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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고속을 비롯한 시내버스 5개사가 민주노총과 교섭중단을 선언한 지 23일이 지난 4월 23일 늦은 11시경 민주버스본부 호남고속분회 소속 조합원 B(52)씨가 분신을 기도해 충격을 주고 있다. 그리고 경찰은 조합원 B씨를 방화예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확산될 전망이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23일 늦은 11시 20분경 호남고속 조합원 B씨는 회사사무실에 들어가 자기 몸에 시너를 뿌리고 “죽고 싶다”고 말하며 분신을 기도했다. 다행히 몸에 불은 붙지 않아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그러나 죽고 싶다는 심정을 밝힐 정도로 현재 정신적 충격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전북본부와 호남고속분회 관계자들은 “평소 쾌활하고 묵묵히 집회에 참가하는 등 성실한 조합원이었다”며 “최근 호남고속 김택수 사장이 민주노총과 교섭을 중단하고, 현장에서는 조합원들에게 협박과 회유가 계속되는 등 버스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울분이 쌓였던 것 같다”고 버스노동자 B씨를 설명했다.

 

버스노동자 B씨는 현재 덕진경찰서에 수감 중이며 오전에 조사를 마쳤다. 경찰은 B씨를 현주건조물방화예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전북본부 한 관계자는 “호남고속의 노조탄압으로 죽고자 한 사람을 방화예비범으로 구속한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냐”며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버스노동자를 안정시키는 조치가 필요한데 이 부분을 경찰에서는 고민하지 않고 버스노동자 탄압의 빌미로 쓰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다”고 속내를 전했다.

 

한편, 24일 오전에는 가족과 조합원들이 B씨를 면회하고자 했으나 B씨가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조합원은 “B씨가 면회실에서 부인을 보자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유치장으로 들어가버렸다”고 오전 면회 상황을 전했다.

 

민주버스본부 김종백 사무국장은 “오전에 부인을 만났다”며 “현재 부인도 식당에 일을 나가는 등 가정경제가 힘든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B씨가 회사의 직장폐쇄로 일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자 종종 경제적 문제로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B씨가 가족에게 미안함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버스노동자로서 노동권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도 강해 심적으로 고통이 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호남고속 버스노동자 분신기도 사태의 원인을 “호남고속의 악랄한 부당노동행위”로 보고 “김택수 사장의 구속”을 촉구하는 성명을 24일 오후에 발표했다.

 

전북본부는 “지난 2011년 4월 성실교섭을 약속하고 1차 버스투쟁이 정리된 이후 11개월 동안 버스사업주들의 교섭해태를 조정하고 직장폐쇄와 교섭중단으로 2차 버스투쟁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이 김택수 호남고속 사장”이라고 전하며 “교섭해태 부당노동행위의 주범, 김택수 사장을 즉각 구속 처벌하라”고 주장했다.

 

또한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노동자의 분노와 죽음의 판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버스 사측은 부당노동행위를 중단하고, 전주시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버스중단사태 해결을 위해 버스 사측의 책임을 물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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