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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지방 "서울로 치면 100만이 모인 거라고 보면 됩니다"

[현장] 초등생이 앞장 선 전북 무주 촛불을 가다

문주현( jbchamsori@gmail.com) 2016.12.09 18:01

“서울로 치면 100만이 모인 거라고 보면 됩니다.”

8일 저녁, 전북에서 두 번째로 작은 고장 무주군의 청사 앞에서 열린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무주 촛불’에 나온 공무직노조 오순덕씨가 말했다.

“처음 준비를 할 때는 이렇게 많이 모일 거라고 기대하지 못했는데 막상 (촛불을) 들고 보니 국정농단에 무주 시민들도 분노하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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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 8일 저녁 전북 무주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을 위한 무주 촛불 행진>

지난 11월 17일부터 매주 목요일, 무주 시민들은 무주군청 앞에서 촛불을 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열린 촛불도 150여 명의 시민들이 함께 했다. 비교적 쌀쌀한 날씨였다. 그러나 한 시민은 “이 정부 때문에 몇 시간을 떨다 죽어간 아이들도 있는데 이 추위는 아무 것도 아니다”며 촛불을 손에 쥐었다.

박근혜 퇴진을 위한 무주시민행동 허동일씨는 “무주 촛불은 지역민들에게 축제 한마당과 같은 느낌일거에요”라면서 “행진하는 코스도 생활하면서 늘 다니던 길이고, 지역에서 늘 보는 동네·이웃 사람을 촛불에서 다시 만나죠”라고 말했다. 유치원 교사로 있는 강혜영, 이선영씨는 그 말에 공감했다.

“익숙한 분들을 촛불에서 만나니 감격스럽죠. 아! 이 사람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느끼게 되니까 더 친밀감도 생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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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 8일 저녁 전북 무주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을 위한 무주 촛불에 참가한 무주초 학생들>

신나는 풍물을 앞세워 무주 읍내를 행진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무주 촛불, “박근혜는 퇴진하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를 우렁차게 외치며 선두에 선 이들은 무주초 6학년 학생들. 이들이 선창하면 시민들이 따라 구호를 외쳤다. 무주 촛불을 주도하는 이들은 이 초등학교 학생들이었다.

“다음 주까지 안 내려가면 청와대로 갑니다”, 15명의 이 학생들은 자신들을 지구를 지키는 ‘어벤져스’라고 소개하며 1시간 30분 가까이 진행된 행진과 자유발언 내내 자리를 지켰다.  

7살 딸아이의 손을 꼭 쥐고 촛불에 참가한 이정미(가명)씨는 “아이들이 이렇게 나오지 않도록 기성세대들이 잘 했어야 하는데 너무 부끄럽네요”라고 말했다. 이정미씨는 무주초 학생들의 뒤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구호를 따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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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 8일 저녁 전북 무주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을 위한 무주 촛불에 참가한 무주 푸른꿈고등학교 학생들>

무주 촛불에는 고교생들도 많이 참가했다. 무주 안성에 위치한 푸른꿈고등학교 학생들은 행진 후미에서 촛불을 들고 함께했다. “모두가 한 마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 무주에서 촛불을 드는 것이 좋아요. 시민들의 이야기도 집중해서 들을 수 있는 것도 좋구요”, 푸름꿈고 회장을 맡고 있는 조수민씨가 무주 촛불의 매력을 설명했다. 그리고 조수민씨는 촛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청소년들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어리다는 이유로 투표권을 갖지 못하는 것은 너무 불공평하다는 것일 이번 촛불이 보여주는 것 아닌가 생각돼요. 촛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청소년들을 보면 너무 존경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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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 촛불은 전교조 무주지회, 농민회, 무주읍청년회, 공무직노조, 민주바로시민모임, 푸른꿈고등학교, 박근혜퇴진모임 등 7개의 단체가 모여 구성한 무주시민행동에서 주관하고 있다. 무주시민행동은 “탄핵 여부와 관계없이 앞으로도 매주 목요일 이곳에서 촛불을 들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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