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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경제 바람 불면 꺼질 것이라던 촛불, 내리는 비에도 활활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2차 전북도민 총궐기...1만명 촛불 들어

문주현, 최상수(버스노동자)( jbchamsori@gmail.com) 2016.11.20 01:33

바람 불면 꺼진다는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의 발언을 비웃듯, 19일 전북 전주시 충정로 사거리에서 열린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전북 도민 2차 총궐기’의 촛불은 비바람에도 꺼지지 않았다. 2차 총궐기를 주관한 전북시국회의 관계자는 “준비한 초 8,000개가 일찍부터 동났다”고 전했다.

2차 총궐기는 1만 여명의 전북도민들이 함께했다. 이들은 촛불 파도를 선보이기도 했으며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새누리당 해체를 한 목소리로 외쳤다. 또한 집회 말미에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민중의 노래’와 ‘임을 위한 행진곡’이 무대에서 공연될 때는 일명 ‘떼창’을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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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도민 2차 총궐기는 오후 5시에 시작했다. 이날 집회는 야권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아닌 자발적으로 신청한 시민들의 발언으로 진행됐다. 그리고 김승수 전주시장을 비롯한 야권 인사들은 촛불을 함께 들며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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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하야하는 모습 끝까지 지켜보겠다”
 
전주교대에 다닌 학생은 “부끄럽지만 이 자리에 나올 때까지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그러나 두려울지언정 부끄러운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불의를 보고 눈 감고 귀 막는 것은 불의에 동참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촛불을 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오늘 우리들의 모습은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그러나 역사는 승리한 자들이 기록할 것이다. 우리가 승리해야 한다”면서 “만약 불의한 정권이 승리한다면 국정교과서를 왜곡하는 것처럼 이날의 역사를 왜곡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앞으로 교사가 될 사람으로 제자들에게 꼭 말할 것”이라면서 “부정부패는 꼭 규탄하라고”라고 말했다.
 
대학원에 다닌다는 박송이씨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하는 편지를 작성하여 낭독했다. 박씨는 “박근혜 대통령은 우리 부모세대들이 80년대 피를 흘려가며 만든 민주주의를 무력하게 만들었다”면서 “대한민국에서 청년으로 살아가면 독해진다. 우리는 끝까지 새누리당이 해체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하는 모습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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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을 입고 무대에 선 전북대 이봄 학생은 진도아리랑을 개사한 노래를 준비해 촛불시민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이봄 학생은 “박근혜 정권이 우리에게 바라는 것은 무기력이다. 평일 집회에는 당연히 참가자 수가 적을 수밖에 없는데 그것을 보고 드디어 우리가 지쳐가고 있구나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그럴수록 우리 국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우리가 얼마나 집회를 즐겁게 하는지 보여줘야 한다”면서 진도아리랑을 개사한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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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에서는 농민들이 큰 박수를 받았다. 지난 15일부터 전국 농민회 소속 농민들은 ‘전봉준 투쟁단’을 조직하여 전남 해남에서 트렉터를 몰고 행진을 하고 있다. 이들은 오는 26일까지 청와대에 입성한다는 목표로 행진하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트렉터 9대를 몰고 농민들이 참석했다.
 
이효신 전농 부의장은 “농민들이 이렇게 거리로 나섰다는 것은 세상을 뿌리채 갈아엎자는 것”이라면서 “농민들은 오는 26일까지 청와대로 달려나가겠다. 경찰의 차벽을 넘어 청와대에 해방세상의 깃발을 꼽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비판, 소수자 비하 표현으로 하지 말았으면”
 
알바를 마치고 총궐기에 함께하고 있다는 한 여성은 “우리 모두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바라고 있지만, ‘강남아줌마’, ‘쌍년’ 등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비판을 하는 것은 솔직히 듣기 거북하다”면서 “이 자리에서 발언을 하는 분들은 너무 용기가 있고 우리에게 희망을 준다. 하지만 소수자를 비하하는 표현은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발언했다. 이날 집회에서 일부 시민들은 분노를 욕설로 표현하기도 했는데, 이에 대한 우려를 전한 것.
 
2차 총궐기의 대미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문화예술지부에서 담당했다. 이들은 [시민혁명 선포문]을 낭독하고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민중의 노래’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이들이 낭독한 선포문의 일부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어린 자식들 앞에 부끄러운 어미아비로 살 수 없다. 모든 것을 다 내주어도 우리의 역사는 지킬 것이고, 저들이 허문 민주주의는 다시 일으켜 세울 것이다.”
 
“국정농단의 진실과 그 이름을 우리는 알고 있다. 저들 스스로 나라를 반역하였고, 국민을 속였으며, 역사를 병들게 만들었다. 살이 떨리고, 숨이 멎는 이 시간에, 다시 살아나기를 바라는 저들의 숨소리가 우리들 숨통을 가로막고, 가슴 한곳에 쇠못을 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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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지부가 부른 ‘민중의 노래’와 ‘임을 위한 행진곡’이 끝나고 2차 총궐기 참가자들은 ‘강강수월래’를 부르며 해산했다. 그리고 일부 해산한 시민들은 다시 풍남문광장을 찾아, 그곳에서 서울 '박근혜 퇴진 4차 범국민행동'을 생중계로 감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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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2차 총궐기에 앞서 전주에서는 모두 4곳에서 사전 집회가 열렸다. 전북도청에서는 농민들이, 전주 한국은행 전북본부 앞에서는 노동자들이, 전주 시내 오거리광장에서는 시민들이, 전주 풍남문광장(기억의 광장)에서는 청소년과 대학생들이 모여 집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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