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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노조 남원의료원지부가 정석구 남원의료원장의 재임을 반대하며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남원의료원노조 이용길 부지부장은 2일 저녁, 남원시 의료원 인근 공설운동장 40M 조명탑에 올라 전라북도의 정 원장 재임 시도를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정석구 원장은 작년 노조와의 단체협약 체결을 거부하고 최근 단체협약을 해지하는 등 노조와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다. 또한 전북지역 경실련협의회는 6월 26일 정 원장을 국민권익위에 △인사규정 무시한 직종변경 △약가 상한제를 이용한 리베이트 의혹 △정부지원금 사용 부적절 등을 이유로 신고하기도 했다.

 

이에 남원의료원노조는 “정 원장은 노조탄압을 일삼으며 의료원의 노사관계를 파탄으로 몰아갔다”면서 “남원의료원장에 정 원장을 재임시키는 것은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는 전북도가 남원의료원 사태에 수수방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원의료원지부는 지난해 12월 27일간 총파업을 벌인 바 있다. 올 1월에는 노동부 등의 중재로 노·사 교섭 테이블이 열렸지만, 병원 측이 단체협약을 해지하고 조합원 일부를 징계하면서 교섭은 결렬됐다.

 

▲작년 12월 남원의료원지부는 27일간 단체협약 체결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인 바 있다.

 

정석구 원장의 임기는 오는 7월 31일 종료된다. 전라북도는 6월 14일 남원의료원 원장을 선정하는 남원의료원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하여 원장 후보자를 공개 모집했다. 추천위는 4일까지 관련법에 따라 2배수 이상 추천(2명 이상)하고 김완주 도지사는 정 원장의 임기가 끝나는 31일까지 새 원장을 임명하게 된다.

 

전라북도 관계자는 “공개모집은 임원추천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공고가 이루어져 도청에서 명단을 밝힐 수 없다”면서 “추천위에서 명단이 올라오면 가급적 빨리 새 원장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조, 도의회 등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정석구 현 원장도 이번 모집 공고에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정 원장이 의료원 내에서 전라북도로부터 차기 원장을 맡아줄 것을 요청받았다는 말을 하고 다닌다”면서 “정 원장의 재임이 확정되면 곧바로 파업을 벌일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고공농성은 절규다. 전라북도는 응답하라”

 

40m 고공농성에 들어간 이용길 부지부장은 “병원 관계자로부터 차기 원장에 정 원장이 낙점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정 원장은 노조탄압, 도덕적으로 흠집이 있는 인물이다”면서 “그동안 언론에서도 노조를 ‘강성노조, 귀족노조’ 등으로 왜곡하는 상황에서 노조의 어려움을 알려내고 싶었다”고 농성 의사를 밝혔다.

 

이어 이 부지부장은 “우리가 강성노조라고 하는데, 어떤 강성노조가 5년간 임금을 동결하겠나”면 “남원의료원 병원측이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않는다면 6년째 임금이 동결될 상황에 놓여있다”고 말햇다.

이용길 부지부장은 전라북도에 “현명하게 선택했으면 좋겠다”면서 “이번 고공농성은 경고가 아닌 절규로 봐달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고공농성 현장에는 통합진보당 오은미 도의원이 방문하여 노조원들을 위로했다. 오은미 도의원은 “김완주 도지사 면담과 5분 발언 등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해 전라북도의 책임을 강력하게 묻겠다”면서 “남원의료원이 제대로 공공병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전라북도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공공기관의 종사자들이 임금 체불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전라북도가 지켜만 보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노동자가 땅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하늘에 의지하는 상황이 너무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남원의료원지부는 정석구 원장 재임 등이 확정되면 총파업을 바로 시작하고 4일부터는 전북도청 등에서 농성도 벌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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