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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지방 쌍용차노조 위원장 평택 출마에 진보정당 모두 뭉쳤다

김득중 지부장 출마선언, “목숨 살리는 정치를”

김용욱(참세상)( newscham@newscham.net) 2014.06.26 23:06

쌍용차 해고자인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 노조위원장(지부장)의 7.30 평택을 출마에 원내외 4개 진보정당이 모두 뭉쳤다. 26일 오전 10시 30분 김득중 지부장은 국회 정론관(기자회견장)에 오병윤 통합진보당 원내대표,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 이용길 노동당 대표,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과 함께 나와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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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참세상)

일각에선 해고노동자 출마가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4개 진보정당이 무소속 단일후보인 김득중 후보에 뭉친 만큼 거대 양당이 무시할 수 없는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52.19%, 새정치연합 44.94%, 통합진보당 2.85%를 얻어 거대 양당 후보를 진보정당이 견제하기엔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지난 2008년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선 정장선 통합민주당 후보 48.14%, 박상길 한나라당 후보 42.05%, 이현주 민주노동당 후보 8.15%를 얻었다. 아울러 노동계 뿐 아니라 진보적 시민, 학계, 법조계 등 각계 각층이 김득중 후보에 결집할 기미가 보여 상당한 기세를 보여줄 수 있다.

실제 4개 진보정당은 중앙당 차원에서 노동계, 학계, 법조계, 장애, 인권 단체들과 함께 중앙선대위에 결합하고, 선거가 벌어지는 평택을 지역에선 김득중 지부장 당선을 위해 조직라인을 총력 가동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오병윤 통합진보당 원내대표는 “쌍용차 노조는 민주노조의 상징일 뿐 아니라 우리 사회 총체적 문제의 출발”이라며 “진보정당들이 일치단결 합심해 일하는 사람들의 새로운 희망을 반드시 이뤄낼 것을 약속드린다. 진보정치를 사랑하는 마음을 두 배 세 배 키워 반드시 노동자 후보를 당선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도 “박근혜 대통령과 모든 정치권은 대형 노동참사인 쌍용차 관련 국정조사를 약속했지만 아직 해결되지 못한 상태”라며 “약속도 지키지 않고 노동자에게 믿음조차 주지 못하는 거대정당에게 더는 맡길 수 없어 쌍용차 노동자들이 직접 나섰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용길 노동당 대표는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이름으로 노동자들이 직접 국회에 들어간다고 한 지 십여 년이 지났지만. 권력과 의회는 바뀌지 않고 노동자들은 죽음을 무릅쓰는 참사에 있다”며 “김득중 지부장은 쌍용차노동자들과 민중의 뜻을 담아 국회에 들어갈 자격이 있다. 노동당도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도 “세월호 참사에서 모두가 공감하는 돈보다 생명과 사람의 가치를 가장 잘 표현하는 분이 김득중 후보”라며 “김득중 후보는 해고노동자 활동도 뿐 아니라 밀양 송전탑문제 등 우리사회 아픈 곳 구석구석에 같이 연대했다. 녹색당도 당선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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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참세상)

기자회견에 함께한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과 남문우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도 조직적으로 총력을 다해 김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김득중 예비후보는 출마선언에서 “죽어간 25명의 쌍용차 노동자들의 맏상주인 저는 핏줄만큼이나 소중한 쌍용차 노동자들을 살려야 한다”며 “7.30 재선거가 정치인들에겐 자리와 뱃지겠지만 쌍용차 해고자와 고통 받는 이들에겐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라고 출마 이유를 설명했다.

김 후보는 이어 “박근혜 대통령 대선 공약이었던 쌍용차 국정조사는 사라지고, 노동자가 죽음을 막기 위해 41일간 단식을 하고, 고압 송전탑에서 한겨울을 171일간 버텨도 정치는 없었다”며 “이런 정치는 무능하고 파렴치한 정치”라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이런 노동자를 죽이는 정치를 바꾸기 위해 △사회 모든 영역에서 위험 작업 중지권과 작업거부권 노동자에 부여 △기업살인죄 신설 △기업회계조작, 기술유출, 차명계좌 등을 금지하는 기업범죄특별법 제정 △정리해고제 폐지를 전제한 입법 발의 △최저임금 인상 △손배가압류 금지 등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또 “평택을 기업 도시라 선전하지만 일자리의 질은 따지지도 묻지도 않고 투자유치란 청사진에 가려 지역 젊은이들이 비정규직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며 “미군기지와 정리해고 기업의 탐욕을 부르는 평택이 아닌 일자리와 사람 중심의 도시로 탈바꿈하는 정치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기사제휴=참세상)

출마선언 직후 기자들과 일문일답

- 출마 논의가 어떻게 진행됐나
노조 내부에 절박함이 있었다. 짧게는 쌍용차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절박함이었고, (여러 현안에) 연대를 하고 고통 받고 죽음으로 내몰리는 많은 분들을 보면서 우리가 직접 목소리를 내야한다는 얘기들이 내부에서 자연스럽게 나오기 시작했다. 

