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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농민회총연맹 전북도연맹 소속 농민들과 정읍지역 태풍피해 농민들이 6일 오전 10시 정읍시 이평면 만석보에서 나락 백수피해 재해인정과 철저한 조사, 실질적인 보상을 촉구하는 논 갈아엎기 투쟁을 벌였다.

 

 

이날 모인 농민들은 약 200여 명, 이들은 만석보에서 약식 집회를 마치고 만석보 옆 7272㎡(평방미터, 0,7ha, 2200평)의 논을 트랙터 7대로 약 30분 만에 갈아엎었다. 이들이 갈아엎은 논은 백수피해로 제대로 된 쌀을 수확하기 힘든 논이었다.

 

전농 전북도연맹은 “100년 만의 가뭄으로 논바닥이 쩍쩍 갈라지더니, 이번에는 태풍 ‘볼라벤’과 ‘덴빈’으로 나락이삭이 쓰러지고, 찢기고, 겉말라버려 들판은 쭉정이만 남았다”면서 “우루과이라운드, WTO 쌀 개방, 한·칠레와 한·미 FTA까지, 부딪치고 깨지면서 불끈 쥐고 투쟁하며 여기까지 왔는데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며 논 갈아엎기 투쟁의 이유를 밝혔다.

 

이어 “허울뿐인 보상대책이 아닌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통한 실질적 피해보상이 이루어지고 농작물 재해보상법 제정으로 농민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라”면서 “이를 통해 농업문제를 국가가 책임지고, 온 국민이 이해당사자로서 사회공동체적인 해법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서 이평면에서 농사를 짓는 신용규씨는 “자연재해는 마음이 아프지만 하늘의 이치라 거스를 수 없는 일이다”면서 “그러나 재해를 맞은 농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은 지자체와 국가의 뜻으로 가능하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태풍피해를 입은 농민들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이어 “정부는 재해보험 가입을 유도하면서 피해농민들의 처지를 외면하려 한다”면서 “민간보험으로 농민들의 피해를 보상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는 일이다. 정부가 나서서 해야하는 일은 민간에게 떠넘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읍시 여성농민회 소속 권명순 씨도 “올해는 정말 풍년을 기대했다, 그러나 남은 것은 쭉정이뿐이다”면서 “우리 농민들이 몇 년의 아스팔트 농사(농민들의 집회 및 저항)를 지어야 농민들이 웃을 수 있나”고 현 상황에 대한 분노를 표현했다.

 

이어 “수차례 아스팔트 농사를 해도 농림수산식품부는 농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기 바빴다”면서 “농업은 국가산업의 근간이다. 이마저 무너지면 정말 이 사회는 희망이 없다”고 소리 높였다.

 

정부는 재해보험 가입하라는데, 소농은 가입조차 안돼

재해보험 보상액, 피해액의 6%에 그쳐...미국은 54%

 

이효신 전농 도연맹 사무국장은 농작물 재해보험에 문제점에 대해 강하게 지적했다. 이 사무국장은 “전북지역 벼농사를 짓는 농민들의 재해보험 가입률은 14%에 불과하다”면서 “이는 4000㎡이하의 농사를 짓는 소농들은 가입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재해보험이 농민들의 피해를 보상하기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농작물 재해보험도 결국 민간이 하기에 이윤이 남아야 하는 것이다”며 민간보험을 통해 농민들의 피해를 보상하려는 정부의 정책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국립기상연구소 김백조 정책연구과장이 6일 한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우리나라는 기상재해로 발생한 피해액 7,942억 원 중에서 날씨관련 보험(풍수해보험, 농작물 재해보험, 날씨보험)으로 지급된 보상액은 478억 원으로 6% 수준에 그쳤다.

 

반면, 미국은 2011년 피해액 627억 달러(약 75.2조 원) 중에서 339억 달러(약 40.7조 원)로 5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작물 피해 보상이 정부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농민들의 재해 피해는 고스란히 농민들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는 형편이다.

 

 

한편, 농민들은 집회를 마치고 바로 만석보 앞 논으로 이동하여 약 30분 간 진행된 논 갈아엎기 투쟁을 하는 가운데, 정읍시 김영길 부시장이 현장을 방문해 농민들과 짧은 대화를 가졌다.

 

김영길 부시장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찾았을 당시, 백수현상이 난 지역에서 피해상황 보고를 했다”면서 “농민들에게 직접 혜택이 없다는 지적을 받는 보험에 대해서는 같이 고민하면서 개선대안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농작물 피해보상 문제에 대해서 김 부시장은 “농산부 차원에서 1단계 지원 방안이 나온 것 같다”며 “공공비축수매 시 잠정등급 설정하여 수매하는 등의 대책들을 적극적으로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전농 도연맹은 6일 오전 정읍시 이평면에서 진행한 논 갈아엎기 투쟁을 7일 김제에서도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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