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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군 새해설계 기사, 새전북신문과 전북매일신문 사실상 판박이

 

2011년 연말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에 대한 이른바 결산 기사를 내보냈던 지역신문이 연초엔 지방자치단체의 이른바 ‘새해설계’를 경쟁적으로 내보내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새해설계 기사는 올 한 해의 계획을 주민들에게 자세하게 전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없지는 않을 것이다. 문제는 천편일률성이다. 기자가 나름 보도자료를 가공해 기사화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기사가 지자체에서 배포한 보도자료를 사실상 베껴 썼다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지역신문은 지방자치단체 새해설계 기사가 마치 자신들만의 특별한 기사인 것처럼 포장하고 나선다. 특히 이런 포장은 ‘기획’ 혹은 ‘특집’이라는 거창한 문패와 함께 사용되는 경우가 태반이다. 때로는 직접 지방자치단체장과 인터뷰를 했다며 인터뷰 기사 형식으로 제공하기도 한다. 2012년 고창군정을 다룬 새전북신문의 2012년 1월 17일자 기사가 그런 대표적인 경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새전북신문은 1월 17일자 5면 <이강수 군수에게 듣는 2012년 고창군정: 처음 군수 시작했던 마음으로 ‘삶의 질 높은 고창’ 만들어야죠>는 제하의 기사에서 “3선 단체장으로 10년째 고창군호를 이끌고 있는 이강수 군수로부터 2012년 군정에 대한 추진계획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고창군정을 알리는 데 전면을 할애했으며, 이강수 고창군수의 사진은 대문짝하게 내걸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기사가 전북매일신문이 1월 11일자 16면에 게재한 <이강수 고창군수에게 2012년 고창 군정 듣는다: 내일이 기대되는 삶의 질 높은 건강한 고창>과 사실상 판박이라고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두 부분만 비교해보겠다.

 

윗부분이 새전북신문이고 아랫부분이 전북매일신문 기사다.

 

#1 모두가 누리는 따뜻한 복지

 

“올해 복지예산은 전년대비 4.2%가 증액된 523억원을 확보했으며, 어르신과 아동ㆍ장애인 등 서민과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서비스를 강화하여 아동을 위한 인지능력향상, 문화체험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노인ㆍ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재활 및 돌봄여행서비스 등 지역사회서비스 투자사업의 내실을 기하겠습니다. 취약계층의 자활복지는 운전면허 취득지원, 집수리, 탈수급자 지원과 15개 자활근로사업ㆍ가사간병 방문서비스 등 지역자활센터도 운영할 것이며, 주거환경 개선은 “나눔과 희망의 집 고쳐주기”사업으로 2억5,000만원을 투입하여 100동을, 7억8,000만원을 투입하여 사회취약계층 주택 130동을 개ㆍ보수하겠습니다.“

 

“금년 복지예산은 전년대비 4.2%가 증액된 523억원을 확보했으며, 어르신과 아동ㆍ장애인 등 서민과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서비스를 강화하여 아동을 위한 인지능력향상, 문화체험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노인ㆍ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재활 및 돌봄여행서비스 등 지역사회서비스 투자사업의 내실을 기하겠습니다. 취약계층의 자활복지는 운전면허 취득지원, 집수리, 탈수급자 지원과 15개 자활근로사업ㆍ가사간병 방문서비스 등 지역자활센터도 운영할 것이며, 주거환경 개선은 “나눔과 희망의 집 고쳐주기”사업으로 2억5000만원을 투입하여 100동을, 7억8000만원을 투입하여 사회취약계층 주택 130동을 개ㆍ보수하겠습니다.”

 

#2 서울ㆍ전주 장학숙 건립

 

“재단법인 고창군장학재단은 고창군의 미래를 이끌어갈 지역인재 양성을 위해 서울과 전주에 장학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서울에 추진하는 고창군장학숙은 30억원을 투입하여 사당역에서 2분 거리에 위치하는 서울시 관악구 남현동 소재 30실 규모의 오피스텔을 매입하여 2인1실 기준 60명을 정원으로 2012년 2월 말 개관을 목표로 입사생을 모집 중에 있으며, 2월 10일경 입사생이 최종 결정될 예정입니다. 또한, 금년에 전주에 조성할 장학숙은 25억원을 투입하여 150여명의 인원을 수용 할 수 있는 규모로 토지를 매입하여 건립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서울ㆍ전주 장학숙 건립

재단법인 고창군장학재단은 고창군의 미래를 이끌어갈 지역인재 양성을 위해 서울과 전주에 장학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서울에 추진하는 고창군장학숙은 30억원을 투입하여 사당역에서 2분 거리에 위치하는 서울시 관악구 남현동 소재 30실 규모의 오피스텔을 매입하여 2인1실 기준 60명을 정원으로 2012년 2월 말 개관을 목표로 입사생을 모집 중에 있으며, 2월 10일경 입사생이 최종 결정될 예정입니다. 선발대상은 수도권 소재 대학교(전문대학 포함)의 재학생 및 입학예정자(신입생)로서 2011년 1월 1일부터 공고일 현재 고창군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거나 본적이 고창군으로 되어 있는 학생입니다.”

 

물론 이런 경향은 앞서 말한 것처럼 사실상 모든 지역신문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며 다른 점이 있다면 ‘정도의 차이’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지방자치단체의 홍보예산을 매개로 발생하고 있는 이른바 ‘관언유착’ 때문일 것이다. 지역신문의 지방자치단체 감시 견제 기능 회복을 위해서라도 홍보예산 개혁은 미룰 수 없는 지역사회의 화두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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