6.4 지방선거부터 곳곳에서 투쟁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내야한다는 고민이 있었는데 상황이 여의치 못했다. 7.30 재보궐 선거는 우리가 직접 고통 받는 노동자 서민의 얘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누가 나서야 하느냐 하다 보니 ‘지부장이 책임을 지고 이 선거에 임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조직의 결정과 개인의 결심으로 하게 됐다. 

- 새누리당에선 임태희 전 노동부장관이 예비후보에 등록했다. 전 노동부 장관과의 대결양상이 되는데
임태희 후보 새누리당 후보로 결정된다면 의미가 있다고 본다. 임태희 후보는 이명박 정권의 핵심 경제 책임자다. 이명박 정권은 경제적으로 실패한 정부라고 본다. 임태희 후보는 특히 노동부 장관 때 복수노조 관련된 창구 단일화 문제나 타임오프 전임자 축소를 전면적으로 했고, 이명박 대통령 비서실장을 하는 과정에서 많은 탄압을 낳았었다. 직장폐쇄 강행 등으로 민주노조를 깬다거나 하는 일이 정권차원에서 벌어진 문제였다. 

- 평택지역 반응은 어떤가
아직은 모르겠다. 쌍용차 사태가 만 5년이 지났는데 일부에선 쌍용차 사태가 다 해결된 줄 알고 있지만 아직까지 해결기미도, 해결된 것도 하나도 없다. 이 문제 속에서 얘기하다보면 노동의제나 지역의 외형적 기업유치문제에서 노동자들의 현실적 문제가 선거기간에 계속 부딪히게 될 것이다. 

- 야권연대는 고민하고 있나
야권연대 했으면 좋겠다. 대신 상대후보가 사퇴했으면 좋겠다. 저로 야권연대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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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참세상)

- 선거대책본부는 진보정당들과 같이 꾸리나
중앙에 공동 선거 대책위원회가 구성돼 있다. 각 정당의 대표님들과 민주노총 신승철 위원장, 금속노조 전규석 위원장 등 노동계, 학계, 법조계, 장애, 인권 등 각계 대표님들 중심으로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구성돼 있다. 

또 지역에서 선거대책본부가 구성돼 있고, 4개 정당 지역대표들과 원로, 각계각층 단체대표들이 공동 선대본부를 꾸린다. 실질적인 정책과 조직은 쌍용차 노조와 지역 진보정당들, 단체들이 함께하기로 결정하고 추진하고 있다. 

- 가족들 반응은 어떤가
노동운동을 20년 가까이 하면서 늘 아내에게 미안하다. 사전논의를 못했지만 아내는 ‘용기를 내서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 조합원들 반응은 어떤가
처음에 약간 이견도 있었다. 해고자가 지방자치선거도 아니고 국회의원 선거에 나간다는 것에 의아해 하는 반응도 있었다. 노조 내부에서도 그렇고... 지난 5년 투쟁과정은 의견과 이견이 있으면 토론과정에서 좁혀오거나 했다. 이번 과정도 그렇게 논의를 시작했고, 간부들 사이에 이견을 좁히고 내부 결의를 모아냈다. 아직도 생계문제를 해결하러 나간 조합원이나 공장 안 동료들은 약간 이런 반응이 있다. 워낙 패배감과 좌절감이 커 정치라는 건 권력이나 기득권, 상위 1%가 하는 걸로 인식돼 있다. 제가 선거 과정에서 풀어 가야할 문제다. 

- 오늘 작업복을 입고 나왔다. 쌍용차 작업복인가
제가 출마했다는 얘기를 듣고 어제 공장안에 있는 동료가 선거운동 때 입으라고 작업복을 줬다. 해고노동자의 절박함도 알리고 이후 빨리 현장으로 들어와 일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줬다. 

- 무소속 후보로 당선되면 법안을 통과시키기가 쉽지 않을텐데
야당, 진보정당과 마음을 모아 싸워야할 것 같다. 세월호 정국에서 보면 야당이 자신 있게 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진보정당들과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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