북농민 위기 체감지수 커진다

최근 쌀수매 동향은 정부수매 물량이 계속 줄어들고 있고 정부는 정부 수매물량의 절반에 가가운 물량을 농협에 차액수매(농협 대행)형태로 떠넘기고 있는데 반해 농협의 자체 수매량은 95년 대비 2000년에 약 10배로 증가했다. 정부주도의 수매가 농협으로 넘겨지고 있는 이 과정에서 농협 RPC는 적자경영으로 인한 손실분을 자체 수매가를 낮게 매겨 매입하려고 해 해마다 농협 앞 나락적재투쟁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10월 2일전북 임실의 오수 농협RPC에서는 도내 최초로 자체 수매가를 쌀값 폭락이 예상되던 지난해보다 더 싼 가격인 조곡(벼) 40㎏ 당 5만2천원에 일방적으로 결정하려해 농민들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쳤다.

10월 30일 오수농협RPC의 쌀생산비보장을 위한 임실군농민대회에 참가한 농민들은 지사면과 오수면, 삼계면을 중심으로 임실농협RPC 앞에서 1차 적재투쟁과 더불어 천막농성에 돌입해 5일 현재 1주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지역공동체 분할위기 맞설 각계 연대 절실

전북민중연대회의 김종섭 집행위원장은 ""지금은 노동자 농민이 신자유주의로 인해 그 생존권이 벼랑 끝에 몰려있을 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철저히 배제되어 있는 시기""라며 ""어느 때보다 신자유주의 반대라는 공동의 요구조건을 내걸고 함께 투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전북추진위 고형석 사무처장은 ""최근의 농민투쟁이 지속적인 힘을 발휘하려면 노동·시민사회·학생·여성 등 각계의 연대가 활발해져야 자유무역협정 등 세계화에 따른 민중들의 고통강요현실을 극복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전북지역본부 염경석 본부장은 이렇게 말한다.

""11월 13일 열릴 30만 농민의 항쟁은 450만 농민의 절규이며 이는 반민중적인 김대중정부와 신자유주의에 희생당하고 있는 민중의 거대한 투쟁이 되어야 합니다.""


- 출처 : 주간인권신문 [평화와인권] 31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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