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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노동/경제 전주시내버스 회사들 잇단 부적절한 행동

애도 성명 발표한 도지사 후보 사무실 항의 방문에 "누가 죽으라 했냐"는 막말까지

문주현( jbchamsori@gmail.com) 2014.05.07 19:41

노동절(5월 1일)을 하루 앞둔 30일 ‘노동탄압 중단’과 ‘버스회사들의 만행’에 분노하며 신성여객 사옥에서 목을 맨 버스해고자 진00 조합원의 의식이 현재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다. 

버스노동자들의 분노는 점점 커지고 있다. 신성여객 버스기사들은 5월 6일부터 승무거부에 들어갔고, 매일 아침마다 다른 노조 조합원들의 동참을 호소하면서 회사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주시내버스회사들의 잇단 부적절한 행동들이 포착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회사 관계자들, 진00 조합원 애도성명 발표한 도지사 후보자 선거사무실 기습 항의방문

7일 오후 3시경에는 자신들을 ‘전라북도 19개 버스업체 종사자 및 구성원 일동’으로 소개한 약 20여 명의 무리들이 유성엽 전라북도지사 예비후보 사무실을 기습 방문하여 고성이 오가는 등 소란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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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중순 새정치민주연합 전북도지사 유성엽 예비후보가 민주노총 버스노동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사진 출처 및 설명 - 유성엽 예비후보 페이스북> 전북지역 19개 버스업체 관계자들은 7일 오후 3시경 유 예비후보 전주 사무실에 기습 방문했다. 유 예비후보가 지난 2일 진00 조합원에 대한 애도성명을 발표했는데, 사업주들을 '탐욕' 등으로 표현했다는 이유였다.

유 예비후보 사무실 관계자는 “이들은 5월 2일자 한 신문의 기사와 우리가 배포한 보도자료를 가지고 와서는 ‘토호 사업주’, ‘탐욕’이라는 표현을 한 것을 두고 고성 섞인 항의를 했다”면서 “약 1시간 가량 고성이 오갔다”고 설명했다. 

유 예비후보 측에서 공식 답변 등을 위해 연락처를 요구했지만, 이들은 “알아서 찾아라”는 말을 던지고 현장을 떠났다. 유 예비후보 사무실 관계자는 이날 분위기를 “사실상 화풀이를 하고 갔다”고 표현했다. 당시 현장에는 유 예비후보가 자리에 없어 이들과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버스회사 관계자들이 항의를 표시한 보도자료는 5월 2일 작성된 것으로 4월 30일 신성여객과 노동탄압에 항거하며 자결을 시도한 진00 조합원에 대한 애도 성명이었다. 

당시 유 예비후보는 “민주노총 신성여객지회 진00 노조원이 건강한 모습으로 버스 핸들을 잡을 수 있기를 기원한다”면서 장기간 버스파업, 버스노동자들의 노동조건 열악 등이 지역 토호화한 기업주의 탐욕과 이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한 무능한 행정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어 유 예비후보는 “버스공영제로 교통서비스의 질과 운수노동자의 근무여건을 개선할 수 있다”면서 “버스공영제가 답”이라면서 자신이 준비한 대중교통 정책을 설명했다. 

유 예비후보 선거 사무실 관계자는 “당시 보도자료는 노조원의 자결 시도의 근본적인 원인을 짚고 공영제로 해결해야 한다는 뜻으로 작성한 것”이라면서 “버스사업주들에게 공적 영역을 맡기고 세금만 나가는 것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봤고, 공영제는 이런 사태에 대한 재발방지에 대한 약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전북지역 버스관계자들의 항의 방문은 세월호 참사, 버스노조원의 자살 사건도 있고 노조원들이 항의 시위를 하는 마당에서 너무 성급하고 적절치 못한 것이었다”면서 “탐욕과 토호라는 표현에 대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에 앞서 노사문제를 해결하고 오는 것이 적절한 것 아니겠나. 버스문제의 심각성을 다시 확인했다”고 평했다. 

유 예비후보 측은 전북지역 버스업계 관계자들이 요구한 정정보도 요구는 거부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버스업주, “누가 죽으라고 했냐”

지난 5월 2일에는 진00 조합원의 회사 업주가 부적절한 언행을 하여 동료 기사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신성여객지회에 따르면 2일 신성여객 회장 한모씨가 사건 발생 2일 후에 회사에 등장하면서 사옥 로비에서 소란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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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소속 전북지역 버스노동자들은 6일부터 아침에 신성여객사옥에서 무릎을 꿇고 진00 조합원의 자결 시도는 우리들의 책임이라며 사죄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진00 조합원이 분노했던 버스회사 관계자들은 부적절한 언행으로 공분을 사고 있다.

신성여객지회 조합원들과 버스노동자들은 한모씨에게 “진00 조합원을 살려내라”면서 격한 감정을 쏟아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노동자는 길을 막아서기도 했지만, 이내 길은 열렸다. 그러나 한모씨는 로비를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당시 현장에 있던 버스노동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누가 죽으라고 했냐. 내가 죽인 것은 아니잖냐”는 말을 내뱉었다

현장에서 이 말을 들었던 노조 간부는 “사업주가 돼서 직원이 생사를 오가고 있는데, 그런 말을 하니까 한심했다”면서 “너무 화가 났다. 심지어 사업주에게 그 말을 듣고 거칠게 항의하는 조합원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 간부는 “이 말이 퍼지면서 사업주에 대한 투쟁 결집력이 더욱 높아졌다”고 말하면서 “버스사업주의 진정한 사과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시 현장에 있던 회사 관리자는 “노코멘트”라고 답변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 관계자는 “한모씨의 발언은 세월호 참사를 당한 희생자들에게 누가 세월호를 타라고 했냐고 말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면서 “진00 조합원이 자결을 시도하기 직전 남긴 글에서도 회사 관리자의 회유와 협박 등 개입의 정황이 드러났다. 진00 조합원을 두 번 죽이는 행동”이라고 한모씨의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뜻을 밝혔다.

"민주노총 총연맹 차원에서 투쟁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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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전국에서 온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 노동자들이 전주시청 앞에서 버스행정의 무능을 규탄하고 버스사업주들의 사과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앞으로 이런 집회를 계속 배치한다는 것이 민주노총의 계획이다.  

이처럼 버스회사들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한 논란이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 버스노동자들의 분노는 점점 결집되고 있는 양상이다. 7일 오후에는 ‘진00 동지 쾌유기원 및 노동탄압분쇄 결의대회’가 전주시청 앞에서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전국 공공운수노조 소속 노조원들이 대거 결합하여 약 800여 명이 모였다. 또한 8일부터는 매일 오후 전주시내 삼보일배 투쟁도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벌일 방침으로 전해지고 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 김연탁 교선국장은 “버스회사가 근본적인 문제해결과 노조와의 대화는 등한시하고 부적절한 언행들을 쏟아내고 있는데, 민주노총 총연맹 차원에서 심각하게 투쟁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진00 조합원의 자결 시도는 한 노동자의 문제를 넘어서 박근혜 정부를 비롯한 이 사회 자본과 권력의 노동탄압에 대한 노동자의 분노를 보여준 것”이라며 수위 높은 투쟁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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