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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경제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결정, 노조 투쟁 결의

"경영 부진은 본사의 전략 탓, 노동자에 책임 전가 마라"

문주현( jbchamsori@gmail.com) 2018.02.13 15:56

한국지엠(GM)이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13일 공개했다. 설 연휴를 불과 이틀 앞두고 기습적으로 발표한 것이다. 한국지엠의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와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한국정부와 노동자를 상대로 하는 선제적 협박으로 보고 있다.

한국지엠은 13일 “지난 3년간 20% 수준의 가동률로 운영돼 공장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에 놓인 군산공장의 차량 생산을 5월 말까지 중단하고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엠본사의 댄 암만 사장은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나머지 공장의 미래도 정부 및 노조와의 협상 결과를 보겠다”면서 “몇 주안에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또한 한국지엠의 운명은 정부의 자금 지원과 인센티브, 노조의 인건비 삭감 등의 동의에 달렸다면서 추가적인 구조조정 예고로 압박했다.

한국지엠의 군산공장 철수 결정이 알려지자 정부와 전북도청은 긴급하게 입장을 내놨다. 정부는 “깊은 유감”이라는 뜻과 함께 “한국지엠의 경영상황을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 객관적이고 투명한 실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북도청도 “한국지엠은 경영정상화를 명목으로 정부에 3조를 요구하며 한국지엠 군산공장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면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경영실적 부진은 지엠본사의 경영전략, 노동자를 희생양 삼지 말라”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13일 오전 “경영실적 부진은 GM본사 책임으로 노동자를 희생양 삼지 말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전북본부는 “한국지엠이 지엠본사와 함께 ‘글로벌 신차 배정’을 무기로 정부와 노조를 압박하며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면서 “지엠이 한국 공장에 물량을 배정하지 않는 동안에도 중국과 북미에 수 조원 이상 투자를 이어나간 것 등을 비춰보면 한국지엠의 구조조정 이유인 낮은 가동률과 만성적자는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전북본부는 한국지엠의 낮은 가동률은 지엠본사의 전략에 따라 물량을 배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한국지엠의 만성 적자도 내용을 제대로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북본부는 “쉐보레 유럽은 한국지엠의 자회사로 지난 2013년 지엠이 유럽사업을 철수하면서 발생한 손실 3000억원을 고스란히 한국지엠이 떠안았다”면서 “2015년 지엠의 러시아법인 철수 시 발생한 2000억 이상의 손실도 모두 한국지엠이 책임지고 있다”면서 적자 발생 이유도 지엠 본사의 경영 전략이라는 뜻을 밝혔다.

또한, 로열티와 관련해서도 전북본부는 “지엠본사는 한국지엠에 자금을 빌려주고 그 이자 명목으로 해마다 1000억원 이상을 받아가고 있고, 2014년부터 ‘최상위 지배자의 업무지원’ 명목으로 수백억원의 자금을 상납 받았다. 그리고 한국지엠이 수천억원의 R&D 지출로 개발한 신차의 라이센스는 지엠이 소유하면서 라이센스 비용을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전북본부는 한국지엠은 ‘지엠의 현금인출기’로 전락한 현실의 책임은 지엠본사 책임이라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도 13일 논평을 통해 “한국지엠 경영진은 큰 명절을 앞두고 ‘한국지엠의 존립 및 지속가능 경영과 관련된 매우 중요한 결정을’ 노동조합에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면서 “적자 경여에 대한 책임을 오로지 노동자들에게 전가시키는 행태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엠본사의 고금리 이자와 과도한 매출원가, 사용처가 불분명한 업무지원비로 한국지엠 재무상태는 밑 빠진 독이었고, 이제껏 노동자들의 고혈로 지엠본사의 배만 채워왔다”면서 “전 조합원이 하나가 되어 단결된 투쟁으로 위기를 돌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지엠지부는 14일 오전 군산공장에서 확대간부회의와 투쟁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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