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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시 원광대 총학생회를 비롯한 재학생 40여 명은 4일 오후 ‘등록금 인하, 학생총회 요구안에 대한 답변’ 등에 대한 정세현 총장의 입장을 요구하며 총장실을 점거했다. 이날 점거는 오후 1시경 이루어졌고 저녁 7시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원광대학교 학생들이 4일 오후, '등록금 인하, 총회요구안에 대한 답변' 등을 듣기 위해 정세현 총장 면답을 요구하며 총장실을 점거했다.

 

원광대학교 총학생회는 3월 28일 전체학생총회를 10년 만에 성사시키고 총회에서 △등록금 10% 인하 △법인 50억 부담 약속 이행 △실질적인 장학제도 운영 △구조조정 및 폐과 철회 △비민주적 등록금 심의위 개선 등 요구안을 결정했다.

 

▲3월 28일 전체학생총회에서 마련한 주요 요구안

 

이날 학생총회에는 2313명의 학생들이 모여 비싼 등록금 등에 대한 불만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기도 했다.

 

원광대 총학생회는 “전체학생총회가 성사된 지 두 달이 지났음에도 학교 측은 요구안을 들어주기는커녕 무시로 일관해왔다”며 “최근 학교 관계자는 총학생회장에게 등록금 인하 계획을 밝히는 것이 아니라 내년도 의학계열 등록금 차등 인상에 대해 언급하는 등 고액의 등록금으로 고통 받고 있는 학생들의 뜻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규탄하며 이날 점거의 배경을 설명했다.

 

▲원광대학교 학생들이 학교에 요구하는 다양한 내용을 피켓에 적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이날 점거에 대해 “그동안 학생총회 이후 학교의 입장을 전혀 들을 수가 없었다”면서 “오늘은 반드시 정세현 총장을 만나 학교의 입장과 앞으로 계획을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총학생회, “두 달 동안 학교와 단 한 차례 만나”

 

학생총회는 학생사회의 최고 의결기구로 재학생 1/8이 같은 시간 한 자리에 모여 학내 중요한 사항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이다. 사실상 학생들의 요구를 가장 잘 반영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원광대의 경우, 2002년에 한 차례 열렸다. 지난해 3월에도 원광대 총학생회는 등록금 인하 등을 요구하며 학생총회를 열었으나 정족수 미달로 성사되지 못했다.

 

▲원광대 정세현 총장실 앞에 붙은 학생요구안.

 

반상민 원광대 총학생회장은 “총회 당일 2300여 명의 학생들이 모여 요구안을 마련했다. 그만큼 학생들의 절절한 요구들이 담긴 것으로 학교는 이해해야 한다”며 “그런데 학교와는 총회 이후, 5월 말에 단 한차례 만난 것이 전부다. 참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정세현 총장을 만난 것도 작년 당선 후 인사를 겸한 식사 자리뿐이었다”면서 “등록금 문제와 총회 요구안과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없었다”며 “학교가 얼마나 학생들을 무시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한라은 부총학생회장은 “그동안 공문과 면담 등으로 계속 등록금 인하 등의 요구안에 대해 계획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지만, 등록금 문제는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면서 “학생총회 성사 후, 학교가 약속한 요구안을 논의하는 자리인 협의체 구성도 미루고 있다”며 학생총회 이후 학교의 불성실한 태도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했다.

 

이어 “올 초 등록금 심의 당시에도 그렇고 매번 학교는 학생들이 이렇게 직접 행동을 하면 그때서야 답변을 준다”면서 “오늘 점거와 집회를 한다고 말하니까 그 때서야 학생대표자들과의 면담을 요청하더라”고 덧붙였다.

 

 

원광대, “의학계열 차등인상은 불가피”
재학생, “매번 근거 없이 인상만 주장”

 

이날 점거에 앞서 학교관계자가 총학생회장에게 의학계열에 대한 차등인상의 뜻을 밝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원광대는 올 초, 의학계열 4.67%인상, 일반계열 소폭 인하를 들고 나와 의학계열 학생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온 바 있다. 올해 원광대는 재정상황이 어렵다는 이유로 0.6% 인하로 2013년 등록금을 결정했다.

 

이날 점거에 함께한 황진태 의대 학생회장은 “학교가 정말 의학계열의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면 구체적은 자료와 지원 계획 등 납득할만한 설명을 해야 한다”면서 “매번 이런 설명 없이 차등인상만 주장해 학생들을 혼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차등인상의 뜻을 밝힌 학교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의학계열은 타 대학에 비해 등록금이 저렴한 편이다.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학과별로 세밀하게 검토할 예정”이라며 의학계열 차등인상의 뜻을 밝혔다.

 

이어 학생들이 제출한 총회요구안에 대해서는 “등록금의 경우, 협상 기간이 충분하게 남아 있다”면서 “교육여건 개선과 관련해서도 현재 점검을 하며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총장 면담과 관련해서는 “오늘 외부 일정이 많다”며 “오늘은 학생들이 사전에 연락 없이 불법점거한 상태라 면담은 힘들고, 조만간 면담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총회요구안 및 등록금 인하를 실현하기 위한 교내 행진을 벌이고 있다.

 

한편, 이날 점거 당시 큰 마찰은 없었다. 다만, 일부 학교 관계자가 “오늘 총장실에서 외부 교육지원을 얻기 위한 중요한 인터뷰가 있기에 점거를 풀어달라”는 요청을 학생들이 거부하자 “개망신이다”라는 등의 표현을 써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학생총회요구안 실현을 위한 원광대학교 학생대책위’ 관계자는 “학교는 전혀 학생들의 마음을 이해할 마음이 없는 것 같다”며 “의학계열 차등 인상도 학생들 이간질시키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학교의 태도는 굉장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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