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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지방 가습기 살균제, 치약 '미원상사'...전북에서 벤젠 배출 1위

배출가스 저감 협약도 안 지켜..."전라북도 안전대책 마련하라"

문주현( jbchamsori@gmail.com) 2016.10.21 15:35

가습기 살균제의 유독 성분이 치약에도 함유된 것이 알려지면서 해당 성분의 제조 업체로 논란의 중심에 있는 미원상사. 미원상사의 주요 공장들이 전북에 오랫동안 입주한 가운데, 이 공장들에서 배출한 벤젠이 논란이 되고 있다. 미원상사는 지난 2006년 전주지방환경청과 화학물질 배출 저감 협약을 맺기도 했지만,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도 확인됐다.

벤젠은 플라스틱 합성세제와 살충제 등 많은 화학제품의 원료로 미국과 유럽에서는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20일 오전 민주노총 전북본부, 전북환경운동연합, 정의당 전북도당 등 전북지역 시민사회는 전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라북도는 유독 가스 배출 대책 수립을 위한 민관 협의와 발암물질에 대한 주민 안전 대책을 마련하라”는 요구를 했다. 이날 기자회견의 주요 화두는 단연 미원상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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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미원상사는 봉동으로 공장을 이전한 2005년부터 최근까지 단 한 번도 전라북도 벤젠 배출량 1등을 놓치지 않았고, 10년 동안 배출한 벤젠의 양은 65톤에 달한다”며 “같은 부지에 위치한 계열사 미원스페셜티케미칼 역시 완주에서 가장 많은 화학물질을 배출(44톤)하고 있다. 미원상사 1·2공장, 스페셜티케미칼의 폐기물 이동량도 전북 최대인 2965톤에 달한다”고 밝혔다.

환경부가 415종의 화학물질에 대해 기업의 보고를 취합해서 공개하는 [화학물질 배출·이동량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4년 전라북도 소재 사업장에서 사용된 발암물질은 총 26종, 2205톤이다. 대기 중으로 배출된 양은 286톤에 달한다. 그중에 인체에 암을 일으키는 것이 확인된 1급 발암물질도 7종, 총 10톤이 대기 중으로 배출되었다.

미원상사는 그 10톤 중 절반에 가까운 4.8톤을 배출했다. 단체들은 “미원상사는 다른 기업들의 1급 발암물질 배출량이 감소할 때도 꾸준히 벤젠을 배출해 지금은 다른 기업과도 압도적인 차이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미원상사와 미원스페셜티케미칼은 합산 연 매출이 4000억 원이 넘는 중견기업임에도 유독물질 배출 저감을 위한 노력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상황이 이러함에도 관련 기관들의 대책은 전무한 상황이다. 전북지역은 고독성 물질 배출 사업장의 반경 1마일 내 거주 주민은 21만명으로 전제 도민의 1/10이 넘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미원상사 인근에도 봉서초·중학교 및 주거단지가 밀집하여 있다.

단체들은 “대기 중 배출 가스는 지자체에서 측정 및 감독하고 있지만, 연 1~2회 측정에 불과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면서 “공단 인근 노동자와 주민들의 건강 피해에 대해서도 검진 및 예방 대책이 전무하다”고 말했다.

참소리 취재 결과, 전주지방환경청은 지난 2006년 미원상사와 화학물질 배출저감을 위한 협약을 맺은 바 있었다. 이 협약은 화학물질 별 배출량을 3년 내 30%, 5년 내 50%를 감축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미원상사는 다음 해인 2007년 벤젠의 대기 배출은 1.5톤으로 2006년에 3.2톤에 비해 감축하지만, 2008년 5.5톤, 2009년 6.3톤 등 2006년의 월등히 많이 벤젠을 배출한다. 사실상 전주지방환경청과 맺은 협약을 무시한 것. 

단체들은 “전라북도를 비롯한 관련 기관들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미원상사를 비롯한 배출 기업들에 대한 특별 점검과 산업단지 배출가스 측정 현황 및 결과 공개, 노동자와 주민에 대한 건강진단 등의 안전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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