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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이 오늘 오전부터 밀양 송전선로 공사를 재개하면서, 공사 현장 곳곳에서 격렬한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밀양 주민들은 경찰과 대치하며 농성 및 현장진입 등을 시도하고 있어 지속적인 충돌이 예상된다.

 

▲[출처= 참세상]

 

오늘 오전 상동면 도곡리 109번 송전탑 현장에서 주민 강 모(63) 씨가 경찰과 몸싸움 도중 의식을 잃고 실신했다. 단장면 바드리 89번 송전탑 공사현장 입구에서도 주민 김 모(77)씨가 실신해 구급차로 이송됐다. 주민과 경찰의 충돌이 이어지면서 박 모(80)씨를 비롯한 일부 주민이 응급후송되는 등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한전은 2일 오전 6시 20분께 단장면 바드리마을 84번과 89번 송전탑, 그리고 부북면 위양리 126번 송전탑 공사를 재개했다. 이밖에도 단장면 바드리 85번, 상동면 도곡리 109번, 여수마을 126번 송전탑 공사도 강행할 예정이다. 현재 한전은 공사를 위한 인력 200여 명과 건설 장비 등을 현장에 투입해 기초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밀양시는 한전의 공사작업을 돕기 위해 송전탑 반대 농성장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예고한 상태다. 시는 오늘 오전 중에 밀양댐 헬기장 앞 농성장과, 산외면 금곡 4공구 현장사무소 앞 농성장 등 2개소를 철거한다는 계획이다.

 

▲[출처= 참세상]

 

경찰병력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오늘 오전 4시 이후 송전탑 공사장 인근에는 경찰 병력이 강화됐고, 현재 20여개 중대 2000여 명의 경찰이 투입된 상태다.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공사재개와 경찰봉쇄에 맞서 농성과 현장 진입 등을 이어가고 있다. 공사가 재개된 단장면 바드리 89번 송전탑 입구에서는 주민 9명이 쇠사슬로 서로의 목을 감고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어제 밤부터 부북면 주민 30여 명이 철야농성에 돌입했고, 상동명 여수마을 126번 송전탑 앞에도 주민 50여 명이 노숙농성을 이어갔다. 경찰이 농성장에 천막 및 음식물 반입을 원천 봉쇄하면서 약 2시간가량 격렬한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단장면 동화전마을 96번 송전탑 인근에서도 10여 명의 주민들이 노숙 농성을 이어갔으며, 단장면 바드리마을 89번 송전탑 앞에서는 주민 및 활동가 50여명이 밤을 지새웠다. 경찰이 이곳 농성장을 봉쇄하면서 바드리마을 주민들은 5시간가량 마을로 진입하지 못한 채 발이 묶였고, 이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장하나 민주당 의원과 김제남 정의당 의원도 어제 밤, 상동면 126번 송전탑 현장 및 단장면 89번 송전탑 공사 현장을 방문했다. 이들은 새벽 2시경까지 노숙농성을 하고 있는 주민과 현장을 지켰으며, 통행로를 열어 고립된 주민과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밀양 송전탑 공사 현장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환경단체와 주민, 종교계는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지영선 환경연합 대표와 조성제 신부, 김정회 동화전마을 주민 가족 등은 오늘 11시, 서울 삼성동 한전 본사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계삼 밀양송전탑 반대대책위 사무국장은 “여러 곳에서 공사가 시작됐다”며 “일부 어르신들은 공사 현장에 움막을 짓고 그 밑에 관 모양의 무덤을 파놓고 공사가 강행되면 여기서 생을 마감하겠다며 농성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70~80대 노인들이 많은데 너무 많은 병력이 투입됐고, 지금 농번기에 들어와 있어 이것들이 주민들을 더 자극하고 있는 상태”라며 “주민들의 정서는 공사 자체에 반대하고 정부의 보상안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주민이 훨씬 많다”고 전했다.

 

▲[출처= 참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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