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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밀양 송전탑 대치...80대 항의 주민 실신

이정은(울산저널)( icomn@icomn.net) 2013.05.20 15:02

▲송전탑 공사재개에 항의하던 80대 주민이 20일 오전 10시 쓰러졌다. [출처: 울산저널]

 

한국전력공사가 20일 오전 6시부터 경남 밀양지역 6곳에서 765kV 고압 송전탑 공사를 전격 재개하면서 반대 주민들과 격렬히 대치하고 있다.

 

공사 저지에 나선 주민 60여 명은 127~129번 송전탑이 설치될 예정지역인 경남 밀양시 부북면 위양리 평밭마을 농성장 주변 나무와 나무 사이를 밧줄로 연결해 공사 인력 진입을 막았다. 송전탑 공사장으로 향하는 산길에는 경운기, 트랙터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

 

반대 주민들은 나무가지에 자살용 목줄을 내건 채 저항하고 있다. [출처: 울산저널]

 

반대 주민들은 대부분 할머니들로 이들은 옷을 벗고 한전 공사인력과 동원된 경찰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오전 10시께 반대 주민 이금자 씨(83)가 항의 도중 쓰러지기도 했다. 주민들은 소똥과 인분 등 오물을 쌓아놓고 투척하기 위해 준비해왔다.

 

이남우 부북면 주민대책위원장은 “목숨을 걸고 온몸으로 싸울 준비를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반대 주민들은 한전이 공사를 강행하려고 진입하면 목을 매겠다며 농성장 주변 나무 4그루에 목줄을 설치했다.

 

날이 밝자 부산, 울산, 경남지역 시민단체와 종교단체 회원들도 송전탑 설치 예정지 주민 농성장에 도착해 대치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한전은 공사 중단 8개월 만인 이날 오전 6시부터 밀양시 부북, 단장, 상동, 산외 등 4개 면에 들어설 52기 송전탑 공사를 위해 모두 6곳에 장비와 인력을 긴급 투입했다.

 

85번 송전탑이 설치될 예정인 밀양시 단장면 고례리 공사 현장에는 한전 측 공사인력과 경찰이 주민들과 가까이에서 대치하고 있다.

 

하지만 공사 저지에 나선 반대 주민들이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격렬히 저항해 한전 시공업체 인력과 감리단 등은 공사 현장에서 주민들과 충돌을 피한 채 계속 대기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한전과 반대 주민들 간의 충돌에 대비해 7개 중대, 500여 명의 경력을 현장에 투입했다. 119구조대도 현장에 구급차 등을 배치했다.

 

앞서 한전은 지난 18일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의 시급성을 담은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주민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는 등 공사 강행을 예고했다.

 

한편 한전은 울산 울주군 신고리 원전에서 경남 창녕군 북경남 변전소에 이르는 90.5㎞ 구간에 765㎸ 송전탑 161기를 설치 중이다. 이 공사 구간 가운데 밀양시 4개 면에 세울 52기 송전탑만 주민의 반대로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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