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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구제역 바이러스 유전자 조사 결과 은폐 의혹

김도연( newscham@newscham.net) 2011.02.15 12:41

안동 지역의 구제역 바이러스가 베트남 바이러스보다 홍콩, 러시아 바이러스보다 유사하다는 구제역 국제표준연구소 분석 결과가 공개되면서 이제까지 베트남 방문 농가를 구제역 원인으로 지목해 온 정부의 역학조사가 ‘끼워 맞추기’였음이 밝혀졌다.


일각에서는 지난 봄 강화에서 발생한 구제역 방역의 미흡으로 바이러스가 토착화 됐을 가능성과 함께, 이를 은폐하기 위해 정부가 의도적으로 검사 결과를 감추고 역학조사 결과를 끼워 맞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안동 바이러스, 강화와 유사...방역실패, 토착화 가능성”


14일 이춘석 민주당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구제역 표준연구소가 지난해 11월 30일 안동발 구제역 바이러스 유전자를 분석했더니 홍콩, 러시아 바이러스와 99.06% 일치한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는 안동 바이러스와 유전자를 대조한 베트남 바이러스와의 일치도 98.59%보다 상관도가 더 높은 수치다. 구제역 바이러스가 베트남에서 옮아온 것이라며 베트남 방문 농가를 구제역 감염 원인으로 지목해 온 정부의 주장에 허점이 드러난 것이다.


이에, 정부가 과학적 근거 없이 특정인을 마녀사냥 식으로 지목하는 데 대해 우려를 표해왔던 우희종 서울대 교수는 15일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베트남을 여행한 안동지역 축산농민이 구제역 전파경로라는 정부의 발표는 매우 적절하지 않은 발표였다”고 비판했다.


그는 농림부가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 조사 결과 2010년 홍콩, 러시아, 일본 및 2009년 베트남에서 보고된 바이러스와 98.59%이상 일치율을 보였다고 해명한 데 대해서도 “실제로 바이러스에서 1%이상의 차이는 굉장히 큰 차이”라며 “일반인의 혼동을 유도하는 잘못된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우 교수는 “정부가 비과학적인 추정에 의거해서 그쪽으로 결론을 몰아갔다”며 “굳이 베트남을 2009년도 것까지 따로 떼어서 검토했다는 것 자체가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우 교수는 “이번 안동에서 발생한 바이러스와 작년 4월에 강화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가 유사하다”며 구제역 바이러스가 국내에서 토착화돼 안동으로 옮겨갔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봄에 충분한 방역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거나 혹은 그것이 여전히 우리나라에 나름대로 상재된 형태일 가능성도 충분히 검토했어야” 하며 “이번에 발생한 구제역이 더 잠복해 있다가 언젠가 다른 지역으로 옮겨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유정복 농림부 장관은 알고 숨겼을 것”


이춘석 의원도 15일 PBS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구제역 바이러스 토착화 가능성을 제기하며 이를 은폐하기 위해 정부가 무리하게 역학조사 결과를 조작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 의원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 구제역이 토착화되어 2010년도 4월에 있었던 강화도 구제역 건이 다시 창궐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만일 강화도에서 발생된 구제역을 퇴치하지 못했고, 토착화됐다고 하면 더 문제가 되기 때문에 이런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수의과학검역원에서 2010년도 아닌 2009년도 베트남 바이러스를 가지고 부랴부랴 유전자 연관성을 검사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때문에 그는 “유정복 농림부 장관도 국제표준연구소의 보고서 내용을 당연히 알았을 것”이라며 “이에 대해 근본적인 책임을 물어야 하고, 정부에서 계속 진실을 은폐하고 알리지 않는다고 하면 구제역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금이라도 진실을 정확히 밝히고 그에 대한 근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현재 국회 정상화의 조건 중 하나로 구제역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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