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뉴스

노동/경제 "동료애 말고는 도움을 주지 못한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인터뷰] "진기승을 살려내라", 노동탄압 분쇄 투쟁하는 신성여객지회 송기완 지회장

문주현( jbchamsori@gmail.com) 2014.05.23 14:59

민주노총 전주시내버스 노조는 4월 한 달간 2명의 노동자를 잃었다. 4월 16일, 김부관 노동자가 심근경색으로 노조 사무실에서 사망했다. 4월 30일에는 부당해고와 회사의 거짓 회유에 괴로워하던 진기승 노동자가 자결을 시도하고 현재까지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 

2명의 노동자는 모두 신성여객 소속이다. 민주노총 신성여객지회 송기완 지회장은 진기승 노동자가 자결을 결심한 지난 30일 밤부터 현재까지 노조 사무실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조합원들도 마찬가지다. 

사진IMG_5198.JPG
전주시내버스노동자들은 14일간의 승무거부 투쟁을 잠시 정리하고 새로운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민주노총 신성여객지회 조합원들은 5월 6일부터 19일까지 14일간 승무거부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 기간 임금을 받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것. 각자 어려운 형편이지만, 노동자들은 회사의 탄압에 동료가 자결을 했다는 사실에 운전대를 잡기 어려웠다. 

참소리는 승무거부 투쟁을 잠시 정리하고 제2의 투쟁을 준비하고 있는 신성여객지회 송기완 지회장을 만나 심경을 들어봤다. 

Q. 20일 이상 투쟁을 벌이고 있는 것 같다.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있나?

송기완 지회장 : 하루 3~4시간 정도 자는 것 같다. 승무 거부 당시에는 새벽 5시에 회사 사옥 앞에서 승무거부 동참을 호소했고, 밤 12시가 되어서 버스들이 들어오면 잠을 청할 수 있었다. 중간에 삼보일배와 집회까지 몸이 피곤한 일정을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동지들도 피곤한 것은 마찬가지다. 다들 생활고도 있고, 믿고 따를 수 있는 지도부가 필요하다. 어떤 희생이 있더라도 그 믿음에 보답하고 싶다. 

Q. 진기승 노동자가 현재까지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 어떤 마음이 드나?

진기승 동지를 생각하면 너무 가슴이 아프다. 예전에 같이 술을 마시면 너무 신경 쓰지 말고 법원에서 반드시 이길 것이라는 말을 많이 해줬다. 달리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동료애 말고는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지 못했던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사진IMG_6075.JPG
최근 한 달간 2명의 노동자를 잃은 민주노총 전주시내버스 신성여객지회를 이끌고 있는 송기완 지회장

Q. 진기승 노동자 부당해고 판정에 대해 회사가 항소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진기승 노동자는 중간관리자와 회사의 회유와 농락으로 힘들어하다 자살을 기도했다. 아직 병상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는데 사과와 반성 없이 행정법원의 판결에 항소를 했다는 것은 비인간적이라고 생각한다. 법적대응을 하겠다는 것은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인데 노조 입장에서는 개탄스럽다. 회사가 이렇게 자기 식구라고 볼 수 있는 종사원을 무시하고 짓밟을 수 있나? 

Q. 신성여객지회 소속 노동자 2명이 세상을 등지려 했다. 노조 투쟁에 큰 변화가 있을 것 같다.

지난 4년(2010년 12월 8일 파업 시작) 동안 여러 요구를 가지고 투쟁했다. 처음에는 노조 인정을 요구했고, 임·단협 체결을 요구했다. 여기에는 당연히 근로조건 개선 요구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를 인정하라는 요구를 하다 보니 노동탄압에 대한 문제에는 소홀했던 것 같다. 앞으로는 노동탄압 문제와 재발방지 대책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할 예정이다. 노동탄압을 하는 사측에 대해서는 우리의 힘을 보여줄 생각이다. 그래서 지금은 노동탄압 없는 현장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Q. 최근 사측 관리자들과 몇 차례 충돌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사측 관리자들의 추태라고 말하고 싶다. 언론에 다 말할 수는 없지만 한심한 일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신성여객 회장의 언행도 문제다. 책임져야 하는 사람들이 너무 무책임하다. 진기승 동지가 자살을 결심하게 된 배경에 있는 사측관리자의 회유가 있는데, 그 당사자가 라디오프로그램 출연하여 “해고는 살인이라고 말하는데, 죽지 않았다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들었다”라든지 ”해고는 살인이라고 말하면서 중간관리자를 해고하라는 억지요구를 한다“는 식의 궤변을 쏟아냈다. 책임의식이 전혀 없다.

사진IMG_6025.JPG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전주시내버스 문제에 전주시가 적극 개입할 것을 요구하며 매일 오후 삼보일배를 진행하고 있다.

Q. 현재 전주시에도 책임을 묻고 있다. 이유는 무엇인가?

전주시는 시내버스회사들에 법에 따라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노동조건 등도 당연히 근로감독을 해야 한다. 행정기관이라면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우리 회사 노동자가 목숨을 버리려는 시도를 했고, 시내버스회사들마다 노동탄압이 극심하다. 행정지도를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 전주시가 등한시한 책임이 있다고 본다. 전주시내버스 문제 장기화에는 전주시만 아니라 노동부, 정치권도 모두 책임이 있다. 다들 너무 무기력하게 회사에 대응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참소리 주 – 신성여객지회는 승무거부 투쟁을 잠시 정리했지만, 민주노총의 버스 투쟁을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민주노총 총연맹은 24일 오후 2시 전국노동자대회를 전주시청 앞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국노동자대회는 2011년 초 1차 버스파업 당시 한 차례 열린 후, 처음으로 전주시에서 열린다. 그만큼 민주노총도 전주시내버스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