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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내 대부분의 법인택시 회사들이 기사들에게 지정된 충전소에서 LPG 가스를 충전하게 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리고 회사와 충전소 간의 리베이트 의혹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어 행정당국의 보다 강력한 관리감독과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리고 지정된 충전소 이용을 강제하는 것에 대해 지난 1월 공공운수노조 택시노조 전북지부는 전주시청에 강하게 항의하였지만, 현재까지 개선되지 않고 있어 노동자들의 불만이 높다.

 

▲지정충전소에서 같은 회사 법인택시들이 줄지어 주유를 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택시노조 고영기 분회장은 “택시노동자는 아직도 개선되지 않은 불법사납금을 채우기 위해서는 시간이 돈”이라면서 “회사와 가까운 충전소를 이용하면 시간이 절약되고 가스도 아낄 수 있지만, 회사와 상당한 거리에 있는 지정충전소를 이용하면서 가스와 시간을 거리에 버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현 상황을 전했다.

 

실제 전주 시내 22개 택시 회사 중 지정 충전소 이용을 강제하는 회사는 약 2곳 정도를 제외한 대부분. 대략 택시노동자들이 충전을 위해 허비하는 시간은 하루 30~1시간이다. 거리로는 약 15~20Km, 하루 2리터 정도의 가스를 도로에 쏟아붓고 있는 상황이다.

 

회사 근처 충전소만 약 5곳, 그러나 이용할 수 없어

거리로는 약 7Km, 요금만 따져도 대략 6500원

 

실제 27일 D교통 택시노동자와 함께 충전을 해 보았다.

 

D교통은 전주역 근처 택시회사로 이 회사가 지정한 충전소는 약 7Km 떨어진 팔복동에 위치했다. 이 택시노동자에 따르면 회사 근처에만 충전소는 약 5곳으로 D교통 법인택시로는 충전을 할 수 없다. 요금만 대략 6500원, 시간으로 따지면 25분이 소요되었다.

 

오전 근무자는 오후 근무자에게 택시를 인계할 때 충전을 하는데, 택시노동자들은 그동안 이 같은 충전을 매일 반복하고 있다.

 

▲출발부터 요금과 거리를 측정했다.

▲회사에서 지정충전소까지 거리는 6.6Km. 요금으로만 6400원에 해당한다. 이 곳까지 오는 동안 충전소는 약 5곳 이상이었다.

 

이 같은 지정충전소 이용에 대해D교통 관계자는 “지정된 충전소 이용은 관리 등의 편의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법인택시는 가스 충전 시 결제기능이 없는 유류구매카드(이하 거래카드)를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지정충전소 외에 충전소에서 이 거래카드를 받아주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 다른 충전소를 이용하여 사정을 설명하니 주유를 거부당했다.

 

국토해양부 버스·택시 유류구매카드제 시행지침에 따르면 ‘운송사업자가 지정한 주요소 또는 충전소에서만 주유받도록 강요하는 행위’는 금지사항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노사간에 합의를 통하여 지정 주유소를 운영하는 경우 그러지 아니하다’라는 예외조항이 있어 대다수의 법인택시 회사들이 노사합의를 들어 관례처럼 지정 충전소를 강제하는 실정이다.

 

▲유가보조금 등으로 인하여 법인택시는 결제가 사후에 되는 거래카드를 이용하고 있다. 이 거래카드로 다른 충전소를 이용하려 했지만, 사정을 설명하니 주유를 거부당했다.

 

C택시회사의 경우, 사장이 바뀌면서 회사 입구 충전소를 이용하던 것은 회사로부터 3Km 떨어진 충전소로 바꾸기도 했다.

 

택시노동자, "지정충전소 이용은 회사와 충전소 간 리베이트 때문"

D교통, 등기부등본 보니 충전소 사장과 7800만원 채무관계

 

하지만 법인택시회사에 종사하는 택시노동자들은 “노사 합의는 보이기 위한 것일 뿐, 회사와 지정 충전소간 리베이트가 이유”라는 설명이다.

 

실제 D교통의 등기부등본을 살펴보면, 근저당설정으로 지정 충전소 주인 김00씨가 회사 토지를 설정해놓은 것도 확인되었다. 채권최고액은 7,800만원.

 

▲지정충전소 사장이 설정한 근저당. 7800만원이 명기되어 있다.

 

택시노동자들 사이에서는 “지정충전소에서 충전소 이용을 이유로 자금을 빌려주고 1리터 당 60~80원 정도의 리베이트를 준다”는 이야기가 공연히 흘러나오고 있다.

 

D교통 택시노동자에 따르면 기사 1명 당 하루 가스 충전은 45~50리터 수준. 이 회사의 택시 보유대수가 65대로 25일 근무로 계산할 경우, 리베이트 60원을 계산하면 한 달 평균 450만원이 리베이트로 오가고 있다고 예상할 수 있다.

 

관리당국 전주시, 노동자들 민원 제기하니 달랑 협조 요청으로 끝?

 

고영기 분회장은 “이 같은 문제점은 여러 차례 관리당국인 전주시청에 민원을 제기하고 투쟁도 했지만 실제 바뀐 것을 없다”고 말했다.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전북본부는 지난 1월 기자회견과 3월 천막농성 등을 통해 지정충전소 문제를 전주시청에 공식적으로 제기하였다. 이에 전주시청은 상황을 파악하겠다는 답변과 함께 택시회사 사업주에게 충전소 2곳 이상 지정할 수 있도록 협조한다는 요청을 했다.

 

그러나 고영기 분회장은 “2곳 이상 지정하라는 전주시의 협조 요청은 과연 택시사업주들이 지킬 것이라고 믿는 것인지 안타깝다”면서 “보다 강력한 행정제재 등이 필요하다”고 지정 충전소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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