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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경제 희망버스, ”굴뚝 위 차광호와 함께 싸우자”

전국 900여 명 희망버스타고 ”힘내라 차광호”

박중엽(뉴스민)( nahollow@newsmin.co.kr) 2014.08.26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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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농성이 길어지며 동지들이 걱정한다. 그 안타까운 마음을 알지만 어용노조와 자본에 맞선 투쟁을 자랑스럽게 생각해 달라. 청춘의 모든 것이 담긴 공장이다. 고민 끝에 굴뚝에 올랐다. 올라올 때 너무 무서웠다. 오르지 않으면 안 됐다. 꿈에서도 굴뚝에 떨어지는 꿈을 꾼다. 장모 아프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아무 것도 못했고, 어머니 생신도 굴뚝에서 보냈다. 마음 찢어진다. 하지만 희망버스가 와서 단결하니 못할 것이 없다. 민주노조가 산다면 내가 굴뚝이 되겠다” (차광호, 스타케미칼 해고자)

한 노동자가 굴뚝에 오른 지 89일, 전국에서 한 노동자를 위해 굴뚝아래 모였다. 굴뚝아래 모인 이들은 굴뚝 위의 한 노동자가 쓰러지면 굴뚝 밑의 모든 노동자가 절망할 거라고 한다.

차광호는 20년 전, 지금의 스타케미칼(모회사 스타플렉스) 인수 이전의 한국합섬에서 일을 시작했다. 스타케미칼 인수 당시 5년간의 질긴 투쟁으로 고용승계를 이뤘다. 하지만 스타케미칼은 인수 후 정규직 노동자를 줄이고 비정규직을 늘리려고 했다. 1년 8개월 만에 공장이 멈췄다. 사측은 분할매각을 시도했고 노조는 앞장서서 권고사직을 종용했다. 결국 139명이 회사를 떠났고, 이제 차광호를 포함한 해고자 11명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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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할매각 저지 ▲공장 가동 ▲민주노조 사수 ▲먹튀자본 응징을 요구하며 45m 굴뚝에 오른 차광호와 함께 하기 위해 23일 오후 2시 30분, 전국 각지에서 희망버스를 타고 900여 명이 구미역에 모였다. 이들은 ‘“내가 차광호다” 희망버스 결의마당’을 진행하고 저녁 6시 30분 칠곡군 석적읍 중리 443-1번지 스타케미칼 공장 굴뚝 아래서 희망버스 문화제를 개최했다.

이호동 전국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위원장은 “급박한 정세와 여러 이견을 뛰어넘어 저항과 연대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10명의 해고자와 차광호가 현장에 나가서 일 하기 위한 사회적 연대위해 희망버스를 주선했다”며 “16개 광역시도에서 왔다. 스타케미칼 투쟁이 패배하면 한국노동운동과 계급은 절망할 거다. 고립되지 않도록 반드시 승리하자”고 말했다.

김성훈 금속노조 구미지부 KEC지회장은 “스타케미칼에서는 노조가 나서서 사직을 종용하고 금속노조 구미지부는 해복투 동지들을 징계했다. 징계위원임에도 징계 사실도 몰랐다”며 “KEC지회는 회사의 노조파괴에 맞서 싸우며 더욱 단단해졌다. 이제 스타케미칼 해복투와 연대하며 더욱 강하게 자본과 맞설 것”이라고 지지를 표했다.

희망버스 문화제에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몸이 굉장히 힘들었는데 차광호를 살려야겠다는 생각에 왔다. 와보니 잘 왔다. 노동자에게 공장은 일하는 터밭이다. 생산의 씨앗, 뿌리내리게 해서 모든 걸 풍요롭게 하는 것”이라며 “노동자의 터밭은 노동자가 합의하기 전엔 팔 수가 없다. 일터는 상품이 아니다. 공장은 일하는 사람의 터밭이라는 가치관을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광호 씨의 부인 이현실 씨는 “공장에 오르고 3개월 동안, 저녁마다 전화가 와서는 내 걱정을 먼저 해준다. 결혼 할 때에도 남편은 파업 중이었다. 굴뚝에 오를 때도 얘기도 안하고 올라갔다”며 “하지만 부끄럽지 않은 노동활동을 해달라고 했다. 겨울 오기 전에 다시 만난다면 좋겟다. 힘을 실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현재 스타케미칼은 공장 가동을 멈췄으며 직원 수 명과 시설물보호요청을 받은경찰 40여명이 상주하고 있다. 스타케미칼은 2013년 1월 공장가동을 중지했다. 해복투는 사측이 스타케미칼 인근에서 동일 품목을 생산하는 TK케미칼에 공장의 핵심 설비 분할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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