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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경제 "진기승 열사 정신 계승 투쟁, 전국으로 확대한다"

신성여객 승무거부에서부터 전국대책위로 조직 개편, "고인의 명예회복 없이는 장례 못한다"

문주현( jbchamsori@gmail.com) 2014.06.03 15:44

신성여객 사측의 부당해고와 거짓회유에 괴로워하다 “다음 생에는 버스 기사가 대우받는 곳에서 태어나겠다”는 유언을 남기고 4월 30일 밤, 노동절을 약 30분 앞두고 자결을 시도한 진기승 노동자가 2일 밤 9시 5분경 숨을 거둔 가운데, 민주노총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가 총력 열사 투쟁을 예고했다. 

유족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노조는 현재 고 진기승 노동자의 빈소를 전주시 송천동 대송장례식장에 마련했지만, 고인의 명예회복이 없이는 발인 등 일체의 장례 일정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내부 방침을 세웠다. 

민주노총 전북본부 한 관계자는 “사측은 진기승 열사에게 행한 각종 만행에 대해 일말의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사측의 진정한 사과와 대책 마련, 진 열사의 유언이 실현되지 않는다면 투쟁은 거칠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7가지 요구조건을 지난 달 중순 마련하고 사측과 전주시에 제시한 바 있다. 요구조건은 △살인적인 노동탄압 사업주 처벌 △부실경영 신성여객 사업권 환수 △버스현장 관리감독 강화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 △버스현장의 모든 징계 철회 및 해고자 전원 복직 △진정성 있는 사과 △진기승 열사에 대한 명예회복과 피해 보장 △중간관리자 3인 퇴출 등이 있다. 

현재까지 이 요구조건을 두고 신성여객과 대화는 한 차례도 진행되지 못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 관계자는 "사측이 모든 대화를 거부하고 책임을 피하고 있는 상황이다"면서 "진기승 열사를 이런 상황에서 보낼 수 없다는 것이 노동자들의 분위기"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북지역버스지부 신성여객지회는 3일 새벽 5시부터 즉각적인 승무거부 투쟁에 들어갔다. 이날 승무거부 투쟁으로 신성여객은 보유하고 있는 버스 95대 모두가 출차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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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신성여객지회는 비가 내리는 3일 새벽 승무거부 투쟁을 진행했다. <사진 제공 - 민주노총>

민주노총은 새벽 7시부터 2차례 회의를 통해 3일 오후 4시부터 4일 오전까지 철야 투쟁을 전주시 팔복동 신성여객 사옥 앞에서 가질 계획이다. 

한편, ‘진기승 동지 쾌유 기원과 노동탄압 분쇄 전북지역시민사회단체 대책위’는 3일 오후부터 ‘진기승 열사 정신 계승과 노동탄압 분쇄 전국시민사회단체 대책위’로 조직을 확대 개편한다. 대책위 관계자는 “진기승 열사의 죽음은 지역을 넘어 한국사회에서 이미 드러난 전형적인 노동탄압”이라면서 “전국적으로 진기승 열사의 죽음에 분노하는 시민사회의 역량을 모아 투쟁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전주시청 앞 농성장에 시민분향소를 설치하고 시민들과 노동자의 죽음을 함께 아파하며 분노를 결집하는 여러 계획을 준비할 예정이다. 다음 주부터는 매일 저녁 전주 도심 촛불대행진과 선전전도 진행된다. 

이 대책위 관계자는 “4일이면 새로운 전주시장이 등장한다”면서 “새로운 전주시장은 전주시내버스 노동탄압 문제와 진기승 열사의 명예회복 문제를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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